네? 동양사회가 조화롭다고요?

by 에브리데이미

흔히 동양사회는 ‘조화’를 중요시한다고 한다. 그러나 동양에 사는 우리는 알고 있다. 여기서의 ‘조화’란 서로를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개인의 권리를 인정하는 평화로운 공존이 아님을. 누군가가 침묵하고 참아내는 대가로 유지되는, 불합리한 연대임을 말이다.


나는 우리를 가리켜 조화롭다고 말할 때마다 그게 아닌데 싶다. 해보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주위 눈치 보느라 못했던 일, 말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말대꾸한다고 할까 봐 꾹 참고 눌렀던 일, ‘원래 그런 거니까’하고 넘어갔던 일이 쌓이고 쌓인 게 조화라고 믿고 싶지 않아서다.


오리엔탈리즘이 주입한 관념 때문에 동양 사회는 마치 부처상의 입가에 걸린 온화한 이미지처럼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굴러가는 듯 보이지만 실은 유교와 힌두교 등 인위적인 사상이 만들어 놓은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조화의 뜻을 사전에서 살펴보면 ‘만물을 창조하고 기르는 대자연의 이치. 또는 그런 이치에 따라 만들어진 우주 만물’이라고 한다.


창조, 대자연, 우주


하나같이 추상적이고 거대한 단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될 수 있는 말이다. 이 말들을 주워다가 통치자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낸 게 유교 관념으로 대자연에게 맡겨야 할 일을 정치가와 철학가를 비롯한 소수의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자체가 이미 ‘조화’라는 개념과 어긋난다.


문제는 너무 오래 그런 식으로 살다 보니 익숙해져서 자연스럽게 여겨질 뿐, 정답은 아닌데 정답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연스럽다는 게 뭘까?


때 되면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것? 때 되면 취직해서 돈을 버는 것? 때 되면 아이를 낳고 둘째도 낳는 것? 제각기 다른 사람들의 성향과 취향, 가정환경과 인생사를 무시하고, 일정한 나이와 공식을 정해주는 게 자연스러운 이치일까?


‘조화로운 공동체’라는 타이틀은 개인에게는 때때로 버거운 압박이 된다. 나란 존재 하나가 물을 흐릴까 싶어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 조화로운 세상의 오점과도 같은 ‘부조화’로 남느니 조용히 사라지는 쪽을 택하는지도 모르겠다.


우주보다 소중한 게 내 목숨인데. 지구의 조그마한 땅덩어리에 불과한 지역에서 어긋났다는 이유로 목숨을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꽤 많아 자살률이 지구에서 일등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게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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