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1월의 라이프스타일 결산

퇴근길 대중교통 레이브, 롱샷 外

by 자두 스프링클씨
브금 드립니다


간만의 출근

1월 한 달간 한 회사에 9to6 단기 알바로 출근했다. 오랜만에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일을 하며 맑은 정신으로 활력 넘치는 일상을 보냈다.


내가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다는 자기효능감과 경제적 안정감을 마음껏 느끼며 극도로 몰입하고 짧지 않은 출퇴근길에도 후련한 마음뿐이었던 한 달이었다.


나에게 필요했던 건 정말 단순한 거였구나



안경

모자부터 목도리, 장갑, 신발 등 룩에 포인트를 더해 주는 패션 잡화는 모아도 모아도 끝이 없다. 최근에는 출근하기 시작하면서 라식수술 이후 8년간 연이 없던 안경을 구매했다. 친하게 지내던 동료분께서 ‘누추한 회사에 예쁘게 하고 올 필요 뭐 있나요’ 라는 예술적인 명언 한 자락을 남기셨으나 한 달만 출근하는 것이기도 하고 매일 깔끔한 모습 보여서 나쁠 것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색이 초췌할 때를 대비해 구매한 것이 바로 아래 블루엘리펀트의 타원형 안경이다.

MIA - nude beige

미우미우가 발매한 모델의 유행을 시작으로 타원형 안경이 인기다. 성숙하고 레트로한 분위기를 더해 주는 게 특징이지만 내가 구매한 안경은 세로길이가 좀더 높아서인지 의도와는 반대로 좀 귀여워져 버린다. 조만간 좀더 슬림한 쉐입의 다른 모델들을 시착하러 가볼 생각이다.

회사에 쓰고 다녀 본 후기는 안경의 발랄함 뒤에 초췌하고 찌들어버린 표정을 숨겨버리려는 스스로의 절박함이 좀 웃겼다는 것..



어그

몰랐다

어그가 이렇게 모든 옷에 어울리는 줄..

학생 발내려

얼룩이 쉽게 생겨서 불편하고 자시고 그냥 방수스프레이 뿌리면 되고 어그는 빨리 사야 이득이다. 유행이 빨리 끝날 거라 생각해서 재작년에 대충 인터넷에서 저렴한 짭어그를 샀었는데 올 겨울 그것만 주구장창 신고 다녔다.


슬프게도 찐 어그를 사고 싶어진 시점부터 빈털터리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는 언젠간 여행길에 면세가로 사겠다 벼르다가 아직도 한 켤레 사지 못한 채로 두 번의 겨울을 버텨준 짭어그마저 떠나보냈다(플랫폼버전이었는데 그 두꺼운 밑창이 지진난 땅처럼 갈라졌다. 대체 발목에 얼마나 무리가 가는 신발이었던 걸까).

pinterest

다음 겨울엔 널 위한 통통한 지갑을 준비해 두겠노라..



전자음악과 대중교통 레이브

출퇴근 지하철을 견디기 힘드신가요?

나는 손잡이 부여잡고 겨우 버티는데 그런 맘도 모르고 느긋하게 휴대폰만 보고 있는 앞자리 죄 없는 시민에게 괜한 원한이 맺힌 적 있나요?

그런 분들께 대중교통 레이빙을 추천드립니다.


레이브Rave란 주로 전자음악과 함께 밤새 춤추며 즐기는 파티 혹은 그 문화를 뜻하는 말로, 쉽게 말해 헌팅 요소 없이 음악을 즐기는 데 집중하는 클러빙이라 보면 된다.

1월 한 달 내내 기분이 꽤 좋은 편이었기 때문에

자리 없이 서서 가는 퇴근길에도 무릎과 발목의 고통을 잊고 쾌적한 기분을 유지하고자 보일러룸 믹스셋을 꺼내 듣기 시작했다.

내가 있는 곳은 만원 지하철이 아니라 사람들로 가득찬 불금의 이태원 볼레로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음악에 몰입하다 보니 쿵쿵거리는 음악이 멀미도 뚫어버리고 눈 깜빡할 새 집에 도착해 있었느니라.

pinterest

자연스럽게 전자음악과 디제잉의 매력을 알게 되었는데 이것은 2월의 포스트에 더 기록해보도록 하겠다. 출퇴근에 고통받는 여러분께 대중교통 레이빙을 적극 추천합니다



롱샷

퇴근길이 레이빙이었다면 출근길은 내내 롱샷이었다.


좋은 음악을 가져다주는 아이돌은 많지만 음악을 정말 잘 하는 아이돌은 귀하다. 그런데.. 갈비탕처럼 씹고 뜯고 맛보고 사골로 푹푹 고아내도 모자란 데뷔앨범 Shot Callers와 함께 갓 데뷔한 롱샷이 1월 14일 나에게 찾아왔습니다(인스타 알고리즘에서 할렐루이야 발견하여 입덕).

데뷔 전에 발매한 믹스테잎도 있기 때문에 벌써 트랙이 10곡 이상 되는 데다가 힙합 외에도 다양한 장르들을 해 줘서 1월 14일 발매 이래로 지금까지도 계속 질린 적 없이 전곡 반복재생 중이다.


마지막으로 좋아했던 아이돌이 뉴진스였는데(물론 지금도 미친듯이 사랑합니다) 그들에게 느꼈던 주요 호감 포인트들이 롱샷에게 느끼는 바와 꽤 많이 겹친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팀에서 각자의 확실한 개성을 가진 멤버들이 장르의 색을 살린 음악을 한다는 점, 그리고 모든 멤버들이 세련된 음색을 가졌다는 점까지 이런 게 내 취향인가봐


출근할 때마다 내가 내리는 플랫폼 옆에 데뷔 프로모 전광판이 있어서 행복했다(몰래 사진도 찍음ㅋ).


제이팍대표님감사합니다


추천곡:

세련된 사운드를 원한다 - Moonwalkin', Backseat

아련함 한 스푼 더해 질리지 않는 비트와 멜로디 - Facetime, Never let go

귀여운 연하의 맛 못하면 케이팝 아이돌 아니다 - Thinking, My side, Next 2 U, 아닌 걸 알아 이제

신나는 힙합을 원한다 - Saucin, Are you ready

나는 힙합만 들으니 힙합으로 평가하겠다 - Trust Myself, 좋은 마음으로


솔직히 다 좋아서 못 골라요..



양배추 파스타

정말 빡세게 일하고 온 출근 첫날이었지만 퇴근 후 기절했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쓰러질 새도 없이 바로 부엌으로 가서 양배추 파스타를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

너무 쉽고 간단한데 이상할 정도로 맛있는 연늘님의 양배추 파스타 레시피. 12월부터 심심하면 해 먹는 고정 메뉴가 되었다.


- 양배추 파스타 레시피 ♬ -

파스타면을 올린다(정해진 것보다 1분 정도 덜 삶기)

해동을 위해 새우를 물에 담가 둔다

양배추를 대충 썰어 준비한다

기름에 마늘과 페퍼론치노를 볶는다

새우를 헹구고 볶던 팬에 넣어 굽는다

새우 대충 익으면 양배추도 마저 넣는다

굴소스 한숟갈을 팬의 빈 부분에 올려 약간 태우듯이 졸인다

쯔유 두숟갈을 팬에 넣고 재료들과 소스를 빠르게 섞는다

바로 파스타면과 면수 2국자 정도를 넣고 졸인다

다 졸아 크리미해지면 마요네즈를 원하는 만큼 넣는다

(나는 마요 싫어해서 완두콩 한알만큼 넣는데도 맛 차이가 큼)

계란후라이 원하시면 올리세요 전 반숙안먹어서 안 올림


이렇게 먹는 내내 행복해지는 파스타 완성!

(이거 쓰면서 또 먹고싶어져서 바로 해먹음)




행복하고 건강했던 1월의 기록을 드디어 마무리한다. 1월을 기점으로 꽉 막혀 있던 멘탈이 많이 환기된 것 같아 이를 터닝포인트 삼아 원동력을 얻으려 하고 있다


나도 잘 모르는 나를 알아가기 위해서 온갖 정보를 다 기록하고 있는 이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를 드리며.. 곧이어 2월의 두 가지 기록으로 돌아오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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