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10월의 콘텐츠 결산

성세천하, 행복 철학, 영어 팟캐스트, 박빼빼, 에겐테토론

by 자두 스프링클씨

유튜브 <선바 성세천하 스트리밍 영상>

선바의 영상들을 꽤 좋아한다. B급도 아닌 C급감성 병맛 컨텐츠에 대한 리액션이 내 웃음 코드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정상성의 범주에서 미묘하게 벗어나 킹받는 지점들을 귀신같이 캐치하는 게 특징이다.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성에 차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고 깔깔 웃어대는 그 흐름을 좋아한다(ex. 아이스크림가게 에서생긴일, 잼민일기).


그런 나에게 이 썸네일은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뿜어냈다..

https://youtu.be/swRqu5xYuAw?si=-VrmqNGktde2JcK0


선바가 양산형 C급게임을 한다?

7시간짜리 영상이었지만 어차피 순삭일 텐데 시간이 무슨 상관이랴 하며 일단 켜 봄

예상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고, 예상 밖으로는 단순한 양산형 C급 게임이 아님에 놀랐다.

그리고 이렇게 재밌게 본 건 나 뿐만이 아니었다. 게임 자체가 점점 바이럴되는 걸 보고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1. 반전의 반전 테토녀의 무아지경 매력에 빠져 (ft.소년공화국(모르면저리가))

해봤던 적이 없어 실제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보통 유튜브 광고로 접했던 이런 중국 궁중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젠더 감수성 결여된 느낌이 진하게 풍기곤 했다. 하지만 성세천하는 중국사에 유일무이한 여자 황제 측천무후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궁궐 속의 암투를 묘사한 게임이라 여성의 주도성이 진하게 드러난다.

이거 맛있어요. 드셔봐

궁 안에서는 모든 선택이 생사의 갈림길이다. 주인공인 무원조(측천무후)를 포함한 궁 내의 여성 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으려 한다. 믿을 사람 하나 없고, 성공을 향한 길 앞에서 로맨스 상대는 그저 이용하기 좋은 대상일 뿐이다. 궁궐에 들어온 여자들이 그냥 미모로 간택당하고 끝난 게 아니라 다들 엄청난 지략가이자 알파우먼에 지략가였음을 깨닫게 된다. 이런 부분을 제대로 조명하고 있어 많은 이들이 그 신선함에 매력을 느낀 게 아닐까 싶다.


2. 결말이 100개인 막장드라마

스토리형 시뮬레이션 게임답게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보통 이런 게임들은 공략을 찾아보고 하는 편인데, 솔직히 그렇게 하면 금방 질린다. 하지만 성세천하에서는 언제든지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마련되어 있는 다양한 (개막장) 스토리라인들을 모두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숏폼의 나라라 그런가 깨는 데 7시간 걸리는 게임도 숏폼처럼 도파민 터지게 만들어버림..


3. 수려한 얼굴들

중녀들이 진짜 아름다와요.. 무원조 역 황예 씨는 볼수록 어쩜 저렇게 청초하고 맑게 생겼는지.. 그런데 하는짓은 테토 그자체라(게임 깨려면 어쩔 수 없이 테토max루트로 가야 함 안 그럼 계화탕 먹고 죽게 되세요) 더 매력있어. 당태종 찍어누르는 카리스마로 궁중 실세 연기를 제대로 해낸 위귀비는 나보다 어림. 중티 오지는 개화려한 비주얼의 향연에 개인의 취향과는 상관없이 빠져들게 된다.


여자만 그렇냐? 분량은 적지만 남자 배우들 또한 아름답다.


직접 게임하면서 라방을 하기도 하니까 한번 들러보세요

https://youtu.be/v4WPpeGKP8I?si=jPOWzS-zsGCDomY4


암튼 주변에 이 게임을 실제로 샀다는 친구도 있고.. 계화탕 이미지가 트위터에서 밈으로도 쓰이더라고요? 골반통신이 한창 전국을 휩쓸고 있을 때(그렇게 생각하니까 1인 미디어로 전국을 휩쓸어버리신 퐁귀씨 진짜 대단하세요…) 성세천하는 자기만의 영역에서 소소하게 화제가 된 것 같슨.


왜? 재밌으니까.

남들 넷플 시리즈 볼때 나는 선바 성세천하 본다!!!!

다음.



유튜브 <벌거벗은 세계사 - 측천무후 편>

https://youtu.be/3R2mMkb-QTU?si=Ag8MKHYuBPIjWPOi

성세천하를 보고 나니 측천무후의 스토리가 궁금해져서 틀어놓고 방 청소했다.

일대기를 쭉 듣는데 입이 자꾸 떡떡 벌어짐. 저 시절에 여자가 진짜 저렇게까지 했다고? 진짜 호걸이 따로 없더라고요. 도덕성이 좀 결여된 느낌이 없진 않지만


아무래도 그것이 월챔 마인드니까..


그리고 무원조가 남자였다면 저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3대 악녀’라는 프레임이 붙었다던데 저것보다 더한 악행을 저지른 남성들이 역사에 많이 기록되어 있지 않나요..? 그래서 저 악녀 프레임은 요즘 중국 안에서도 논란거리라고 한다.


여기서 깨달은 점. 내 잠재력의 크기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만큼이다. 따라서 성장에 대한 욕구가 있다면 우물 바깥으로 나가서 생각의 넓이를 키우는 게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저 시절에 ‘여자 황제’라는 개념 자체를 어떻게 생각해낼 수가 있었을까? 아무리 무원조라 해도 궁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황제라는 자리까지 오르지는 못했을 거다. 성세천하에서도 무원조는 죽지만 않으면 궁 안이든 밖이든 성공한 삶을 사는 사람이다. 하지만 황제가 되는 결말은 단 하나뿐.


측천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영상이 꽤 재밌을 것이다. 주제의식에서 다소 벗어난 듯한 일부 패널들의 반응 때문에 맥락이 좀 끊기기도 하는데 교수님들이 설명을 참 잘 하시니까 들어 보시길!



유튜브 <철학을 보다 EP.8 - 행복에 관한 논의>

https://youtu.be/BJXfSdL4-Ac?si=W5nFdNSDtbk811mX

행복이라는 개념에 대해 학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논의, 그리고 행복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들을 접할 수 있는 영상인데 내용이 어렵지 않게 잘 와닿는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겐 행복이 궁극적 목적이다. … 인간이 활동하는 모든 활동이 행복하기 위해서고, 행복을 수단으로 다른 걸 이루는 게 아니다. 그 절대적인 최고의 가치, 그거를 아리스토텔레스가 행복에 두는 순간 인류가 굉장히 힘들어졌다. 그 행복에 집착하게 됐다.”
“일종의 즐거움, 긍정적 감정, 쾌감, 기쁨 이런 것들이 다 행복의 되게 중요한 요소인데, 너무 철학적으로 세팅을 의미 있는 삶이라고 규정해 놓고 우리를 마치 생물학적 존재로서 혹은 동물적 존재로서 인간의 어떤 모습, 인간의 중요한 측면들을 소외시키고 있다”
“동아시아의 행복관을 따르면 아리스토텔레스와 결이 많이 다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어떻게 보면 노력을 통해서 도달할 수 있는 정신적 경지, 뭐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수양과 관련이 있고. 그런데 동아시아에서의 행복 개념은 행이나 복이라고 하는 글자들은 전부 우연에 의해서 비롯되는 거예요.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우연에, 그야말로 행운에 가까운 거죠.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거죠. 행복은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현대 철학자 중에는 파스칼 브뤼크네르 같은 프랑스 철학자들도 아리스토텔레스를 맹렬하게 비판하고, 행복이 오히려 형벌이 되어버렸다는 거죠. …너무 오늘날 우리 사회가 행복에 대해서 과잉 집착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불행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유튜브 <취미는 과학 - 사랑은 선택이다?! 과학이 밝힌 짝짓기의 비밀>

https://www.youtube.com/watch?v=LN1hr80NyX4&t=1173s

요즘 사랑하는 관계 안에서의 권력구조와 가치교환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는데, 사람들마다 상황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나름 보편성이 있는 게 바로 과학계의 의견이 아닐까 싶어 시청하게 되었다.


자연에서의 암수 관계와 인간사회에서의 남녀 관계의 차이 부분이 인상 깊어 요약해 보았다.


수컷 공작새나 장끼(수컷 꿩)처럼 자연에서는 화려한 개체는 무조건 수컷이다. 효과적인 구애와 번식을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손을 잉태할 수 있는 능력은 암컷에게만 있고 수컷이 암컷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본능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번식에 실패하게 된다. 자연 선택설에 따르면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도록 보호색을 띠어야 하지만, 포식자에게 들킨다는 무시무시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컷은 번식을 하기 위해 화려한 비주얼로 무장하고 암컷에게 요란한 구애를 펼친다.


그렇다면 인간의 경우에는 왜 반대일까? 사실 인간도 자연 상태에 가까운, 수렵채집을 하던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수렵/채집 사회에서는 근력과 경제력이 비례하지 않는다. 이는 농경 사회에 진입하면서 달라지는데, 농사를 짓게 되면서 남성이 가진 근력이 곧 노동력이자 경제의 근간이 되었고 이로 인해 여성이 치장을 하게 되는 구조로 위계가 바뀜.


하지만 근력만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막을 내렸으며, 남녀 간 격차가 적은 <지능>이 곧 경제력이 되었다.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 또한 점진적으로 해체되고 있으며, 경제력의 차이가 적어지는 순간 권력은 다시 번식의 키를 쥐고 있는 여성에게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있고,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님께서는 따라서 남성 뷰티 시장이 점점 커질 거라는 예측을 하셨다.


요즘 유행하는 performative male같은 것도 이런 현상을 반영하고 있는 문화가 아닐까 싶다. 미국에서 잘 나가는 k뷰티 브랜드 조선미녀 또한 최근 조선미남이라는 상표를 출원했다던데, 엄청난 맨박스가 존재하는 미국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게 신기하다.


팟캐스트 <anything goes with emma chamberlain>

https://www.youtube.com/watch?v=4FkQmMM1h3M

잘 때 요리할 때 청소할 때 항상 끼고 있는 제 최애 팟캐스트입니다. emma chamberlain이라는 유명한 젠지 유튜버가 혼자서 진행하는데 목소리가 차분해서 자기 전에 듣기 딱 좋다. 나이대가 비슷하다 보니 이 시기에 드는 생각들, 할 만한 고민들이 주제로 나오기 때문에 깊이 공감하거나 해결의 실마리를 얻게 되는 부분들이 더러 있다.


10월에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바로 ‘how i maximize my creativity’.

(요약노트 첨부: Lilys AI Summarize Videos, Audio, PDF & Websites - Lilys AI)


자극으로 가득한 현대 사회에서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팁들을 소개하는 에피소드다. 인터넷에서 레퍼런스를 모으는 것도 창의성의 중요한 일부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이거 보고 폰에서 인스타 삭제했다.


최근에 읽은 책에 비슷한 맥락의 글이 있었는데 짧게 첨부해본다.

“어떻게 보면 인터넷 전체가 포르노나 다름없다. 우리는 그러한 자극에 저항할 수 있는 선천적인 능력이 없는데, 인터넷은 끊임없이 그런 자극을 보낸다. 대체로 인생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자극들을 말이다. 게다가 휴대전화나 태블릿PC 등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포르노에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된 탓에, 우리의 머릿속에는 ‘권태’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어졌고, 권태에 대한 인내심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목욕할 때나 장거리 기차여행을 할 때 즐길 수 있는 창의적인 권태야말로 좋은 아이디어를 낳는 데 꼭 필요하다. 우리 자신의 생각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은, 거의 저항하기 힘든 열망이 느껴질 때마다 우리는 우리의 의식으로 들어가 중요한 뭔가가 있음을 확신한다. 하지만 바로 그렇게 생각이 잉태되는 결정적 순간에, 인터넷 포르노가 맹렬한 흡인력을 발휘해 의식으로 들어간 우리를 도로 끄집어낸다. 그렇게 자신으로부터 퇴출되어 멀어지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기 가장 쉬운 상태가 된다.”

[인생학교 | 섹스}, 알랭 드 보통 中


블로그 <이상수 수성일기>

이분이 에겐테토론 창시자시랍니다. (창시자 본인은 극 에겐녀이심)

사람을 과하게 유형화하는 걸 경계하려고 노력하지만서도.. 인간에 대한 분석은 언제나 흥미롭기 마련이죠. 주변 사람 여럿 생각나는 에겐테토 연애 먹이사슬이나 태양 태음인 분류와 같은 참신한 관점부터 어디 하나 루즈한 구석이 없는 필력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블로그 시리즈.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azalea1_1&logNo=222381720041&navType=by

먹이사슬 분석글은 총 3편으로 나뉘어 있고요, 이걸 시작으로 이 카테고리에 있는 글들 몇 개를 읽으시면 되겠십니다~ 태음/태양인 분류가 진짜 맛도리니까 거기까지 꼭 가시길 바라요



책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원하는 인생의 모습을 구체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던 책.



유튜브 <박빼빼>

내적 성장과 재미를 동시에 주는 채널. 언어천재 빼빼언니의 뷔페학개론 시리즈를 정주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깔난 뷔페 팁과 함께 행복과 자존감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들을 자연스레 흡수하는 스스로를 보게 될 것..


<<접성비>>라는 단어 안들어봤으면 그냥 봐.

https://youtu.be/h3zJkDr7ZTc?si=s3By4baK3Y4B7HDa

https://youtu.be/Mr4kmH_4NgM?si=_HMq1zVk-viv1SFU



영국 보그가 던진 뜨거운 감자: Is Having A Boyfriend Embarrassing Now?

https://www.vogue.co.uk/article/is-having-a-boyfriend-embarrassing-now?utm_campaign=dashhudson&utm_medium=referral&utm_source=instagram

요즘 주변에서 들려오는 얘기들 그리고 내가 최근의 인생을 살며 자연스레 도달했던 생각들이 칼럼으로 나와 있더라. 요즘 지인들 중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솔직히 놀랍지도 않은 내용이었다. 영어권에서 큰 화제가 됐는데, 다들 이렇게 느꼈을 것 같다: “전세계 여자들아.. we’re on the same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