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의 기술>, <편안함의 습격>, 민음사TV, 고독을 씹을 결심
요즘 주로 보는 컨텐츠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내용이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얘기’, ‘내 실제 삶과 맞닿아있는 얘기’여야 한다.
다르게 말하면,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본인들 삶의 멋진 부분만 소개하는 내용의 컨텐츠를 보지 않는다.
원래도 이런 느낌이 짙은 컨텐츠들은 보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그 기준을 한층 높였다.
이런 기준으로 컨텐츠를 걸러 보면 일상에서 무의식 중에 느끼는 박탈감, 조바심, 패배감, 소비욕 등
나를 갉아먹는 감정들을 훨씬 덜 느끼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일반적인 삶을 담은 컨텐츠들에서는
누구나 하게 되는 보편적인 고민들과 그에 대응하는 과정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이런 컨텐츠에서는 ‘다들 이렇게 살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에서 시작해
별거 없는 내 삶도 그 자체로 가치있다는 자아존중감을 자연스레 느끼게 되고
‘이런 문제는 이렇게들 해결하는구나, 참고해 봐야지’와 같은
삶에 득이 되는 새로운 통찰을 끊임없이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일반적이지 않은 삶을 접하며 내면화하게 되는 비현실적인 기준을
스스로에게 들이밀지 않게 되면서 정신이 윤택해진다.
휴대폰 인스타는 삭제했고,
유튜브에서는 주로 독서나 역사, 철학 컨텐츠를 시청하려고 노력했으며
인스타에서 의미없이 허비하던 엄청난 양의 시간은 밀리의 서재에 좀더 투자하게 되었고
또래 여자가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들으며 세상에 대해 느끼던 소속감과 동지애를 되찾았다
이게 내가 힘든 시기를 버티는 방법이다!
※ 개인적인 생각이자 요즘의 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뿐,
좋아하는 컨텐츠를 즐기는 모두의 취향과 이유를 긍정한다 !
작년 9월쯤 매일 독서하는 습관을, 올해 초에는 매일 일기 쓰는 습관을 기르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의지박약으로 정의하고 살아온 지 26년째.. 드디어 되나? 싶었는데
몇개월 유지하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기점으로 습관이 다시 무너졌다.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건 내 정체성이자 가장 사랑하던 내 모습이었는데,
이런 과정들을 수없이 거치며
‘해낼 수 없는 사람’이라는 라벨을 무의식 중에 스스로에게 붙여두게 된 것 같다.
나는 외부 자극에 취약하고 즉각적인 보상이 없으면 몰입을 어려워하는 편으로,
냉정하게 얘기하면 ‘해내기 어려운 사람’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해내기 어려운 사람’에서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이 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임을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됐다.
방법은 간단하다. 게으른 내 뇌를 해킹하는 방법을 공부해 실행에 옮기면 된다.
시작하고 싶은 일들이 넘쳐나서 걱정이던 나에게 이 책은
“너 그것들 다 할 수 있어!” 라고 내내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나처럼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사람들,
또는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실행에 옮기는 건 너무 어려운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쉽게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무언가를 꾸준히 계속하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꾸준함은 구조가 10할이다. 의욕도 기합도 끈기도 필요 없다.
그건 바로 “매일 한다!”
매일 하면 무조건 꾸준함이 따라온다.
중요한 점은 ‘매일 하기로 마음먹는 것’이다. 마음만 먹어도 좋다.
어쩌면 너무 많은 것이 편리해져서 어떤 문제든 금방 답이 나오는 시대의 필연일지도 모른다. 금방 손에 넣고,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곧장 답이 나오는 시대. 그런 시대이기에 ‘좋아하는 것’에서 자꾸만 멀어진다. ... 쉽게 뭐든 처리할 수 있으니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시간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은 반대가 아니었을까?
좋아하는 일이란 어쩌면 불편함 속에서 스스로 시간을 들여 열중했을 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살기 좋은 세상이란 ‘편리함’보다도 ‘좋아하는 일’ 가까이에 있을 것이다
한번 손에 넣은 편리함을 놓아버리기는 힘들겠지만, 좋아하는 것을 되찾으려면 그 속에서 스스로에게 난해한 문제를 던지고 시간을 들여 천천히 풀어나가는 과정이 무척 중요하지 않을까.
AI로 모든 걸 해결하는 게 습관이 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 모두가 이 말을 들었으면.
매일 하는 것이 귀찮을 때, 그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이 문장을 떠올리기로 했다.
만약 지금 내가 있는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다고 느낀다면, 그 세상을 바꿀 사람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다.
오직 고독 속에서 갈고닦은 것만이 지금 내가 있는 세상을 바꾸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고독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이 곧 기회다. 고독한 시간은 자신의 무기를 연마하는 시간이 된다. 무기를 갈고닦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바로 ‘계속하기’다.
“불편해도 안 죽어. 편하게만 살다가 멍청해지고 불행해질 뿐”
(이렇게까지 거부감 들게 공격적으로 말하지는 않는다)
앞서 소개한 책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긍정하고 언어화하는 느낌이라면
이 책은 상식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내용들로 신선한 충격을 준다.
편안함이 우리의 생활을 잠식하면서 신체와 정신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들이 인간의 본질과 얼마나 큰 괴리를 보이는지를
다양한 생활 습관들과 연관지어 소개하고 있다.
참을성 없고 불편한 거 싫어하는 나에겐 새로운 자극이 가득했던 책.
특히 이 책에서 얻은 의외의 수확은 3장에 나오는 건강한 다이어트 꿀팁들이었다
난 이게 다이어트 책인지 전혀 몰랐네요..
라고 생각할 정도로 식단 관리와 운동에 관한 이야기가 아주 구체적으로 나와서
공복 유지와 포만감 높은 음식 먹기가 중심이 되는,
평생에 적용할 체중관리 방식을 채택하게 되었다.
나는 타인과 너무 오랫동안 연결이 끊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늘 나의 성격을 다른 사람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맞추었다. 때로는 나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을 때도 있었다. “자신과 함께 홀로 있는 경험은 여러 가지로 큰 즐거움을 가져다줍니다” … 고독 속에서 우리는 나의 여과 없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집이 조용한 것이 모차르트를 듣는 것보다도 더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 고요는 마케터들이 우리에게 팔려고 애쓰는 대부분의 이완 제품들보다 우리를 더 이완시킨다.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맛있는 음식에 대한 갈망은 과거 식량이 부족하고 불확실한 환경에서 생존에 유리한 특성이다. 먹을 수 있을 때 충분히 섭취해 에너지를 몸에 지방으로 저장하는 것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이 사방에 음식이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는 이 과거 적응 방식이 위험한 약점이 되었다.
마음은 수많은 망상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런 망상들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탐욕, 화, 무지입니다. 마음을 돌보지 않으면 이 세 가지가 우위를 점합니다. … 임종을 앞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 중에는 현재를 살지 못했다는 것, 너무 많이 일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남들이 원하는 삶을 살았다는 것이었다. “반면에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온 사람들은 이런 후회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 망상들에 쉽게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현재를 산 것입니다. 많은 것을 이뤘을 수도 있고, 그러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행복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11월에 가장 빠져 살았던 유튜브 채널이다.
고전을 좋아하는 편이라 주로 세계문학전집을 다루는 컨텐츠들을 보고,
최애 출연자는 자연스럽게 해외문학팀의 박혜진, 김민경 편집자님이 되었다.
두 분이 함께 진행하시는 민팁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를 소개한다.
1. 세문전 독서클럽
패널 넷이서 다양한 논제를 가지고 이달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모임 형태의 컨텐츠이다.
직전 에피소드에서 다음번에 다룰 책을 미리 고지하기 때문에 독자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달에 한 번씩밖에 올라오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지만
책에 대한 폭넓은 생각들을 1시간 동안 찐하게 들을 수 있다.
책을 읽을 때 깊은 생각을 잘 하지는 못하는 편이라
새로운 관점들을 발견할 수 있어 더 찾아듣게 된다.
실제로 첫 에피소드의 주제가 <오만과 편견>이었는데, 이 작품을 세 번 정도 읽었음에도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입이 떡 벌어지는 해석들이 쏟아지듯 나왔다.
결론: 세문전 독서클럽 입덕 <3
https://youtu.be/SGUnakyFdcs?si=mku-IFReZPgppaNK
2. 세문전 월드컵
몇 개 없는 독서클럽 영상이 동나서 찾은 월드컵 시리즈..
지금은 종료하신 것 같은데 볼 영상이 꽤 많다
독서클럽 시리즈가 하나의 책에 대한 깊은 사유를 해볼 수 있는 통로라면
월드컵 시리즈는 다양한 작품들을 한 영상 안에서 간략하게 소개하기 때문에
내가 몰랐던 고전들, 이름만 겨우 알았던 고전들의 매력 포인트를
빠른 시간 안에 디깅하는 용도로 아주 적합!
https://youtu.be/U2ZWsW3B2t8?si=2x_38AAZgkHnV0nj
난 이 영상을 보고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기로 했다.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고도가 영영 오지 않는 게 인생이라는 걸
책 읽고 깔끔하게 인정하고 싶어서 … ^^ㅠ
https://www.youtube.com/watch?v=vdhDnbkyZJc
https://lilys.ai/digest/7124034/7595961?s=1¬eVersionId=4006987 -> 요약노트 첨부
anything goes with emma chamberlain은
지난 달 컨텐츠에서 소개했던 내가 끼고 사는 팟캐스트다.
이달의 추천 에피소드는 ‘싱글임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기’로,
몇 년간 거의 쉬지 않고 연애를 했었던 진행자 emma가
최근 이별을 겪은 후 갖게 된 생각들을 공유하는 에피소드다.
나 또한 휴식기를 거의 가지지 않고 계속 누군가와 연결되고자 했던 사람이라
싱글 라이프가 줄 수 있는 정신적 홀로서기 능력을 제대로 기르지 못했다는 성찰을 하던 차였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연애로의 이끌림에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는데..
에피소드가 내 고민들을 거의 신경정신의학 논문처럼 분석하면서
고독을 개멋지게 씹어줘야 할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줌.. 고로 깔끔하게 치료당했다.
그래서 나도 emma도 이번에는 바로 연애를 다시 시작하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완전 고독의 기회를 찬찬히 씹어보는 게 목표다.
솔직히 제 인생에서 사랑이 굉장히 중요하지만요…
스스로를 사랑하는 능력은 쫌 홀대해 왔기 때문에 이제라도 좀 길러볼랍니다!!!!!!
즈후 걸프란으로 유명한 뭉순임당 친구 이윤성씨의 <오드윤> 채널에 올라오는,
생각 없이 가볍게 보기 좋으면서도 은근히 의욕을 북돋아주는 시리즈.
실수로 그지같은 집을 계약해 오갈 데 없어진 윤성씨가
어쩔 수 없이 쓰레기집을 살 만한 집으로 야무지게 바꾸는 내용이다.
퀘스트 하나씩 깨는 걸 보는 느낌이라 소소한 재미가 있다.
https://youtu.be/3C0HxO6pWiA?si=Wk_nEnmhoshko_1y
제가 11월에 마음을 주었던 콘텐츠들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달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간 것 같네요..
읽어 주시는 분들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편안함의 습격을 읽고 난방을 꺼버렸지만요
마음이 따수운 연말을 보내면서 12월의 취향을 찬찬히 기록하도록 하겠습니다 ... ´͈ 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