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딩켄드의 주말: 금요일의 설렘, 일요일의 이별

와이프를 만나러 가는 길

by 딩켄드족입니다

편도 3시간.
지방의 소도시에 살고 있는 나는 매주 금요일, 와이프를 만나기 위해 기차를 탄다.
이 길도 이제는 익숙하다. 매주 반복되다 보니,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사람은 참 적응의 동물이다.
예전엔 편도 2시간짜리 출장이면 부담스러웠는데,
지금은 왕복 6시간짜리 주말 이동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결혼 초반에는 주로 자차를 몰고 다녔지만,
요즘은 거의 항상 대중교통, 그중에서도 기차를 이용한다.

유류비나 톨게이트 비용이 부담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매번 고속도로에서 마주치는 로드킬의 풍경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진짜다.
그 장면들은 어떤 영화보다도 더 잔혹하고 생생하다.
그 잔상들이 계속 남아 운전이 점점 힘들어졌고,
그래서 자연스레 기차를 타기 시작했다.

기차에서 나의 친구는 유튜브와 넷플릭스다.
특히 유튜브 쇼츠.
한 번 빠지면 2시간은 순식간이다.
예전엔 노트북을 켜고 논문도 써보고, 보고서도 써보려 했는데
이동 중 업무가 그렇게 잘 되진 않았다.
기차가 아무리 흔들림이 적어도, 나는 멀미와 싸우며 일할 만큼 강철 멘탈은 아니었다.

그래서 요즘은 그냥 ‘놉’.
이 시간은 쉬는 시간이다.
밀린 드라마를 보거나, 뉴스 클립을 보거나, 그냥 창밖을 멍하니 바라본다.
가끔은 유튜브 속 웃긴 영상 하나에 소리 죽여 웃기도 하고,
가끔은 ‘아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며 살고 있지?’ 하는 생각이 잠깐 스치기도 한다.

이동하면서 하나 깨달은 게 있다면,
기차 좌석 예약할 땐 반드시 충전기 있는 자리로 해야 한다는 것.
그게 진짜 꿀팁이다.
이제는 습관처럼 콘센트 있는 자리부터 고른다.
이것도 3년 차 딩켄드족의 짬밥이라면 짬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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