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혼자이지만 함께인 일상 – 딩켄드족의 평일

딱히 외롭진 않지만, 어딘가 떠 있는 느낌

by 딩켄드족입니다

혼자이지만 함께인 일상 – 딩켄드족의 평일

나는 지방의 소도시에 있는 대학에서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 명확하지 않은 탓에, 내 하루는 비교적 유연하게 시작된다.
보통 아침 겸 점심을 간단히 먹고, 내 사무실로 출근한다.
수업 준비를 하고, 논문을 쓰고, 학생들과 면담을 하고, 개인 연구도 한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느새 해가 기운다.

저녁엔 약속이 있으면 나가서 먹고,
없으면 근처 집에 들러 간단히 끼니를 때운 뒤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다.
그리고 밤 10시에서 12시 사이까지, 조용한 공간에서 나만의 업무를 이어간다.

이게 나의 평일 루틴이다.

혼자 지내다 보니 집에 가도 특별히 할 일이 없다.
그러다 보니 사무실은 어느새 내 생활의 중심이 되었고,
가장 마음이 편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이 루틴이 자리 잡은 이후부터는, 사실 외로움을 크게 느끼진 않는다.
오히려 조용히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일상이 익숙해졌달까.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은 생각이 든다.

내가 사는 이 동네에서도,
그리고 아내가 있는 신혼집 동네에서도
온전히 정착하지 못했다는 느낌 말이다.

주변의 또래 동료 교수들은 대부분 두 부류다.
나처럼 주말 부부로 지내는 사람들,
혹은 아예 가족이 함께 이 도시에 정착한 사람들.

가족 단위로 내려온 분들을 보면,
가끔은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옆집 누구와는 안부를 묻고,
아랫집 누구와는 인사를 나누고,
동네 마트 주인과 눈인사를 하며,
그렇게 진짜 주민으로 살아가는 삶.

내가 딩켄드족으로 살아가는 동안,
아마 그런 일상은 조금 더 멀리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지금의 삶이 싫은 건 아니다.
다만, 문득 그런 삶도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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