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이야기
오늘은 약간의 다툼이 있었다.
아니다.
내가 일방적으로 삐치고 와타루는 당황했다.
'너를 위해서'라고 생각했던 일이
사실은 내 기준만을 앞세워 너의 감정과 입장을 무시했던 것 임을 알게 되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의
설렘과 동시에 느끼는 불안한 감정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이런 실수를 한 걸까.
미안 그리고 또 미안.
그래도 오늘도 와타루의 요리를 이야기한다.
3. 홋카이도의 시골, 타이키의 생활이 시작되다.
어느 날 와타루는
사회인이 되고 나서는 시간과 여유가 없어서 늘 꿈만 꾸던
일본의 록 페스티벌(Rising Sun Rock Festival)에 가게 되었다.
내일의 출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날들.
그런 건 어떤 기분이야?라고 물어도 그저 씩 웃는다.
페스티벌이 끝나고 와타루는 무언가에 홀린 듯 홋카이도 쪽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그리고
20대의 낭만적인 자전거 여행은 가지고 있던 돈을 다 쓰고 나서야 막을 내리게 되었다.
돈이 없다. 집에 가야 하는데 어떻게 가지?
그래 여기서 일을 해서 돈을 벌자.
그의 인생이 왜 이렇게 재미난 일들로 가득한 걸까 싶었는데
그건 바로 이런 단순함에서 오는 것들이 아닐까.
어쨌건 그가 잠시 동안 돈을 벌기로 마음을 먹은 곳은 홋카이도 토카치의 타이키 쵸라는 곳이었다.
농작물 수확이 한창인 시기라 한 농장의 기숙사에 머물면서 한 달 정도 일을 했다.
농장의 기숙사에는 서로 출신이 다른 청년들이 모여서 생활했다.
그들은 땀을 흘려가며 하루 종일 무를 뽑고 씻고 포장하며, 진정한 노동의 의미를 알아갔다.
아마 평생 볼 무를 그때 다 봤을 거다.
그래도 질리지 않고 지금도 베란다에 무 껍질을 말리고 있는 와타루가...
신기하다.
아침 4시 기상, 밭에서 무를 쉴 틈 없이 뽑는다.
아침 7시 아침식사.
8시부터는 수확 한 무를 깨끗하게 씻는다.
12시에 점심을 먹고 무를 포장해서 시장으로 보낼 준비를 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다르지만 똑같아 보이는 하루를 보내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말에는 마을에서 제일 크고 유명한 목장에 놀러 가거나
마을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겼다.
도쿄에서 받는 월급과 비교하면 반도 안 되는 금액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돈은 남았고 마음은 지난날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평안했다.
하지만 슬슬 도쿄에 남겨놓은 집이 걱정이 되었다.
돈도 어느 정도 모였고 이제는 떠날 시간이었다.
고작 한 달이 좀 넘는 시간이었는데
그곳 사람들은 와타루를 위한 송별회를 준비해주었다.
긴 여행이라 생각했던 이곳 생활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때 와타루는 생각했다.
아. 나는 언젠가 여기로 다시 돌아오겠구나.
그의 동물적인 감각은 놀랄 만큼 정확할 때가 있다.
특히나 자신이 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머리보다도 감각이 재빨리 캐치해낸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오늘의 간/단/요/리
와타루의 레시피는 아니다.
늘 어디선가 맛있어 보이는 혹은 재밌어 보이는 레시피를 발견해 와서 직접 만들어 본다.
이번에 만든 요리는 아주 심플하지만 재미있다.
늘 주인공이 될 수 없었던 팽이버섯의 밑동(아랫부분)을 사용해 하나의 요리를 만들어 낸다.
아랫부분은 늘 손으로 일일이 갈라줘야 했었는데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편해서 좋다.
게다가 이렇게 윗부분과 분리시켜놓으니 버섯이지만 버섯인지 모를 정도다.
가볍게 녹말가루를 묻혀서 버터에 살짝 구워준다.
양면을 구워준 후 간장을 프라이팬에 둘러 살짝 향이 베이게 한다.
아니면 버터로 구워준 후 폰즈소스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레시피에는
팽이버섯의 아랫부분, 버리지 마세요! 가리비 맛이 난다구요.라고 적혀있었다.
와타루는 이렇게 평소에 중요시하지 않는, 혹은 버려지는 재료들이 주인공이 되는 요리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