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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carver May 12. 2023

아프냐 나도 아프다...

그러나, 아픈 것이 답인 아이의 면역

3월, 정말 운 좋게도 첫째 아이가 어린이집에 입소하게 되었다.


처음 입소 대기를 신청할 때 대기 번호가 백 몇십 번이었기에 기대도 안 했는데 둘째의 덕인가 싶다. 급작스런 입소 결정에 마음이 기대반 걱정반 싱숭생숭했다. 7월부터 직장 복귀라 그전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적응시키고 갈 수 있겠구나, 더불어 둘째를 돌보고, 내 개인 시간도 좀 가질 수 있겠다는 기대반, 세 살 정도에 첫째 어린이집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둘째 덕에 이른 입소를 하게 되어 잘 적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반.


생각보다 준비할 게 많은 어린이집 등원준비는 차치하고, 2월 말 둘째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급히 응급실에 갔더니 그 길로 요로감염 판정과 함께 입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이를 함께 돌보는 부모님은 사색이 되셨다. 분명 기저귀도 잘 갈고, 잘 씻겨 주었는데 이제 60일 남짓 된 아기가 요로감염이라니.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부모님을 안심시키면서도 나 역시 짧았던 모유수유 때문에 아기의 면역력이 약한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의 부담을 벗을 수 없었다.


둘째가 4일가량 입원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날, 첫째의 어린이집 등원이 시작되었다. 첫날, 둘째 날, 셋째 날 울며 불며 등원하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떼어놓고 오며 언제쯤 적응을 할까 걱정스러운 마음은 저리 가라. 등원 3일째 되는 저녁 첫째의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고열로 시작된 감기였다. 아이를 두 돌 가까이 키우는 지금까지 크게 아픈 적이 없었기에 건강하고 면역력이 강한 아이인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열이 시작된 후 일주일 동안 첫째 아이는 호되게 인생 첫 감기를 겪어냈다. 더불어 나도 아이의 울음, 떼, 고열, 기침과 콧물을 지켜보며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일주일을 집에서 앓고, 좀 나아지나 싶어 다시 어린이집 등원을 시작했으나, 콧물도 기침도 낫나 싶다가 심해지고, 수시로 미열과 고열을 오가며 아이의 몸상태는 3월 내내 아슬아슬한 상태를 오갔다.


그렇게 3월 말, 동생네 돌잔치를 다녀온 후, 둘째의 열이 다시 올랐다. 동네 소아과를 갔다가 소변검사 염증 수치가 높다 하여 다시 응급실행. 요로감염 재발로 다시 입원생활이 시작되었다. 내가 둘째와 함께 입원한 동안, 첫째는 집에서 콧물과 기침이 멎지 않더니 급기야 열이 다시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응급실에 데려왔더니, 리노/ 파라 인플루엔자/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 있다고 해서 입원 생활을 시작했다. 둘째 염증이 잡혀서 집에 내보내고, 다시 첫째와 함께 시작한 입원생활에 병원에서 첫 봄을 다 보냈다. 조막만 한 아이 둘이, 수액을 맞느라 손과 발에 주삿바늘을 꽂아 넣고, 이런저런 검사를 하느라 고생하는 걸 보니 정말 머릿속에 차오르는 온갖 걱정과 애타는 마음을 어찌할 수 없었다.


퇴원한 둘째는 병원에서 옮긴 감기로 4월 말까지 가래와 기침, 콧물, 구토 등으로 고생을 했다.  첫째는 입원 3일 만에 퇴원은 했으나, 퇴원과 동시에 설사를 시작해서 응급실에 다시 갔고, 설사가 좀 잡힌 후에 다시 열이 올라 병원에 갔더니 이번엔 RS바이러스가 걸렸다고 하여 다시 응급실행. 그렇게 2월 말부터 시작된 아이들의 병치레는 4월 말까지 두 달을 끈 후에야 좀 잦아들었다.


이제 괜찮아 보이는 두 아이를 보면서도 언제나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그 두 달간의 병치레 동안, 아이 건강에 관한 책이나 유튜브를 여럿 찾아보았다. 이제야 아이들이 2살~3살 정도에는 늘 감기를 달고 살고, 각종 감기 바이러스에 어느 정도 면역력이 생긴 뒤에야 병치레가 줄어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보를 찾다 보니 아이를 키우면서 건강과 면역, 먹는 약 등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고 나니 당연히 알아야 했던 것들이, 알기 전에는 정말 몰랐었고, 관심도 없었다.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고 계속 관심을 가지고 아이의 건강을 챙겨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래서 일단은 관련 책만 열심히 구비해 놓았다….)


!! 첫돌, 두 돌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아프기 시작한다. 빈번하게 돌아다니는 감기 바이러스는 한 번씩 걸리고 나아서 면역력이 생겨야 다시 걸리지 않는다.

!! 그런데 이 감기 바이러스 종류가 200개 정도 된단다… 이 중에 빈번하게 오는 바이러스만 몇 종 정도나 될까….?

감기 바이러스는 변이가 잘 없기 때문에 일단 한번 걸리면 동일한 바이러스는 잘 안 걸린다. 코로나 19는 변이가 있는 바이러스라 다시 걸릴 수도 있단다.

!! 아이의 항생제 복용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기도 하고 독한 약이기도 하므로.

다만, 의사와 상의해서 한번 복용하기 시작한 항생제는 증상이 나아지더라도 의사의 처방대로 끝까지 복용한다. 중간에 끊으면 더 쉽게 항생제 내성이 생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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