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걱정인 당신에게.
첫 아기를 맞이한 부모들은 참으로 걱정이 많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하루가 태어나고 나서, 수많은 걱정을 달고 살았다.
태어날 때 구부러져있던 귀가 펴지는지?
태어날 때 머리에 피가 고인게 괜찮은건지?(신생아 두혈종)
왜 계속 우는지?
몸무게가 잘 늘고 있는건지?
먹는 양이 충분한지?
제대로 대소변을 보는건지?
피부가 왜이렇게 빨간지?
침독은 왜 없어지지 않는지?
왜 밤만 되면 울고, 안자는지?
잠을 너무 안 자는데 성장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지?
수면교육을 해야하는지?
등
등
등
한 백가지 쯤은 넘는 고민을 시기마다 순차적으로 하면서,
병원에 예방 접종을 갈 때마다, 질문 리스트를 써서 의사에게 물어봤다.
그때마다 여러 의사분의 한결같은 답변이 있었으니.
" 크면서 나아져요. 기다려 봅시다 "
처음에는 이런 답변이 정말 성의없게 느껴졌다. 우리는 심각한데, 왜 저렇게 밖에 답을 안해주시지?
그러나 12개월 동안 하루를 키워보니, 정말로,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지는 것들이 90% 이상이다.
6개월 넘게 침독이 없어지지 않아 여러번 질문을 했더니, 한 의사는 그러셨다.
" 애가 다섯이면 그런 건 신경도 안 쓰여요. "
답변을 듣고 어이가 없었으나,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애를 다섯 정도 키워보면, 이게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인지 알 수 있겠지.
어쨌건, 요즘 시대 첫 아기가 유일한 아기인 대부분의 부모는 사소한 모든 것이 걱정일 수 밖에 없다. 부모가 처음인 우리들 역시 미숙하고 어색하며, 부모되는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 첫번째는 아이를 믿고, 시간을 들여 기다려주는 인내인 것 같다. 지나친 걱정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해가 되는 것 같다.
다만, 아기에게 실제로 문제가 있는데도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믿고 지나쳐버리면 안되므로, 걱정되는 부분이 있을 땐 의사의 진료를 받고, 의사가 문제 없다고 하면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기에게는, 너무 과하지는 않지만, 섬세한 관찰과 배려가 필요하므로.
이하, 우리가 걱정했던 것들이, 12개월이 지난 지금은 어떤지 답변을 달아봤다.
혹여 이 글을 읽는 첫 부모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태어날 때 구부러져있던 귀가 펴지는지?
> 한쪽 귀가 접힌 채로 태어나서 초반 진료 때 만나는 모든 의사 쌤께 물어봤더랬다. 한결같이 기다리면 펴진다고 답변 주셨는데, 지금은 말짱, 접혔었던 티도 안난다.
태어날 때 머리에 피가 고인게 괜찮은건지?(신생아 두혈종)
>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단단해 지더니 한두달후에는 머리가 딴딴했다.
왜 계속 우는지?
> 배고픈거, 대소변, 졸린거, 짜증나는거, 불편한거... 그 외 기타 등 등 알 수 없음. 여전히 왜 우는지 모를때가 있다. 그러나 예전보다 훨씬 덜 운다. 돌이 막 지난 현재는 본인이 원하는 것을 행동으로 요구하며 운다. (새벽에 잠이 깨면 내 옷과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운다. 안아서 재우라는 요구..)
몸무게가 잘 늘고 있는건지?
> 애초에 2.95로 태어나서 몸무게에 증량애 대한 고민이 많았고, 많이 먹여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성인도 마른 사람부터, 뚱뚱한 사람까지 체형이 다양한데 아기라고 다를까. 예방접종 때 의사선생님과 몸무케/ 키를 체크하고, 이상 없다고 하시면 그런거다.
먹는 양이 충분한지?
> 이하 동문, 입맛도, 먹는 양도 어른과 다를 바 없다. 체질 차이, 개인의 먹는 취향.
제대로 대소변을 보는건지?
> 초반에 아기 체중계를 사서, 소변 기저귀 무게를 달아서 기록했었으나, 의사 선생님이 제발 좀 그러지 말라고. 100일까지 달아보다가 관뒀다. 기저귀 무게가 상당하다 싶으면 이상 없는 듯. (덧) 아기의 대소변 색깔은 매우 중요한 신호이므로, 정상적이지 않을 경우 반드시 의사와 확인이 필요하다.
피부가 왜이렇게 빨간지?
> 황달이 오래가서 피부가 빨겠는데, 50일 이후 황달기가 빠지면서 하얘졌다. 그 외 신생아 피부트러블도 50일쯤 되니 사라지고, 얼굴이 말끔해졌다.
침독은 왜 없어지지 않는지?
> 침독은 정말 애바애인 것 같은데, 하루는 아직도 침독이 나아지다 심해지다를 반복한다. 비판텐, 리도맥스 등등 아기가 사용가능한 여러 연고를 써봤지만 순간의 효과. 꾸준히 보습 관리를 해주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하루는 피부가 예민한 아기인 듯하다.
왜 밤만 되면 울고, 안자는지?
> 신생아때 너무 안자서, 하루 8시간 성인 잠만 자는 말도 안되는 아기였다. 한두시간마다 깨고, 밤에는 안자서, 새벽에 하루 안고 산책은 기본. 잠들어서 들어와 눕히면 바로 기상. 100일이 넘도록 잠과 미친듯이 사투했으나, 100일~ 150일을 넘어가면서 조금씩 밤에 잠을 자기 시작했다. 지금은 하루 10시간 ~ 12시간 정도 자는 듯하다. 여전히 아기치고는 적게 잔다.
잠을 너무 안 자는데 성장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지?
> 돌지난 현재, 마른 아기지만 키는 중간이다. 잘 놀고, 잘 움직인다. 의사쌤 진료때 성장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셨다.
수면교육을 해야하는지?
> 가장 고민했던 문제. 수면교육 책만 5권은 읽은 것 같다. 결국 부모의 의지인 듯하다. 일관되게 수면교육을 유지할 강인한 마음이 있으면 할 수 있다. 그러나 아기가 울 때 마음이 약해지고 걱정이 많은 부모라면 십중 팔구 마음 고생만 하다 흐지부지 될 것이다. 나는 어설프게 시도해봤고, 하루가 울다가 토를 한 후로는 그냥 포기했다. 싹 다 포기한 건 아니고, 잠을 자는 시간 정도는 러프하게 정해두었다. 서이는 현재 밤 9시~10시 사이에는 자는데, 수면의식 까지는 안하고. 9시 즈음 해서 마지막 분유를 먹이고, 하품하면 불끄고 침대에 눕힌다. 내가 누워서 자면 혼자 뒹굴고 놀다가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