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바퀴의 시차

그러니까 니카라과.

by slowcarver

인천공항에서 애틀란타까지 14시간,

그리고 애틀란타에서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과까지 4시간,


총 18시간의 비행 끝에 이 곳에 도착했다.


홍콩까지 3시간 반,

베트남은 5시간,

유럽은 12시간 정도.


기나긴 비행 끝에 녹초가 된 몸을 끌고, 기숙사에 도착해서야

한국과 니카라과 사이의 거리감이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누군가 보고 싶어서, 힘들다고 해서.. 쉽게 돌아갈 수 없다는 것..

묵직하고 마음이 먹먹해지는 거리감이었다.


한국에서 니카라과는 거의 지구 반바퀴쯤 떨어져 있고, 시차로 따지면.. 한국보다 15시간이 느리다.

한국의 막 아침을 시작할 때, 이 곳은 늦은 오후다.


어느 곳에서든, 이국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에, 가장 처음 해야할 일은 시차 적응.

밤낮이 뒤집어진 생활에 2주를 헤맸다.


니카라과에서도 수도로부터 거리가 있는 시골 동네라,,

닭이며, 돼지며 각종 가축들이 울부짖는 신새벽, 잠한숨 못자고 꼬박 날밤 새기를 이틀여,

어느 순간부터 모든 소리가 사라지는 밤의 수면은 왔지만, 낮에 정신 못차리기는 매한가지.

그렇게 소중한 인수인계의 2주가 졸음으로 사라지고 나니, 어느 새 말이 다른 사람들과 나만 홀로 남았다.


아... 이런.


각설하고, 모국을 두고 온 사람들은 대개 2개의 시간대를 살아간다.

나는 오후 2시, 한국은 새벽 5시,

이곳이 오전 7시면, 한국은 밤 10시,

언제나 두 개의 시간대를 가늠하며 지내게 되는데,

이것 조차도 내게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왠지 신기하게 생각되었다.


1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시차는 내게서 빠져나갔지만,

지금도 여전히 이곳의 낮에는 밤의 서울을 떠올리고,

늦은 오후에는 한국의 햇살과 깨어나는 가족들을 상상해본다.


한국은- 지금 금요일 새벽 5시 반. 불금의 아침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