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절, 지금은 CATEDRAL.
향기가 있는 그 곳
절을 좋아한다.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해서, 유명하다는 절을 구경 다니기도 했고, 종종 서울 한복판 조계사에도 갔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곳에서 나는 은은한 향, 마당과 자연이 있다는 점이 좋고, 마음이 편안해서였다.
종교적인 공간이지만, 굳이 종교를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절은 편안하다.
대부분의 절은 오픈된 공간으로, 너른 마당이 있고, 몇 채의 공간이 띄엄띄엄 배치되어 있다.
절에 가면 절 특유의 향내를 느끼며 건물 사이를 따라 절을 둘러보고, 불당에 들어가 가만히 앉아 있곤 한다.
'탁'탁' 목탁소리. 때때로 경문 읽는 목소리. 은은한 향. 아무도 나를 궁금해하지 않고 터치하지 않는 공간.
등산을 하다가 잠깐 들리는 절도, 서점을 가다가 잠깐 들리는 절도, 기차를 타고 찾아가는 머나먼 절도.
나에게는 참으로 고요하고, 마음이 평온한, 향긋한 공간 이었다.
하늘, 공원, 그리고 CATEDRAL
이곳에는 절이 없다.
그래서 종종 CATEDRAL 을 간다.
우리말로 대성당이라고 하는 CATEDRAL은 한국의 성당과는 좀 다르다.
인근에 큰 공원이 있고, 절과 마찬가지로 그저 자유롭게 들어가서 앉아있다 나오곤 하는 그런 공간이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CATEDRAL은 관광 명소 중에 하나기 때문에 더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 같다.
한 번은 예배 시간에 들르게 된 적이 있었는데, 성가대가 부르는 성가가 인상적이었다.
비록 내용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음률과 청아한 목소리에는 어떤 깊은 울림이 있었다.
CATEDRAL에 가서 가만히 앉아 있거나 공원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면 마음이 평온하니 정화되는 느낌이다.
어떤 특정한 공간이 주는 울림이 있다.
마음을 평온하게 해 주고 잔잔한 감동이 있는- 그런 공간이 있다.
주말에는 되도록이면 그런 공간들을 찾아다니며 꽉 묶인 마음을 풀어보려 한다.
빡빡하게 살던 평일의 틈새 없는 시간 사이로, 주말에는 고요하고 평온함이 있는 시간을 채운다.
이번 주말에는 어디를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