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는 해보고 퇴직/이직해 보세요.
어렸을 때, 한 번쯤 읽었을 동화 중에 <파랑새>라고 기억하시나요?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치치와 미틸 남매가 여러 곳을 모험하며 돌아다니지만, 결국 빈손으로 집에 오게 됩니다. 하지만 집에 와서 보니 원래 키우던 새가 파랑새였다는 이야기입니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유나 문제로 퇴직 또는 이직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이 듭니다. 그리고 이런 고민을 제게 질문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럴 때는 전 바로 그만두기보다는 아래 같은 몇 가지 행동을 먼저 해보고 퇴직하거나 이직하시길 조언합니다.
1. 불법적인 문제이거나 너무 큰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왔다. 이건 그냥 바로 그만두시길 추천합니다. 회사는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닌 일부인데, 이걸로 병까지 얻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회사 다니는 게 문제가 아니라 우선 회사보다는 나 자신의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봅니다. 나 자신이 가장 중요합니다.
2. 매니저에게 팀 내 업무 조정이나 사람과의 관계 조정을 먼저 요청해 본다. 일이 힘든 거는 참을 만 한데, 사람이 힘든 경우는 참기 힘듭니다. 같이 일 하는 사람이 힘들게 하면, 매니저에게 조정을 먼저 요청해 볼 수 있습니다. 좋은 매니저면 적극적으로 조정을 해주고, 힘든 사람과 멀어지게 해주기도 합니다.
3. 팀 이동을 요청해 본다. 매니저에게 업무 조정이나 사람 조정을 요청했지만, 들어주지 않거나, 조정되어도 별 효과가 없으면, 팀 자체 이동을 고려해 봐도 좋습니다. 매니저와 안 맞는 경우도 팀 이동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보통은 팀 이동이 회사 이동보다 쉽습니다. 회사 이동은 내가 그 회사나 실제 어떤 팀에 갈지, 새로운 매니저가 누군지, 할 일이 뭔지를 알기가 어려울 수 있어 위험 요소가 큰 반면에, 같은 회사는 내가 알아낼 수 있는 정보가 많아서 덜 위험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다른 회사로 이직하려면 인터뷰 준비도 해야 하고, 한 번에 합격하기는 힘들므로 여러 회사 인터뷰를 볼 텐데, 팀 이동에 비해서 쉽지 않습니다.
4. 회사 다니면서 이직을 시도한다. 회사 다니면서, 좋은 고과는 그냥 포기하고, 가급적 일을 스스로 좀 줄이고, 다른 사람에게 일을 미루면서, 시간을 내어 이직을 시도해 봅니다. 좋은 고과를 받으려고 하면, 보통 일을 많이 할 수밖에 없고, 그럼 이직을 준비할 시간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시간이 나와도 에너지가 고갈되어 있으면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그러므로 회사 다니면서 쓰는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아낀 에너지를 이직 준비에 씁니다.
제 회사 생활 19년의 경험으로는 파랑새는 없다고 봅니다. 어느 회사, 어느 팀을 가든, 장점만 있거나, 단점만 있는 회사나 팀은 없었습니다. 어딜 가든 장점과 단점이 같이 있었고, 그중에서 장점이 단점을 덮을만하면 계속 다니고, 단점이 장점을 덮을만하면 위 행동들을 몇 가지 해보고, 정 안될 때, 이직을 준비해서 이직을 했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큰 문제가 없이 회사를 다니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위 행동을 할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은, 최종 결정 되기 전까지는 꼭 필요한 사람 이외에는 최대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회사 내 사람에게 잘못 말했다가, 알려지면 최악의 경우에는 원하는 행동을 못하게 되거나, 매니저나 팀원들과 관계가 더 불편해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