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팀장과 일이 주일에 한 번씩 1:1 회의를 합니다
전 현재 실리본 밸리에서 일하고 있고, 팀장(매니저)과 일이 주일에 한 번 1:1(1 on 1)을 30분씩 합니다. 1:1은 쉽게 말해 둘이서만 회의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한국 회사에 다닐 때는 팀장과 1:1을 한 게 일 년에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평가 결과받을 때와 퇴사 같은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팀장에게 1:1을 요청하면, 저도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팀장 입장에서도 뭔가 일이 있는가 보다 하고 부담스러워했습니다.
하지만 이곳 실리콘 밸리에서는 팀장과 1:1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며, 팀장이 팀원들과 1:1을 짧은 주기로 주기적으로 하는 것은 팀장의 주요 일중 하나입니다.
그럼 1:1에서 팀장과 무슨 이야기를 하냐면,
1. 프로젝트 진행 상황 공유: 지난 일주일 동안 했던 거/하고 있는 거/할 거를 간단히 공유합니다. 그리고 특히 현재 프로젝트 진행에 장애 요소(blocker)가 있으면 많은 이야기를 여기에 할애합니다. 이것은 어려운 문제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팀의 문제, 물리적 시간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팀장이 해결을 못해주더라도, 직접적으로 뭐가 지금 문제인지 알아야 하며, 내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내 현재 고민이나, 팀장이 해줬으면 하는 걸 요청합니다.
2. 우선순위 논의: 프로젝트도 여러 개 하고, 하루에도 계획 안된 일들이 계속 들어옵니다. 하지만 내 일하는 시간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선순위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들의 우선순위에 대하여 팀장과 내가 똑같아야 합니다. 이걸 1:1에서 맞추거나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3. 고충 공유: 프로젝트와 별개로 뭐든 힘든 일 있으면 공유합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도, 우선 알려는 놓아야 나중에 갑자기 놀라게 하는 사태가 안 나옵니다. 일이 너무 많다던지, 건강에 문제가 있다던지, 휴가를 길게 가려고 한다던지, 몇 개월 후 출산을 앞두고 있다던지 등등입니다. 그래야 팀장도 앞으로 세울 계획에 조금이라도 반영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다음 주에 길게 휴가를 가야 합니다 같이 서로 놀라게 하는 일은 가급 적히지 않는 게 좋습니다.
4. 내 아이디어 공유: 새로운 프로젝트 또는 개선 아이디어가 있을 때 전 1:1을 먼저 활용해서 팀장의 반응을 본 후에 팀 내 공유를 합니다. 팀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 팀장이 내 우군이 되어줄 겁니다. 반응이 부정적이면 그 부분을 보완해서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거나 폐기해야겠죠. 한데 팀장의 긍정적 반응 없이, 갑자기 새로운 아이디어 팀 내에 냈다가 팀장부터 반대하면 바로 벽에 부딪칩니다.
5. 피드백 요청: 팀장에게 피드백을 요청합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개선할 게 있는지 물어봅니다. 이때 피드백 듣고 기분 나빠하거나, 변명하거나, 반대하지 말고 어떻게 개선하는 게 좋을지를 같이 의논하고 할 일을 찾는 게 좋습니다. 승진을 생각하고 있다면 승진 시 내게 필요한 게 뭐가 있을까를 묻고 같이 이야기합니다.
6. 할 일 요청: 자신의 할 일이 잘 끝나고, 여유가 조금 있으면, 팀장에게 여유가 있으니 뭘 더 할까, 뭘 도와줄까, 묻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팀원의 일을 도울 수도 있고, 팀장의 일을 덜어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내 영향력을 넓히고 신용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7. 제가 프로젝트를 이끌 때는 제가 팀장은 아니어도 위와 같은 일들을 제 프로젝트 내 팀원에게도 똑같이 1:1 만들어 주기적으로 진행합니다. 그래서 제 프로젝트 진행에 문제가 없게 합니다.
위 모두를 30분 1:1 회의 안에서 모두 하는 건 아닙니다. 보통 1과 2 위주로 하고, 3과 4는 있을 때, 5는 분기별로 한번 정도, 6은 여유가 될 때로 가끔 합니다. 또, 자주 1:1 해서 내용이 충분히 공유되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빠르게 30분 안에 끝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 30분 내에 안 끝나고 시간이 더 필요하면 팀장에게 요청해서 따로 회의를 추가로 잡기도 합니다.
내 회사, 내 팀에는 이런 문화가 없다면, 내가 한 번 제안해서 만들어 봐도 좋을 거 같습니다. 팀장에게 이런 문화를 공유하고, 한 번 해보자, 일이 주일이 부담되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해보자는 식으로요. 실제로 팀원뿐만 아니라, 팀장 또한 일이 잘 굴러가는지 좀 더 훤히 알게 되는 좋아하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