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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Jul 11. 2019

행복을 찾는 이야기

소소한 행복은 어디에서 올까?

요즘 나는 스페인 하숙에 푹 빠져 있다. '스페인 하숙'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중간에 있는 서부 도시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Villafranca Del Bierzo)'라는 마을에 있는 '산 니콜라스 엘 레알(San Nicolás El Real)'이라는 알베르게에서 '차승원', '유해진', '배정남' 세 명이 알베르게를 운영하는 모습을 찍은 예능이다. 그 중 10화에서 '스페인 하숙'을 찾아온 한국인 순례자 3명이 저녁을 먹고 난 후 나누던 대화를 보며 나도 같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까 언제가 제일 행복했냐고 물었잖아요.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가지고 완전 배부른 상태에서 이 노래를 듣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그게 왜 행복했어?"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밖에 보이는 창문에는 파란 하늘이 보이고 그 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막 스트레스 많이 받잖아요, 한국에 있을 때. 일해야 하고, 공부해야 하고, 빨리 자리 잡아야되고.. 이런 것들 있잖아요. 여기는 그런 것도 없이 매일 걸으면서 한 끼 먹고 이런게 되게 행복하잖아요. 걷고 밥 먹는 것만으로도 내가 이렇게 행복한 사람인데 근데 왜 이렇게 한국에서 풍족하고 좋은데서 살았으면서 왜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지냈는지 잘 모르겠어요."

"주어진 상황에서 행복을 찾으면 최소한 불행해지지는 않겠죠."


특별히 이 대화가 인상깊게 남은 이유는 나의 삶 속에서도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어느 순례자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그의 말대로 한국에서의 삶은 치열하고, 빨리 안정된 삶을 찾아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을 갖게 만들고는 한다. 내 생각을 덧붙이자면 일상의 대부분이 늘 긴장과 초조함이 함께 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런 긴장감과 초조함은 다른 누군가와 나 자신을 비교하고 또는 비교 당하며 원하건 원치 않건 경쟁 구도 선상에 놓여짐으로 인해 찾아오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다른 나라에서의 삶도 한국에서와 같을까? 경험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그저 혼자 짐작해보자면 살아가는 방법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필요한 공부를 하고, 일을 하며 살아갈 테니까.


순례자가 이야기하던 행복은 특별한 순간이 아니었다. 우리들 일상에서도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순간들이었다. 그럼 스페인의 순례자 길을 걷는 그 순간에 특별함이 있는 것일까? 그 장소와 환경이 주는 특별함은 중요한 영향력을 주었겠지만 그 본질은 그 동안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 휩쓸려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나의 삶'을 온전히 직면한 것에 있을 것이다. 다른 누군가의 삶과 빗대어지거나 혹은 다른 누군가의 생각이 들어간 나의 삶이 아니라 온전하게 만나는 '나 자신과의 만남'은 분명 순례자 길을 걷는 것 자체보다도 더 의미가 있고 특별하다.


어쩌면 나는 '나'를 잊고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삶이 힘들고 팍팍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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