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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럼 Feb 03. 2016

철모르는 철쭉나무

나도 '철모르는 철쭉나무'처럼 사람들의 가슴에 ‘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철을 아는 철쭉나무는 진달래가 활짝 피었다가 시들시들 지고 난 5월에 비로소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철모르는 철쭉나무는 시도 때도 없이 울긋불긋 꽃을 피워 올립니다.


올망졸망 조그만 화분들이 줄지어 서서 도토리 키 재기 하고 있는 우리 집 베란다, 철모르는 철쭉나무가 두 그루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한데, 이 철모르는 철쭉나무들이 훈훈한 실내온도를 따스한 봄 햇살로 착각했는지 얼마 전부터 작고 앙증맞은 꽃망울을 하나둘 세상에 내놓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탐스러운 진분홍 철쭉꽃을 마구마구 터뜨리는 것 아닙니까!


겨울비 내린 뒤,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어느 날 아침. 

분주히 출근 준비를 하던 중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 베란다에 나갔다가 우연히 철모르는 철쭉나무들이 꽃잎을 파르르 떨며 소곤소곤 이야기 나누는 것을 분명히 엿들었습니다.


“야, 무슨 봄 날씨가 이래! 갑자기 왜 이렇게 추워진 거지?”

“그러게 말이야. 아무래도 오늘이, 사람들이 얘기하던 그 ‘꽃샘추위’인가 뭔가 하는 날인가 봐!”



@ 철모르는 철쭉나무처럼 나도 사람들의 가슴 한복판에 시도 때도 없이 ‘꽃’을 피워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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