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새싹은 반드시 토마토가 된다.

by P재은

아이가 유치원에서 심어 온 토마토 씨앗이 드디어 새싹을 틔웠다.

좋은 땅에 뿌려져야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어른은 작은 화분에서 얼마 못 가 시들해질 새싹에 관심이 없다.

늘 배고픔으로 아침을 맞는 아이들은 새싹이 토마토로 보이나 보다.

작은 플라스틱 화분 속 촉촉한 흙 안에 숨겨져 있는 씨앗이 초록빛을 보여주는 순간,

아이들은 "우와, 맛있겠다~~~!!"라고 소리친다.

'이 새싹은 결국 토마토가 될 테니까, '라고 믿는 마음을 나도 좀 배워야겠다.


겨울에는 '겨울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한 시인이 있다.

이 한 문장으로 내 삶을 사색해 보니 계절마다 다른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음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다시금 깨닫는다.

계절의 변화가 없는 여름 나라살이 N연차가 되니 단지 '여름의 마음'만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늘 싱그러움과 푸릇함으로 살아갈 것 같은 여름의 마음에 여러 번 장대비가 내리면 금세 어두움이 익숙해져 다시 반짝이는 해가 떠도 싱그러움과 푸릇함을 즐길새 없이 어두운 그늘을 찾게 되는 시간을 지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지침'이라는 단어에 선뜻 마음 내줄 수 없는 이유는, 넓지 않은 시야에서도 배움을 주는 존재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늘 아래에서 나가고 싶게 용기를 주는 무수한 것들에게 고마운 오늘을 살아보자 다짐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너희처럼 단순히 아는 그대로 멀리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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