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유튜브를 보는데 한 영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네이버 영화 :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0652
국내에서 흥행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이런 영화가 개봉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낯선 제목의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설정이 꽤 흥미롭더군요.
세계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미래에 살아남은 사람들끼리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한다는 내용인데, 흥미로웠던 건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5개의 분파로 나뉘어서 생활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식과 논리를 탐구하는 현명한 사람들의 분파이며, 모든 것 을 알고 있다는 '에러다이트'
땅을 경작하고, 다정하고 화목하고 늘 행복한 사람들의 분파인 '애머티'
정직과 질서를 중시하고, 천성적으로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들의 분파 '캔더'
활동적이며, 용감하고 대담하면서 자유로운 사람들의 분파 '돈트리스'
마지막으로, 이웃에 헌신하는 이타적인 사람들이 모인 분파 '애브니게이션'
이 중에서 '애브니게이션'에 속하는 사람들, 즉 이타적이고 헌신적인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가진 것 은 나누며, 약자는 도와야 하고, 배려하는 게 미덕이라고 배웠습니다. 이기적이고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며 본인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배웠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세상을 살면서 왜 이렇게 나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일까요? 애브니게이션에 속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 와이프는 배려심이 넘치는 사람입니다. 그 엄청난 배려심에 이끌려서, 평생을 함께 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어서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알았습니다. 배려심이 많은 사람들은 상처를 많이 받는다는 것 을..
저는 내 삶의 중심은 내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지만, 그 배려도 내가 배려하는 게 더 좋다고 판단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절대로 어떤 이유에서든 내가 손해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나,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 도 하다못해 정서적으로나마 만족감이 있어야 합니다. 배려를 하는데 기분이 안 좋은 상황이거나, 이용을 당한다고 생각이 들거나, 상대방이 나를 배려하지 않는데 내가 배려를 하는 것 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배려심이 넘치는 사람들은 본인이 손해인걸 알면서도 상대방을 배려합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좋은 결론이 나오는 것보다 행여 안 좋은 결론이 나올까 봐 걱정합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받고, 상처 받습니다. 심지어 상대방이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진 말에도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고 상처 받습니다.
"앞으로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날 확률도 희박한 걸로 왜 고민하고 있는 건데?"
"아니, 그럼 아무런 생각도 안 하다가 막상 닥치면 어떡할 건데?"
"닥치면 그때 생각하면 되지. 그리고, 상황이 더 좋아질 수 도 있는 건데. 왜 사서 고생을 하고 있냐고~"
"나도 아는데, 어떡하냐고? 계속 생각이 나는데.. ㅠㅠ"
배려심이 많다는 건 분명 좋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자기만족으로 생활하는 저보다도 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 없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람이 어찌 나쁜 사람일 수 있을까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본인 같지 않기에 너무 많은 배려심이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을 설명할 때, 이렇게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사람은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저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야기합니다. 법 없으면 누구나 살 수 있다고, 오히려 법이 있으니 자신만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와이프에게 다이버전트의 분파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어떤 분파가 맞는 것 같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의외로 선택할 수 있다면, '애머티' 라고 합니다. 농사짓는 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 라는 물음에 그냥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어느 정도 납득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제 생각에 와이프는 천성적인 '애브니게이션'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물어보았습니다. 나는 어떤 분파가 잘 어울릴 것 같냐고? 했더니, 주저하지 않고 바로 '캔더' 를 이야기합니다. 제 생각도 저는 '캔더' 가 딱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와이프라서 저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본인이 배려심이 너무 많아서, 남모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 그 배려심 조금 치워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내가 되어야 합니다. 가끔은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이 되는 것 도 좋은 것 같습니다.
배려심이 넘치는 그대는 너무 좋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 배려심이 독이 된다면 과감하게 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대 한 명이 이기적이 된다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존감이 높아진다면 삶이 더 즐거워지실 것입니다.
그러니,
그대여,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함께 노래는 안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