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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희 Dec 12. 2022

혁신은 can이 아니라 must의 결과물

틈새 독후감: 언카피어블

    '이 산업을 혁신하겠다', '파괴적 혁신을 이루겠다'는 말은 사실 뭔가를 계획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말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 통렬히 깨달았다. 사업가적으로 기존의 틀을 부수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할 시간이 없다. 1개를 고치면 2개의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고, 트래픽은 매주 10%씩 성장하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계획을 논할 시간 따위는 없다. 이들에게 혁신은 선택지 같은 게 아니다. 혁신은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해야만 하는 일이다.


    예전에 어떤 글에서 (영상이었을 수도 있다) 성공한 제품의 리더가 이런 Q&A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 제품이 PMF를 찾았다고 확신했던 순간이 언제입니까?" 질문도 너무 좋았지만 대답이 더 좋았다. "매일 아침 제품에 대한 유저들의 욕을 읽으며 일어났고, 트래픽이 감당이 안돼서 여기가 터지고 저기가 터지고 난리였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됐구나." 아마 그 리더는 기존 시장에서의 PMF를 찾으려던 기업가가 아닌, 스퀘어처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사업가였기 때문에 이런 대답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전략'이라는 단어가 지극히 사후(事後)적인 수식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똑같은 일을 해도 잘 되면 '전략'이라는 타이틀이 붙고 망하면 'bullshit'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것 아닌가? 라는 삐딱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결국 일이 잘 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비즈니스 세계는 결과만을 가지고 이야기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저자가 말하는 "혁신 쌓기 전략"의 개념을 이해했을 때는 사전(事前)적으로도 유효한 전략이 존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덧. 사실 전략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애매한 게, 성벽 바깥의 사업가들에게는 이 전략 외에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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