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나한테는 남편이 생겼고 우리 집에는 큰 사위, 형부, 매형이 될 낯선 이 가 새롭게 가족으로 만나게 됐다. 지금의 남편은 소개팅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큰 기대 없이 나간 소개팅에서 내 남편이 될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둥글둥글한 얼굴에 선한 웃음과 따뜻한 인상을 가진 내 남편은 가족들에게도 첫인상이 좋았는지 부모님께는 인상만으로 1차 프리패스가 되어버렸다. 전형적으로 어른들이 좋아하는 관상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시끌벅적한 가족은 처음이라
30년 가까이 각자 살다가 앞으로 남은 인생은 '서로 잘 지내보자, 부탁한다' 하고 시작하는 게 결혼생활이다. 결혼은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 게 결혼 이후 각자의 가족들이 또 나에 가족이 되기 때문이다. 하물며 우리 부모님과도 30년이 되도록 싸울 때가 많은데 남으로 살아온 상대의 부모님과 부딪치면 어떻겠는가. 그래서 결혼이 어렵다고 하는 이유 중 하나인 거 같다.
연애 때부터 종종 서로의 가족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서로의 집안 분위기가 180도 달라 적지 않게 놀라고는 했다. 특히나 다른 집에 비해 우리 집은 가족끼리 뭉치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나의 우선순위가 가족임을 알기에 이런 나를 남편이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도 되었다.
하지만 이런 걱정과는 달리 결혼생활 1년 만에 지금은 남편이 먼저 본가에 올라가자고 말해준다. 나를 위해서 일지도 모르지만 나의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을 같이 좋아해 주는 배우자를 만나게 된 것도 나에겐 큰 행운이라 생각 든다. 무엇보다 이제는 나의 가족이 아닌, 우리의 가족이 되었다.
내가 선택한 가족
부모님과 동생들은 내가 선택해서 만난 사이가 아니다. 태어나보니 지금의 부모님이었고 살다 보니 자연스레 동생들이 생겼다. 하지만 남편은 심사숙고 끝에 내 선택으로 이루어진 가족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님의 품에서 살아온 세월보다 더 많은 세월을 함께 보내야 하는 가족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은 신중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게 너무나도 중요한 부분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이 부분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순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었다.
부모님이 서로를 선택하고 만나 우리를 낳아 가족을 만들어오신 거처럼 나 역시도 지금의 남편과 그런 삶을 만들어 가고 싶다.
아직 남편과는 2세 계획은 막연하기만 하다. 어쩌면 아이 없이 둘이서 남은 날들을 살아갈지도 모른다.
어떤 방향이 되었든 내가 선택한 이 사람과 함께 단단하고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가족으로서 오래도록 행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