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 현대인의 슬픈 이름

#4

by 빨간우산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과

무언가를 좋아하는 나 자신을 좋아하는 건

다르다.


그 둘은 겉으론 비슷해 보이지만,

속으론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호기심과 배움으로 가득 차 있지만,

후자는 허세와 자기 과시로 가득 차 있다.


전자는 대상을 가리지 않고 그것의 본질에 집중하지만,

후자는 세상에서 떠들어대는 대상의 명성과 이미지에만 집중한다.


전자는 경험하고 누리는 기쁨 그 자체가 목적이지만,

후자는 그것을 좋아하는 내 모습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춰질지가 중요하다.


전자에게 예술은 삶의 아름다움을 밝혀줄 빛이지만,

후자에게 예술은 나를 빛내는 액세서리일 뿐이다.


전자는 내가 본 것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있지만,

후자는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전자는 마음 깊은 충족감을 주지만,

후자는 아무리 탐닉해도 공허하다.


전자는 진짜지만,

후자는 가짜다.



타인이라는 거울에 끊임없이 자신을 비춰보며 스스로를 자신 안에 가두는 자, 그의 이름은 '나르시시스트'.

'전시가치'라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대는 현대인의 슬픈 이름.




#나르시시스트 #자기안에갇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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