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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의 하루 한 글

22년 5월 2주 차

by 재홍

카피라이터의 하루 한 글

주말은 쉽니다


19년도에 책을 한 권 내고 글쓰기를 오래 쉬었습니다. 3년 동안 결혼하고, 퇴사하고, 생애 최초로 백수로 살아보고, 유튜브도 찍어보고, 스타트업을 차렸다가, 망해도 보고, 결국은 재입대하듯 광고회사에 재취업했습니다. 적어놓고 보니 꽤 바빴네요. 하지만 글을 못 쓸 만큼 바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매일 열심히 쓰겠습니다. 그래도 주말은 쉬겠습니다.






좋아요 따위

신경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만...

좋아요 따위 신경 쓰고 싶지 않습니다만. 원래 "1인용 감성" 대신 출판사에서 제안했던 제목이었다. 아마 내 글에서 느낀 인상이 그랬나 보다. 하지만 나는 좋아요를 신경 쓰고 있었다. 분명 혼자 보는 일기가 아닌 대중적인 글을 쓰고 싶었다. 글을 쓰는 이유가 그저 자기만족이었다면 애초에 브런치라는 SNS에 올리지도 않았겠지.


그럼에도 남이 좋아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는 투로 글을 썼고 남이 좋아해 주기를 바랐다. 미숙하기 그지없었다. 돌이켜 보면 본심을 숨기려고 빙빙 돌려 말했기에 언제부턴가 글쓰기는 고통이 되었다. 이게 지난 3년간 글을 쓰지 못한 이유가 아닐까, 스스로 변명해본다.


이제는 내가 좋아했던 일을

다시 좋아할 수 있기를.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말을

누군가 좋아해 주기를.






솔직히 1쇄도

다 못 팔았습니다


한 방송인은 푸드트럭으로 핫도그 장사를 하던 시절에 사람 많은 곳을 피해 다녔다고 한다. 핫도그를 팔러 나왔는데 사람을 피해 다니냐며 비웃을 사람도 있겠지만 첫 번째 책을 낼 때 나도 비슷한 실수를 했다.


편집자는 '책을 홍보하기 위해 작가님들이 인스타그램을 많이 하신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강권하지는 않았다. 설령 그랬다 하더라도 난 할 생각이 없었지. 돌이켜보면 출판사에서 알아서 홍보해주겠지 정도의 안일한 생각이었다. SNS가 어색하다는 이유 하나로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피해 다녔다.


맛이 있든 없든

시람들이 판단하게 해야지.

아니, 무엇보다 맛은 보여 줘야지.






마스크

없던 오늘

하루하루가 소풍날 같던 오월 첫째 주, 아내와 함께 어린이날을 끼고 휴가를 냈다. 우리는 생각을 거치지 않고 제주행 편도권을 끊었다. 가성비 좋은 숙소를 하루씩 연장해가며,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 바다를 향해 걸었고, 배가 고파지면 버스를 타고 동네 식당에 들어가 적당한 밥과 맥주를 시켰다.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하고는 정오도 되지 않은 시간에 조금 쑥스러워하며 화이트 와인 한 병을 주문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 아내와 나는 여과 없이 오월의 제주 햇살을 들이마셨다.


실외 마스크 해제 후의 첫 휴가, 이번 휴가를 함께한 책은 유병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없던 오늘』이었다. 인스타그램 글쓰기를 고민하던 차에 업계 선배이자 작가 선배인 저자는 어떤 고민을 했을지가 궁금했다. 역시는 역시, 글을 읽는 내내 끄덕였고 감탄했다. 오늘을 꿰뚫는 시선을 따라 나의 글이 가야 할 방향이 보였다.






너라는

트렌드를 믿어


신기루라는 예명의 희극인 김현정은 최근 한 방송에서 보여준 솔직한 입담 덕에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는 게 마냥 좋기보다는 겁이 난다고 한다. 한두 번 웃길 수는 있어도 앞으로 계속 재밌게 할 수 있겠냐는 걱정 때문이다.


15년이라는 긴 무명 생활로 바닥난 자신감.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모를 텐데, 이 기회를 망치면 정말 여기서 끝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이해간다. 하지만 이날만을 기다리며 자신을 지켜온 당신. 자신을 잃지 말고 자신 있게 나아가길.


성공할 수 있는 모든 이유는

이미 당신 안에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매일 연재하고 있습니다.

@jaehong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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