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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일기장에 씁시다

22년 5월 3주 차

by 재홍

일기는

일기장에 씁시다


혼자 보려고 쓰는 글이 일기다. 취미 삼아 쓰는 글이라면 일기도 괜찮다. 하지만 업으로 삼고 싶다면 보는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써야만 한다. 쉽게 열리지 않는 문을 두드리는 건 지난한 일이다. 그래서 오늘도 애꿎은 키보드만 두들겨 본다.


남의 마음에 닿기 위해 두드리고

지우고 또 두드린다.






좋은 글과

좋아요 받는 글


좋은 글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반면 인스타그램에선 주관적 '좋음'이 객관적인 숫자로 보인다. 물론 그 숫자만으로 글의 가치를 판단할 수 없다.


예전엔 좋은 글과 좋아요 받는 글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좋은 글임과 동시에 좋아요 받는 글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멋진 문장을 써서 스스로 만족했다고 끝이 아니다. 남의 마음을 움직여야 진짜 좋은 글이며, 동시에 좋아요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연히 만난 내 글이

당신의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길 바라며.






어떤 문장은

인생을 바꾼다


내가 광고회사 카피라이터가 된 이유는 한 TV 광고 때문이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라고 해야 한다는 증권사 광고였다. 21년 전 광고라서 지금 보기엔 촌스럽다. 하지만 당시 사춘기였던 내 마음과 그 광고에 나왔던 문장은 격한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그 후로 TV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올 때마다 노트에 모셨다. 취업할 때가 되어 이런 광고 문장은 카피라이터가 쓴다는 걸 알았다. 여기까지가 나의 안타까운 광고회사 취업기다. 카피라이터가 된 후 셀 수 없는 밤을 새웠고 주말 출근을 했다. 하지만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만한 문장은 아직 쓰지 못했다. 다행히도 말이다.






책은

땔감이다


갓 마른 잉크의 신선한 냄새. 손때 묻은 책의 희미한 아몬드 냄새. 마치 사과 베어 무는 소리 같은 책장 넘어가는 소리. 이렇듯 종이책만 줄 수 있는 만족감이 있다. 이 디지털 세상에도 캠프파이어만의 감성이 있는 것처럼. 타오르는 장작을 오감으로 느끼듯 종이책은 오감으로 읽는 매체다. 그리고 나무엔 미안하지만 나무를 베어야 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영감에 불을 지피는

땔감이라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






몸을 쓰듯

꾸준히 쓰다 보면


글쓰기는 운동과 닮았다. 좋은 콘텐츠를 고루 섭취해야 하고 운동을 거르지 않듯 생각을 단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누구나 처음부터 100kg를 들 수 없고 1km를 4분대로 끊을 수 없다. 하지만 몸을 쓰듯 꾸준히 쓰다 보면 어느새 무거운 주제도 가볍게 다룰 수 있게 되고 생각은 더 잽싸게 달릴 수 있게 된다.


운동을 시작하기에 나쁠 때가 없듯 글쓰기에도 나쁠 때가 없다. 쓰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품어왔다면 지금이 바로 시작하기 좋을 때. 우선 쓸 수 있을 만큼만, 매일 조금씩 더 멀리. 저 어딘가의 결승점에서 모두가 당신의 글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JUST WRITE IT.




인스타그램에서 매일 연재하고 있습니다.

@jaehong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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