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0월 2주 차
3주간 여행하는 동안 거의 매일 여행기를 썼다. 종일 일정을 소화하고 나면 자정 무렵이었다. 너무 피곤할 때는 자고 새벽에 일어나 썼다. 마치 해외 특파원이 된 것 같았다.
무엇을 하든 글을 써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먹든 그를 통해 어떤 글을 쓸까 고민했다. 여행을 마친 지금은 여행기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데 해방감을 느낄 정도다.
그래서 글쓰기가 여행을 망쳤냐고 묻는다면, 오히려 반대다. 여행기는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써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여행의 매 순간에 더 집중해야만 했다. 그 덕에 휘발하려는 순간을 문장과 사진으로 선명하게 붙잡을 수 있었다.
충실한 여행을 바라는 이에게 여행기를 써보길 추천한다. 글솜씨는 상관없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당신이 그 글을 펼칠 때마다 당신만의 아름다웠던 순간이 거기 있을 테니.
‘있다’처럼 쓰임새가 많은 말도 없다. ‘쓰고 있다’처럼 진행 중인 동사를 보조할 때도 많다. 그런데행위를 진행하지 않는 동사를 보조할 때 문제가 생긴다.
도로는 말라 있는 상황이다 → 도로는 마른 상황이다
진행 중인 행위를 쓰고 싶다면 ‘말라 가는’이 정확하다. 단순히 마른 상태는 보조 동사 ‘있는’을 빼고 ‘마른’으로 충분하다.
낙엽으로 덮여 있는 길 → 낙엽으로 덮인 길
공원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나무 → 공원 한가운데 자리 잡은 나무
보조로 쓰이는 말을 덧붙일 때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보조가 도움이 안 되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
미라클 모닝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찾아온 아침형 인간에 대한 선망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 이상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잠들기 전에도 할 수 있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매일 일정 시간을 자기 계발에 투자하면 될 일이다.
미라클 모닝으로 성공했다는 사람의 비결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가 아닐지 모른다. 진짜 미라클은 눈 뜨자마자 침대를 박차고 일어서는 그 성실함 아닐까.
성실해야 성공한다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그럴듯한 성공의 비결은 계속 쏟아져 나온다. ‘성실’ 같은 뻔한 말보다 뭔가 특별한 비밀이 있다고 믿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당신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매일 연재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