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별 일 다 일어나지만 별 거 없이 편안하다. 아베 야로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심야식당>을 보면 이런 안도감을 갖게된다. 야쿠자와 오카마, 스트립 걸과 한 남자의 첩이 등장하고, 한 두줄로 설명하기 복잡하고 미묘한 사정이 매회 꼭 하나씩 밝혀지지만 음식에서 번져나오는 이야기는 울퉁불퉁해도 날카롭지 않다. 드라마를 연출했던 마츠오카 조지 감독이 다시 카메라를 든 <심야식당> 극장판 역시 마찬가지다. 드라마의 또 다른 에피소드에 불과한 이 작품은 나폴리탄, 도로로 밥, 카레라이스 등 세가지 음식으로 챕터를 나눠 서로 다른 드라마를 펼쳐낸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드라마에선 비쳐지지 않았던 공간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마스터(고바야시 카오루)의 집이 나오고,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듯 스카이 트리를 담고 지나간다. 하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의 스케일이 커진 건 아니다. <심야식당>은 여전히 사람들을 맞이하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위로 받는다. 밥을 먹고 튀었던 소녀는 심야식당의 직원이 되고, 헤어진 여자에게 집착했던 남자의 마음은 인연이란 이름으로 따뜻하게 포장된다.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나지만 별 거 없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세상 온갖 사연을 다 품고도 잡음 하나 내지 않고 어루만진다. 별 특별함 없이 사람 마음 편핟게 해주는 영화, 연출 역시 특별한 거 없이 평범하지만 원작의 힘을 그대로 잘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