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그들은 누구인가 생각하면
어쩌면 나같았다는 거

애써 힘을 빼고 하는 이야기, 설날에 하는 말 ➁

by MONORES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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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의 epok와,

부유하는 IKEA


한 달에 한 번, 또는 5주나 6주가 되어서 한 번. 머리를 하러 가는 날이면 지금의 내가 어떠하든 그 날의 일정을 따라 움직이는 내일이 있다. 애초 미용실이란 게 한 번 정해놓은 곳을 바꾸기라는 건 좀처럼 잘 있지 않는 일..이라기보다 어렵거나 힘들어지는 것이라 나 역시도 아마 2년 전 어느 무렵 우연히 방문한 곳에서의 인연은 지금도 계속되는 중이다. 마음에 드는 머리 스타일 몇몇을 고르고 정한 일 치고는 꽤나 오랜 가는 세월의 인연이고, 스치기만 해도 연이라는 말도 무색하게 본 적도 만난 적도 없으며 오직 감에 의존한 선택이 멋대로 시작해버린 날들의 2년 그리고 남짓의 시간이란 건 어찌보면 다분히 의도된 세월인지도 모른다. 다만 세월은 흐르고 오늘과 그 때는 여지없이 달라, 무언가가 어떻게든 같지는 않아서 나는 요즘 정말 미용실에 가기 위해 나서는 날이 달에 최소한 한 번은 있고, 그런 날이면 그에 관헤 다른 일상이 전과 달리 부재한 가운데 생겨나는 빈 시간은 또 어찌할 수가 없는 것이다.

https://youtu.be/GJC1p9PMk9k?si=CjjX0D03RGPMbG6I


달리 말해 미용실에 도착해 들어가지 않거나 못하고 있는 평균 대략 30분 정도의 시간을 소비하기 위해, 요즘 내가 찾는 건 도보 5분 거리 길변에 작은 입간판이 전부인 카페 에포크이다.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의 벨 에포크의 그 에포크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여튼간 미용실 가는 날에 잠시 머무는 에포크. 제법 그럴싸한 것도 같지만-카페는 중앙 계산대를 두고 앞과 뒤 쪽으로 테이블이 놓여있는 식이다.

하지만 미용실과 관련해서라면 또 무시할 수 없는 게 하필 유독 당일이 되어 별로 가고싶지 않은 기분이랄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기분 또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일인지라, 예로 집을 나서기 직전 거울에 비친 내가 제법 괜찮았다거나 반대로 나를 꾸미고 장식하는 일이 극도로 혐오적이게 느껴질 정도로 무력감이 바닥을 찍을 때와 같이, 실로 지난 2월의 초입 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 또 하필 일요일, 그 날이 내겐 꼭 그랬다. 버스를 타고 도착해 미용실 방향으로 걸어는 가면서도 기분은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게, 몸과 마음 행동과 감정이 괴리된 채 제자리만 맴도는 것만 같다. 내일을 예약했는데 오늘만이 이어진다.그런 불안감. 조금 후면 거울 앞에 가장 못생긴 얼굴을 하고 앉아 한 시간 가량을 앉아있을 텐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에포크 에포크.


[epok;]

서울 마포구 독막로 17-1 에포크

08:00~22:00


결국 카푸치노와 시나몬 롤을 주문하고 40분 즈음을 있었다. 밖으로 나와 담배를 한 대 태우고 카페를 나왔다. 그리고 미용실의 문을 열었다. 날씨는 기분을 더욱 움츠리게 할만큼 춥고 서늘했고, 하필 또 난 평소보다 하나 쯤 덜 입고있다. 머리를 한다는 건 뭘까. 에포크 에포크. 거의 몸과 마음이 분리된 채 일단은 정해진 일정대로 오늘을 움직이고 있었지만, 머리는 완성되었고 기분은 내내 지옥 같았으나 동시에 깨어있었다. 그리고 미용실은 얼마 전부터 예약 시트에 전에 없던 '라포 형성을 위한 스몰 토크 확인'이란 걸, 넣어 두었는데 뭐라고 체크했던지. 다만 완성된 머리를 보여주는 '그'에 난 뒷거울에 비친 나의 앞모습을 그제야 보며 이렇게 말했었다. '천재에요?' 아마 이후 더 몇 마디 쯤 대화가 오고갔고 마음이 패한 것 같지만 어쩌면 이겼던 기억. 에포크 에포크. [ Belle Époque ] 나폴레옹 전쟁과 제1차 세계 대전의 참혹함과 대비되는 유럽 대륙의 "황금기"로 회고적으로 명명되었다. '스몰 토크를 원하시나요?라 묻던 항목에 대한 나의 답은 설마 '네'였던가. 어쩌면 '아니오'가 아니었던가.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사람과 정해진 장소에 그 누군가의 황금기는 역시나 또 거친 소용돌이와 함께이고 거울 앞 모든 오늘은 늘 그렇게 공평했다.


https://www.mensnonno.jp/fashion/how-to-wear/715039/



소파를 파는 팬케이크,

스웨덴의 아침 맛집


スクリーンショット 2026-02-16 午後7.27.15.png 데님의 고장 오카야마 섬유 공장 '나이스 코포레이션'이 공방과 판매를 겸하는 Nice Corp Kojima Shop 오픈과 함께 자사 데님 브랜드 NCPRODUCTS를 론칭했다


대부분을 온라인 숍에서 대신하는 소비자이지만, 최근 일본의 이케아 매장에선 장시간 체재하는 그것도 학생 손님의 비중이 왜인지 점차 늘어난다. 이케아는 대체로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도심의 경우 콤팩트한 매장을 꾸려 운영을 하지만, 공통된 건 레스토랑도 아니면서 모닝 메뉴를 만들어 판매하고, 점포 내 곳곳엔 스웨덴 특유의 오리지널 미트볼이랄지 연어를 곁들인 식사 메뉴가 제공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구점이면서 레스토랑도 아니면서 말하자면 간편히 밥을 먹을 수 있는 자리가 곳곳 운영된다. 특히나 평일 저녁이면 쇼핑 겸 식사를 하러 나온 가족 단위 손님에 더해 노트북을 켜놓고 드링크 바에 앉은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음식점도 아니면서 하지만 음식점이라면 회전율을 급격히 떨구는 반갑지 않은 현상일텐데, 재미난 건 이에 대해 저지를 하는 사람도 근래 문제가 된 스타바에서의 자리 점유에 대한 경고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도리어 '장시간 체재를 환영'한다는 게, 곧 이케아의 입장이란 것이다. '저희는 그들 손님을 웰커한 기분으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이케아의 컨트리 푸드 담당 매니저 키쿠치 타케시가 하는 말. 요컨데 지금 현재는 음료 하나를 주문하고 드링크바에 반나절 기거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장래적 관점에서는 어릴 적의 좋은 기억을 가진 적극적 예비 소비자로서의 수용인 것이다. 특히나 지난 2024년엔 조식 메뉴를 리뉴얼하며 싼 메뉴는 100엔부터 형성되더 있으니 학생 지갑 사정에 이 얼마나 안녕한 사정일까. 더불어 회원에 가입한 상태라면 가게 오픈부터 1시간은 드링크가 무료로 제공되기도 한다. 말하자면 '미래의 수확'을 위해 이케아의 매장이 학생들로 붐빈다. 곧 '카공족'이 만연하다. 국내에선 고질적 자리 점유와 카페의 스터디룸화에 대한 문제가 연일 보도되는 분위기이지만, 매장 안에서의 오랜 체재라는 건 배타적 대상이 아닌 오히려 애당초 잠재적 소비로 이어지는 아마 가장 확률 높은 계기의 일환이다.


언젠가 그들이 장래에 혼자 살아가게 되었을 때, '학생 시절, 이케아는 오래 머물 수 있어 좋았다'라는 기억이 있다면, 자연스레 가구를 살 때 저희 것을 고를지 몰라요. 오랜 시간을 들여 팬이 되어주는 것을, 저희는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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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와 같은 오랜 시간 체재에 대한 환영하는 입장은, 본래 '이케아'가 가진 '먹을 거리'에 대한 진중한 태도와 가치가 결부되어 있다. 창업자인 잉그바르 칸프라드 씨는 1960년 스웨덴에 첫 점포를 개장했을 때 가게 문 앞에 서서 방문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커피를 나누어 주었다고 하는데, 그가 말하기를 '배가 고픈 고객과는 장사를 하는 건 매우 어렵다'고 했다 한다. 실제 쇼핑을 할 때를 떠올리면 무언가를 사기 위해 걷고 물색한다는 건 심신이 심히 지치는 일이고 곧 배가 고파지는 일일 수 있고 그렇다면 지근거리에 먹을 것 또는 장소이거나 환경이 갖춰져있다는 건 적재적소의 강점이 아닐 수가 없다. 나아가 고르고 산 물건이 옳게 골랐고 구매되었는지 중간 검토를 하거나 상황 파악을 위한 장소 또는 시간이 필요해지는 일이 필히 있고, 그렇다면 쇼핑을 잠시 멈추고 잠시 앉아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식당이란 건 여지없이 쇼핑에 필요한 장소가 되고만다. 그런 이유로 이케아 사내에서는 자사의 레스토랑을 '베스트 소파 셀러(최고의 소파 판매원)'이라 부른다고도 하는데, 그만큼 잠시 머물러 쇼핑을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장소 시간)란 총체적, 단일 상품이 아닌, 쇼핑 전체의 통합적 경험을 완성하는 가장 중요할 지침의 자리인 것이다.

그래서 이케아의 매장 구성은, 대형 점포의 경우 레스토랑을 쇼룸(가구 전시 에리어)와 인테리어・생활 잡화 매장 및 식품 창고 사이에 둔다. 이를테면 가구를 고르며 매장을 한 바퀴 돌다 지치고 배가 고파지는 타이밍 즈음, 레스토랑이 나타나는 식의 동선이다. 더구나 계산을 마친 뒤에는 집에 돌아가서, 쇼핑을 하느라 지친 터라 식사 준비가 곤란해질 경우를 고려해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미트볼과 같은 레트로트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말하자면 쇼핑의 엔딩, 종반에 이르기까지 매장과 고객의 관계를, 그 안에서의 동선을 함께 사고하고 있는 식인데, 키쿠치 씨는 '마지막에 웃는 얼굴로 돌아가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댜'고 이야기한다. 앞서 언급한 학생 손님들의 미래적 수확과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그에 더해 같은 식품이라 해도 테이크아웃과 레스토랑 이용 에리어는 구분되어 있고, 다소 비효율적이지만 단지 각각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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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마, 이건 사람에 관해서도 비슷하지 않을까. 당초 가구란 제품이 갖는 십 수년 세월을 생각하면 지금 당장의 과도한 사용이란 건 넌센스, 무의미한 셈법일지 모른다. 각자의 서로 다른 용무와 필요에 대해 매장이란 건 그 나름의 쓸모를 궁리하고 시간을 들여 세대를 넘나들며 그렇게 유지되는 법이다. 오히려 매장의 쓸모는 여태 잘 모른 채 여태 미봉된 커피 봉투마냥 유지되고 있는 건 아니었을까. 이케아의 바로 이러한 다분히 관용에 대해 일본의 한 필자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극도로 합리적인 끝고 맺음이라 설명했다. 당초 가게에서 사람을 머물게 할 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란, 사거나 사지 않거나 양자택일. 그렇다면 도리어 머물게 하는 일이 더욱 내일로 이어진다. '주말 피크 타임 대에 혼잡을 방지하기 위한 배려를 요청하는 일은 있지만, 외 시간대에 관해서는 드링크바 이용만으로 몇 시간이든 머무는 사람을 제한하는 일은 없어요.' 키쿠치 타케시 매니저는 다시 말한다. 새삼스럽지만, 오프 가게의 '居場所, 편히 머물 수 있는 자리의 제공'이란 건 오직 그곳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매장은 집을 나선 하루를 어쩐지 대변하는 場었을까.


https://toyokeizai.net/articles/-/933587?displa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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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VOGUE 등 10여 년 잡지를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도쿄의 시간 기록자들', '때로는 혼자라는 즐거움' 출간. 사람, 그리고 문화에 대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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