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 모래바람 잠들고 사막의 밤은 적막한데
별들이 나에게 말을 거네
무엇을 찾아 여기까지 왔는가
무엇이 그리 고통스러운가
파도같은 붉은 눈물
별들마저 숨죽이게 하네
내가 좀더 일찍 사막을 알았더라면
신기루같은
오아시스를 찾아 헤매지 않았을 것을
사막에서는 모든것을 버려야 살수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네
낙타도 아는 것을
사막을 견디는 힘은 낙타의 등에 달린 혹에 있다는 것을
가끔씩 토해내는 낙타의 긴 날숨 하나면,
낙타 한 마리 곁에 있으면,
족하다는 것을
이제 사막을 건너 가려 안간힘을 쓰지 않겠네
낙타처럼
고통에 정직해야 겠네
부러질듯 가느다란 긴 다리로 등에단 혹을 버텨내는
낙타의 그것을 닮아야 겠네
수도승처럼 고개숙인,
홀로 고독한 낙타가 되어야 겠네
별빛 쏟아지는 종려나무 무성한 오아시스 보다
나는
숨 막히는 한낮 사막의 태양에 길들여 져야 하네
천년동안 하늘을 향해 두팔벌려 기도하는 여호수아나무(Joshua tree)
그늘도
하늘에 창을 겨눈 선인장 속 목축일 수액 한 모금도
필요치 않네
해가지면 등 기댈 낙타의 혹이면 족하리
먼 옛날
신이 가져간 늑골 사이로
스며드는 사막의 새벽
찬 바람 막아줄 낙타면,
가시 돋친 낙타풀 드문드문 피어난 곳이면
이제
종려나무 우거진 오아시스는
찾아 헤매지 않겠네
사막에 길이 없다는 것을 아네
길이 있을리 없네
낙타는 그것을 안다네
그래서 낙타는 사막을 떠나지 않는다네
삼천사백 사십년전
길을 찾아 모세는
40년을
광야에서 헤매었다네
사막에 길은 단 하나
하늘로 열린
하늘 길
모세가 찾아냈다던
그 길 하나 뿐
나는 또 다시 광활한 모래바람 속을 걸어가야 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