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어쩌다 정말 우연히 알게 된, 브런치 작가님의 소설이다. 어떤 경위로 알게 되었는지 조차 모르겠지만, 일단은 신인작가라는 공통점에서 오는 동질감에 이끌림이 강했다. (필자는 그랬다...) 그러던 중, 서평을 요청하는 글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받아버렸다.
일단, 이렇게 실제 작가님에게 직접적으로 서평 협찬을 받는 것은 처음이다. 일단, 특별히 직접 요청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책은 있고, 정말 서평을 대가로 책을 협찬받더라도 전혀 꾸밈없이 서평을 쓰는 것이 모두를 위한 일이라는 주의기 때문에, 혹여 작가분께서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마음에 그런 적도 없거니와, 이번에도 메일을 보내기 전에 몇 번을 망설였는지 모른다.
게다가 필자가 무슨 전공자라거나 저명한 평론가도 아닌 주제에 비평(비난한 적은 없다고 자신한다.)을 한다면 인터넷에 떠도는 악플과 다를 바 없이 느끼실까 봐 걱정되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서평 협찬을 받은 것은, 위에 말한 동질감과 같은 것이었다. 책을 세상에 처음 내보인 작가들 모두가 분명 동감하겠지만, 알량한 인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독자들이 내 글을 읽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책의 다음, 그리고 그다음 글이 독자에게 보여질 때 더 완벽한 모습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지금까지 '혼'을 읽고 서평을 남겨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면서도 조금은 서운하다. 일단 읽어주신 점과 과찬을 해주신 것에 감사하고, 아마 마음에 있을 조금의 빚 혹은 선한 마음 때문에 비평을 하지 않으심이 서운하다. 이런 내 마음과 박희종 작가님의 마음이 아마 같을 것이라고 '추측'한 것이다.
무채색의 인간이 화려하게 덧칠해지는 이야기
준호는 이름만큼이나 평범한 삶을 사는, 이렇다 할 꿈도 없고 재능도 없이 성실함만을 갖춘 젊은이다. 그런 성실함은 적금으로 이어졌고, 적금은 거금으로 완성되자, 타운하우스라는 부동산으로 귀결된다.
그 타운하우스, 그것도 바로 옆집에 희대의 밴드 아티스트, 트러스트의 메인 강하준이 살고 있었다. 게다가 그의 음악에 팬인 준호와 그런 준호에게서 자신의 과거를 느낀 강하준은 금세 친해지고, 그 주변인들과도 친해지게 된다.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준호는 하준의 사랑과 이별, 인생과 자녀(?)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기존의 무채색의 삶도 함께 정리하고 기존의 삶과는 전혀 다른 '고수'같은 삶을 그냥 꿀떡 집어삼키기로 결정한다.
상투적이라도 식상한 것보다는 낫지
우선, 필자는 책을 다 읽는 데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다. 상당히 문맥이 부드럽다. 읽는데 크게 걸리거나 껄끄러움이 없다. 거기에 친구 민석과의 대화는 충분할 정도로 유머러스하면서 일상의 대화를 옮겨놓은 듯 자연스럽다.(분명, 작가에게 그런 친구가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이 후루룩 책이 읽히게 만들기는 했지만, 노래 가사 역시 한몫 단단히 했다. 어느 분의 서평을 미리 봤었는데, 그분 말씀이 참 적당하다. '이런 식으로 분량을 채울 수도 있겠다.'
필자가 음악에 문외한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단 소설에서 어떤 음악을 차용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일단 개인적 취향임이 확실할진대, 글은 '문자'로 이뤄진 작품이거니와, 음악을 차용하는 경우 그 음악을 모르는 독자는 절대 그 부분에 대해 공감할 수 없다는 맹점이 생겨버린다.
게다가, 현실에 없는 그룹의 현실에 없는 노래를 이렇게 여러 부분에서 차용하다 보면 독자는 쉽게 지루함을 느끼거나 '간주 점프'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필자는 간주 점프보다는 템포 올림 쪽이지만.) 차라리 곡 전체에 대한 가사보다는 조금 더 임팩트 있고 흐름 상 내용을 압축한 듯한 부분을 일부 인용하는 식으로 하는 게 낫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꽤나 상투적인 스토리라인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인정할 것이다. 평범한 주인공과 대스타와의 우연한 만남. 급격히 가까워지는 둘 사이와 급변하는 주인공의 (부러운) 인생. 필자는 처음 강하준이 거의 모든 가구 및 인테리어와 가전 등을 다 채워주는 장면에서 부러움과 함께 견적이 궁금했다. (속물스러운가... 하지만 속물이 맞기도 하다.)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약간, 드라마틱한 스토리라인이다. 연식이 오래된 독자라면 아마 알겠지만, 솔직히 거의 3/4 지점에서 필자는 이런 생각까지 했다. '설마, 꿈이라거나.'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하지만 필자가 몇 번 이야기했고, 이미 세계적 석학들이 말한 바와 같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 웬만한 창작물은 이미 완성이 되었으니 결국은 변형과 표절과 이용과 인용과 각색과 개정과 번역 등등의 어느 한 경계에 모든 창작물은 걸려 있는 것이고, 상투적인 스토리라인이라도 결국은 어떤 배우가 어떻게 연기하고 어떤 대사를 치냐에 따라 드라마의 성패는 확 갈린다. 그런 면에서 보면 쉽게 잘 읽히는 소설이라는 것은, 상투적 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식상하지는 않다는 반증이겠다.
개인적으로 차라리 이 소설 내용 전체적으로 조금 더 '강하게' 각색한다면 요즘 트렌드인 웹소설의 형식으로 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정말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스타의 등장이란 부분에서 팬픽의 성격을 적극 활용 가능하므로 독자층 확보도 가능할 테니까.(저작권에 대한 부분은... 연상만 할 수 있게 하면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