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 : 감춰진 이야기 #1

엄니의 편지

by 히르군






아가. 오메. 내 아가.

엄니가 그라믄 안 됐다. 그려. 엄니는 그라믄 안 되는 것이여.

그란디 으짜겄냐. 어미도 어미가 되기 전에 미련한 사람인 것을. 짐생인 것을.

너가 나기 전에는 얼매나 사람들이 부러워 했었능가 모른다.

배가 남산만 한 것이, 대장군감이라느니, 분명 쌍둥이라느니, 마을에 복이라느니.

러움을 산 마당에, 엄니는 속아지 없이 실실 웃었다.

그란디, 어느 날, 배가 차드란마다.

오메메. 여보쇼, 아부지. 배가 땡땡한 것이 얼음장 맹키로 차단 말이오. 어짠다요. 어짠다요.

그란디 이 화상은, 그런 나를 두고, 배를 곯고 있는 니랑 나랑, 니 동생도 두고,

다른 사람 배 불린 담시로, 아니, 배부른 놈들 밥그릇 뺐겄다고 가부렀다.

배는 갈수록 땡땡하니 어쩌다 닿는 손이 화들짝 놀랄 정도였다.

근디 또 묘한 것이, 다른 쪽은 뜨듯한 것이 아랫목 마냥 뜨겁더란마다.

지금도, 그것이 넌지, 니 동생인지 모르겄다만,

중한 것이 뭣이다냐. 그때는 몰랐다만, 인자는 나도 알겄다.

죽은 것이 차제, 산 것이 아무리 사악하다고 그리 차겄냐. 니는 따쉈단 말이여.

미안하다. 미안혀. 내 새끼, 서삼아.

그라고 따숩던 니를, 그라고 차게 봐서 미안타.


엄니가 무지렁이에 이리 못난 엄니여도, 다 안다. 암, 알았제.

니가 나 멕여 살리겠다고 이리 저리 손 댄 거, 다 안다. 그라고 미안시랍다.

인자사, 나도 알겄다.

서삼아. 인자 그만 하자잉.

인자 나도 그깟 밥 없어도 되고, 비녀도 없어도 되고, 비단옷도 다 소용 없응게,

인자 그만 하자.

인자 그만 다 놓아불고, 언능, 어여 엄니한테 온나.

엄니 뱃 속에 그 차던 것이 너겄냐, 니 동생이겄냐? 그것이 중하냐?

언능 온나.

니가 만년빙하 멩끼로 차다손 쳐봐야, 뜨거운 내 속에 자랐응게.

어서 이리 온나. 나기 전 맹키로, 다시 안아 보잔 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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