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을까.

by 히르군
이렇게 뒤통수가 나온 사진도 있건만, 부크크는 굳이 정면 사진을 업로드했더라...


저는 관종은 아닙니다만.


나도 그냥 평범한 사람이긴 하다. 앞에 나서기는 싫다. 하지만 주목은 받고 싶다. 대부분 그렇지 않나? 게다가 ‘말을 잘한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마당에 내가 나가서 춤을 추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나. 두둠칫. 바운스, 바운스.

하지만 토마토는 내가 크게 나대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처음 방송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상당히 고민했다. 특히나 고민이 깊어진 것은, 이 방송 출연이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어서다. (일단 토마토는 자신이 '구경'을 가는 것으로 허락했다.)

일단, 이 촬영이 내가 주인공이냐 하면, 그건 아니었다. 부담이 없다. +1점. 독립출판 혹은 자가출판에 따른 POD 출판 시스템에 대한 촬영일 것이라 생각했다. (제의를 받고 프로그램을 여러 번에 걸쳐 본 결과 확신했다. 절대 내 이야기만으로는 12분을 찍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빼어난 외모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따로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수많은 자가출판 작가들을 내가 무슨 자격으로 대표할 수 있을까? -1점. 내가 뭐라고. (방송 출연 소식을 전하자 동기 형님이 적극 만류했다. '너와 나는 브로-드 캐스팅에 적합하지 않은 외모의 소유자들이란 말이다!!!)

그런데, 어쨌든 브로-드캐스팅인데, 책 홍보효과를 무시할 수 있을까. 앞서 말했지만, 내가 책을 팔아서 빌딩을 세울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물론 내가 투자한 노력의 댓가는 이미 정식 출간이라는 몇 갑절의 결과로 보상 받았다. 하지만 부크크는?


결국 내가 출연을 결심한 것은, 초짜 작가인 내 소설을 선택해서 세상에 다시 한 번(POD 한 번, 정식 출판 한 번) 내어준 부크크 때문이다.

부크크가 자선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내 책에 투자한 것이 있는데, 속된 말로 본전치기라도 하려면 내가 뭐라도 보탬이 되야하지 않을까.

촬영 현장에서 대표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출연 결정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텀블벅 같은 플랫폼 글들도 검토는 해봤습니다. 하지만, 저희 취지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은 작품들을 출판하는 것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작가님들의 작품을 발굴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입니다.’ (뭔가 매우 각색된 것 같지만. 내용은 오차가 없...)


그렇다. 내가 첫 주자인데, 대박은 아니더라도 피해는 주지 않아야 다음 작품, 다다음 작품의 출간이 약속될 것 아닌가. (안 그래도 다음 작품인 ‘달에서 내려온 전화’ 표지가 겁나 이쁘게 잘빠졌던데. #글지마 작가님 파이팅!)

고로, 이 긴 글의 요지는, ‘전 관종은 아닙니다.’ (궁서체가 미지원이네...)




작가님. '노력해보겠습니닷~!!'은 주겠다는 약속이 정녕 아니었단 말씀입니까.


역시, 방송의 묘미는 쪽대본인가


결국 방송을 결정하고는 내내 흥분에 차 있긴했다. 아무래도 삶에 이벤트 아니겠는가. 이벤트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이 사고라니, 방송사고라면 그 역시도 재밌을...

허나 문제는, 분명 내가 본인 스스로 계획형 96%의 인간임을 말했지만 작가님은 예상 질문지를 주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오, 마이갓.

현장에서 심지어 쪽대본 같은 것도 없었다. 그저, 촬영 직전 피디님이 주신 질문지만이 내 손에 쥐어졌다. 약간은 예상했던 질문들이라 어느 정도는 구상한 답변이 있어 겨우겨우 답변을 하긴 했다. 뭐, 더 큰 문제는 피디님의 질문 마저도 질문지와 똑같지 않았다는 것.


유느님이 왜 그렇게 '방송국놈들!!'이라고 외쳤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어버버버버.' 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꿈 꿨던 멋드러진 달변가의 모습은 찍히질 못했다. 중언부언. 한 이야기 또하고 또하고... 반복된 미사여구들. 멋져보이고 싶은 욕심에 너무 과도한 수식들만 주절거린 것 같아서 촬영 후에 후회가 밀려들었다.


아, 방송국놈들!!!


혹시, 방송 출연을 하게 되신다면, 필히 대본을 달라고 몇 번 말씀하시길. 물론 저는 조연인지라... 중요도가 낮아서 그랬을 수도 있고... 정 안되면 편집할 대상이라서 그랬을 수도.. ㅠ


편집자님도 처음이라시더니 잘했다고 칭찬해주시고, 피디님도 잘 하시는데요?라고 했지만, 역시나 편집의 어두운 기운이 스멀스멀... (그래서 여기저기 주변인들에게 방송예고를 못하고 있음...)





어쨌든, 언더그라운드 작가님들, 파이팅!


거의 혼절의 상태에서 주절거리긴 했지만, 제 말의 요지는 이랬습니다. (그랬을 겁니다.)


- 책을 쓴다는 것, 그 이야기가 종이로 구성된 물체로 내 손에 실제 잡히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 일단, 대형 출판사의 거절을 받더라도, POD를 통해 꿈을 이루고나서 기회를 엿봅시다.

- 저와 같은 행운을, 모든 자가출판 작가님들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목적이 브랜딩이든, 인세 대박이든 나만의 이야기가 책이 되는 것은 기적입니다.


'언더그라운드 작가'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습니다. 얼핏 듣고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메이저 출판사의 선택은 그들이 메이저인 이유로,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더욱 자본주의의 영향이 강하게 미칠 수 밖에 없겠죠. 결국, 저처럼 초짜 신인 작가의 글이거나 비주류의 글이거나 트렌드에 안 맞는 글이라면 선택 받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제 글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빼어난 글이라도 일단 시장성을 우선으로 보는 것이 사실이죠.

그런 작가들의 수요를 위해 POD출판이라는 시스템과 독립출판이라는 방식이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언더그라운드라는 단어를 비하라고 느낄 분도 계실 수 있겠지만, 음악이나 예술계, 체육계에서도 통용되는 단어가, 출판계에서는 이전에 쓰인 적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책을 쓴다는 것이 매우 특별하고 고차원적인 활동이기에 등단이라든지 베스트셀러 작가나 교수같은 식자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즉, 일반인은 할 수 없는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언더그라운드라는,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 분야였던 것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제 그런 단어가 일상적으로 쓰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자가출판과 독립출판, 그리고 대형 유통 서점이 아닌 독립서점들의 일반화를 통해서 자본주의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닌, 개개인의 이상과 자아실현을 바탕으로 독자들의 개별적 욕구에 부흥하는 새로운 책의 세계. 그 세계를 만들어 갈 사람들이 바로 우리, '언더그라운드 작가들' 아닐까요?

(앞에 '내가 뭔데 대표?'라고 해놓고는 이러고 있네...)




주저리주저리 했지만, 결론은,


1월 29일(토) 밤 10시

EBS 2TV 직업탐구 별일입니다

많은 시청 바랍니다. ^0^


그나저나. 책 홍보도 그렇고. 왜 너무 빨리 하게 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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