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냐!라고 외치면서, 공정한 보상은 바란다.
나 역시 저 MZ세대 중 하나다. MZ세대가 유치원에 다니고, 학교를 다니고 군대에 갈 때만 해도 이렇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지는 않았다. 될 리가 없지. 기득권은 아직 사회에 영향력이 없는 사회층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으니까.
게다가 10여 년 전이라면, 애초에 정치에도 관심이 없고 그저 '먹고대학생'이라며 놀기나 하는 MZ세대는 더욱 논외의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들이 사회의 주요 원동력이 됨과 동시에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갖고, 정보통신의 발전(특히나 SNS라는 기형적인 의사소통장치)을 배경으로 전반에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하자, 온통 'MZ세대'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뭐라고 외치는가. 솔직히 난 MZ세대라고는 하지만 80년 대 초 태어났으므로, 엄밀히 낀세대에 더 가깝다. 하지만, 기성세대라고 하기에는 사회적 지위나 나이 역시 애매하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보는 그 외침들, 사회에서 'MZ! MZ!' 하는 아우성은, 약간 '우쭈쭈'의 느낌이다.
'90년생이 온다'역시 그런 기분이었다. 물론, 내가 사회생활을 하고 후배들을 맞이하면서 그들의 특성에 대해 뭔가 통계적이고 수치적인 데이터와 철학적이거나 사회현상적인 측면에서 설명해주었다는 점에서는 매우 후한 점수를 준다. 하지만 문제는, 그 책 역시도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서술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 역시, 기득권을 대표하는 '교수'라는 계층의 저자가 집필한 만큼 그 특이점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물론, 어디 논문이나 연구보다는 다른 책이나 기사 등의 자료를 더 많이 사용했고,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리서치나 인터넷 자료를 더 이용한 점에서는 조금 더 다가가려 했다는 노력으로 느낄 수도 있지만, 실상 내용을 보아하니, '90년생이 온다'와 판박이다. 결국은 기성세대가 본 MZ세대가 원하는 '공정한 보상'에 대한 이야기다.
일단 저자가 경영학 교수이니 만큼, 회계학과 경영학, 그리고 실제 경영 사례에서 오는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공정한 보상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 이의제기 사태에 대해서는 회사의 자본 투하에 따른 실 이익률과, 그에 따라 회사가 '가능한' 성과급 지급량을.
블라인드 면접의 시행에 따른 '운'의 소거를 통한 공정함의 실현과 계급, 지위에 따른 업무의 성격 차이와 그에 따른 급여의 차이 발생. 그리고 업무의 성격에 따른 성과의 지급 차등과, 그에 따른 기업 성과의 시너지 발생 차이 등.
나는 일단, 이 사회에서 MZ세대들이 원하는 공정에 대한 정확한 의미는 심정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겠다. 아무래도 염세주의자인 나로서는, 애초에 '공정'이라는 것 자체가 실현 가능하기는 한 것인지 의아스럽다. 그리고 애초에 실현 가능하지 않은 것을 목소리 내어 원하는 것은 잠꼬대와 같다.
그 분노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나 역시도 이 사회의 부조리와 정의롭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늘 분노한다. (이러다 쓰러질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 분노가 방향을 잘못 틀어버리거나, 대상이 어긋난 것 같다는 생각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말하는 공정한 보상과, MZ세대가 말하는 공정한 보상이 같은 맥락인지 조금은 의아하다. 매우 시의적절한 타이밍에, 전혀 트렌디하지 않을 내용이 편승할 수 있는 시대에 이 책이 출간된 것은 맞지만, 단순히 기업의 경영과 그 기업의 부속으로서 직원인(일) MZ세대 간의 불공정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면 이 책의 방향은 잘못되었다.
왜냐하면, MZ세대가 이 책을 읽는다면 '그래서, 이해하라고?'라는 반응이 나올 확률이 높고, 기업 경영진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래서, 그런 것이지.'라는 반응이 나올 것 같기 때문이다.
난 애초에 '공정'이라는 환상을 믿지 않는다. 애초에 타인과 사회를 이루고 산다는 것 자체는 나와 타인의 욕구가 상충한다는 것이다. 과연 자신의 몫만 받고 만족할 수 있는가? 그것이 MZ세대의 기본인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MZ세대라도, 그들 역시 인간이니까.
특히, 자본주의 하에서 우리가 경제적 성취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다면, 더 어려워진다. 책에서 처음 예를 든 성과급이 그러하다. 개개인의 노력이 모여 기업의 성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조직이라는 것이, 100명이 각각 1씩의 노력을 한다고 성과가 100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일에는 시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모두 1씩의 노력만을 했지만, 성과가 200이 발생한 경우, 초과 달성된 100은 누구의 몫인가.
근본적 노동력의 제공과 자본적 투입의 가치는 무엇을 더 크게 봐줄 것인가. 초과 달성된 것이 자본이 없이 가능한가. 혹은 노동력 없이 가능한가.
혹은, 태생적인 것까지 '운'으로 취급하고 소거해야 한다면, 어느 선까지를 각자의 노력으로 보고 보상해야 할 것인가. 그 기준은 누가 정할 것인가. 반대로 개인의 운마저도 개인의 노력 혹은 자신이 투자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여 보상을 원한다면, 그것은 불공정인가.
난 MZ세대가 외치는 '공정'의 의미가, 이 책에서 말하는 단순히 '보상'의 의미만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물론, 저자는 자신의 전공인 경영학의 위주로 MZ세대가 원하는 공정을 설명하고자 회계와 경영 분야의 통계와 자료로 분석했을 것이다.
하지만 공정한 보상이라는 것이 단순히 노동의 대가에 따른 급여의 성격으로만 기술되면서, 경영 측면의 서술이 주를 이뤘고, 회계학이나 경영학이 그렇듯, 개인적 소감은 '기업의 측면'에서 서술된 부분이 많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일부 과도한 '학교 경쟁'에 빠진 MZ세대들을 일반화하여 MZ세대가 공정을 원하는 것이 그동안 거의 습관화되어버린 능력주의에 대한 반향적 성격이라고 규정하거나, 교육환경이나 타고난 지능, 태어난 지역 등 마저도 '운'으로 치부해서 블라인드 면접에 대해 설명한 내용. 인센티브를 결정권자에게 줬을 때, 노동자보다 더 큰 효과가 나타났다는 자료, 기본 급여를 제외하고 거의 성과급으로만 지급했을 때 기업의 사례 등을 제시한 것은 저자 스스로가 '기성세대의 눈'으로 MZ세대를 보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물론, 학자이니만큼, 모든 사례들을 개별 사례로 보기보다는 대표적 사례를 범주화하여 규정하는 것이 기본적 분석의 틀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시기'에 출판되었으니 만큼 그래도 MZ세대를 어루만져줄 한 마디라도 들어있었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강하다.
하지만 경영이나 회계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노동자와 자본, 그리고 경영진의 입장과 시스템에 대해 서술해 놓은 만큼 관련 전공자 거나 경영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교양서적으로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본 서평은 서적을 증정받아 작성하였으며,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로 적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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