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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엇을 물어봐야 하죠?

인터뷰 볼 사람이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by jaycoach


구인공고를 냈다.

그렇다면 당장 막 10명씩 100명씩 지원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메일함을 열어보고 또 열어 봐도 수신된 메일은 0이다. 이렇게 찾아보고, 저렇게 찾아보고 아는 사람의 몇 다리 걸쳐 아는 사람까지 동원해 겨우 인터뷰를 진행할 사람 몇 명이 생겼다.


이제 이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인터뷰에서는 뭘 물어봐야 하죠?



그간 interviewee로 답한 질문들이 뭐가 있는지 떠 올려봐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 종종 스타트업이나 작은 조직의 장들은 본인이 인터뷰를 본 경험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냥 동아리 모집할 때처럼 인터뷰하면 되나?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당연히 그간의 경력과 이직의 사유들을 물어보고 그 이후에는?


어떤 경우에는 업무 경력을 물어보는 것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 회사와 잘 맞는 사람인지 알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저 사람은 보기에만 저렇게 착해 보이는 건가? 저렇게 착해서 프로젝트를 시간 내에 진행할 수 있을까? 싫은 소리는 할 수 있을까 없을까?


몇몇 아주 관찰력이 좋고 타인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얼굴만 보고, 악수만 해보고, 표정을 보고 그 사람을 알아내기란 어렵다. 이력서를 아무리 읽어도, 포트폴리오를 아무리 봐도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그가 입은 옷과 걸음걸이만으로도, 악수 한 번만으로도, 눈빛만 봐도 그 사람에 대해서 대충은 알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특수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한번 만나서 그것도 1시간 정도 시간 안에 그 사람에 대해서 파악하기는 어렵다.


소개팅을 아무리 많이 해도 연인이 안 생기는 이유와 비슷하다. 때로 걸어오는 모습만 보고도 반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가장 우선은 그간 경력에 대해서 물어본다. 회사가 필요한, 원하는 경력을 가졌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아직도 여전히 사람들은 이력서에 적힌 것보다 말로 자신이 했던 일들을 더 잘 설명한다. 서류로는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 그다음은 이직의 이유를 묻는다. 이직의 이유들을 물어보는 것은 우리 회사에서도 같은 이유로 또 이직하게 되지 않을지를 확인해 보려고 하는 것이다. 이제 이건 지원자들도 다 알고 있어서 답을 이미 가지고 있다. 이 회사가 더 나은 것 같아서요. 가진 경험을 옮긴 회사에서 어떻게 적용해서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묻는다. 이력서에 허위 사실은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그다음이 문제다. 경력의 내용만 가지고 이 사람이다 아니다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조직마다 가지고 있는 인력 채용의 이유도 다 다르니 그 부분에 맞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답이 정해진 질문을 최대한 피하고 구체적인 상황을 만들어서 질문을 했을 때 나오는 답이 내가 원하는 답인 경우가 많았다.


새로운 일을 맡겨야 하는 사람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도전 정신은 있는지를 묻기 위해 도전 정신이 있으세요?라고 물어본다면 100% 다 있다고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길에서 지도를 보면서 고민하고 있는 외국인이 있을 때 먼저 다가가서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어본 적 있으세요? 물론 대부분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와 비슷한 경험이 혹시 있으세요?라고 다시 한번 되물어 본다.


조직에 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팀장의 의견에 잘 따르는 편인가요?라고 묻기보다는 클라이언트 미팅을 팀장과 함께 갔는데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내용에 대해서 실무자 입장으로 받아 드릴 수 없는데 팀장님이 고개만 끄덕이고 있다면 당신은 어떠한 행동을 취하겠는가?라고 묻는 건 어떨까? 이 대답을 들어 보면 그 자리에서 행동하는 사람인지 일단 다 들어보고 나와서 이야기하는 사람인지,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 등 몇 가지 사항을 알아볼 수 있다.


인생의 어려웠던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보다는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갔나요? 가 어떨까? 경험상 한국 사람들은 대학입시가 정말 어려운 경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 질문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원하지 않은 결과를 받았을 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인생의 어려웠던 경험에 대해서 가족의 죽음을 이야기한다면 인터뷰어도 뭐라고 피드백을 해야 할지 어렵지 않은가?



인터뷰 질문의 포인트는 '문제 해결을 어떻게 하느냐'이다. 대답을 통해 이 사람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어떻게 하는 사람인지를 알고 싶은 것이다. 그게 신규 프로젝트 개발이든, 커뮤니케이션이든, 사람을 채용하는 일이든. 그 해결 방안을 통해서 이 사람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람이구나, 추진력이 좋은 사람이구나, 꼼꼼한 사람이구나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한 질문을 적다 보면 소설을 쓰고 있는 느낌이 들겠지만, 그런 질문들이 파악하고자 하는 부분들을 더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이런 질문들을 만들려면 인터뷰를 보기 전에 지원자의 이력서를 꼼꼼히 읽고 질문을 미리 생각해 봐야 한다. 너무 바빠서 이력서를 볼 시간이 없었다면 채용할 의지가 정말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외에도 인터뷰에는 누가 들어와야 하나? 안내는 누가 하나? 인터뷰 때 회사 굿즈를 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작은 부분들이 기업의 이미지가 되니 인터뷰이가 오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면 작은 디테일들에도 신경을 쓰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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