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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도 브랜딩입니다.

왜 JD를 잘 써야 하나요?

by jaycoach



지난 글 이후로 이어지는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작가의 서랍에는 적어도 3편 이상의 글이 들어 있는데 대부분 반쯤 쓰다 말았습니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JD 쓰는 방법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왜 JD를 잘 써야 하는 것일까요?



JD는 사업기획서만큼 잘 써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말하지 않았더라고요. 동의되지 않는 상황에서 제 글이 읽히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생각했습니다. 어디서부터 다시 얘기해야 할까.


앞선 글에서 "회사의 목표와 방향, 조직의 구성, 업무의 세분화 등 생각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 부분을 계속해서 생각해 두고 있다면 예로 든 디자이너뿐 아니라 마케터도 영업담당도, 물류 담당자도 채용담당자도 누구라도 우리 회사와 가장 적합한 좋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는 JD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바로 저 부분이 오늘 말하고자 하는 채용 브랜딩입니다.



제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채용은 '브랜드'라는 단어가 주는 힘이 무척 큽니다. 똑같은 JD를 적어도 제목에 브랜드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으면 지원자가 몇 명이라도 더 많습니다. 콘텐츠 마케팅, 콘텐트 마케팅 전략, 브랜드 전략,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라고 제목을 쓰지만 내용은 동일합니다. 즉 제목만 다를 뿐 하는 일은 동일한데 브랜드라는 단어가 붙은 채용 공고에 더 많이 지원할까요? 일단 사람들이 클릭을 하기 때문입니다. 콘텐트 마케팅 전략은 클릭을 하지 않지만 브랜드 마케팅 전략은 클릭을 하더라고요.


이런 생각을 하다가 결국 채용도 이제는 브랜딩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브랜딩을 채용에 대입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사실 브랜딩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냥 그간 브랜딩을 해 왔다는 사람들에게 들은 내용을 가지고 제 의견을 적는 글이니 이해가 되지 않거나 동의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가차 없이 지적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사족이지만 아마 이 글도 제목에 브랜딩이 들어갔기 때문에 조회수가 다른 글 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끝까지 읽지 않으시더라도 말이죠. 클릭을 불러일으키는 단어입니다. "브랜딩"은.


채용 담당자가 하는 일은 예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회사의 기준에 맞는 적합한 사람들을 입사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채용담당자에게 요구되는 업무 범위 중 회사를 홍보하거나 마케팅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을까요? 저는 이 부분을 브랜딩이라고 보았습니다. 최근엔 채용이 브랜딩이라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요즘이 스타트업의 전성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우수한(기준이 모호하지만) 인재들이 요즘은 스타트업으로 가기를 꺼리지 않습니다. 한 동안은 제조 대기업으로 그 이후엔 금융권으로 게임산업으로, IT업체로 몰리던 인재들이 지난 몇 년간 스타트업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물론 스타트업은 제조도 금융도 게임도 IT도 모두 합니다. 스타트업 이전까지의 회사들은 회사 이름만으로도 설명되는 아주 많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스타트업은 이름으로 설명할 것이 아무것도 없고 그래서 반대로 채용으로(잡포털이라는 플랫폼을 빌려) 회사 이름을 알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채용 브랜딩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지 않을까요?


브랜드에서 좋아하는 얘기를 한번 해 볼까 합니다. 그렇다면 채용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제가 만난 브랜드 업계의 사람들은 "본질"이라는 단어를 아주 좋아하더군요.) 채용은 사람을 골라 씀. 신규모집을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채용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원자가 많아야 하겠죠. 지원자가 많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회사가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겠죠. 지원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것을 정리하고, 중요한 부분은 구체화 하고, 없다고 여겨지는 부분들은 만들어야 합니다. 각 기업의 특색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뾰족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만들다 보면 다른 회사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중에 한두 개는 분명히 차별점이 생길 겁니다. 브랜딩을 하는 프로세스입니다. 이 과정을 스타트업들은 채용 담당자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지원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내용이 필요할까요? 저라면 무엇보다도 어떤 일을 하게 될는지가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연봉이 중요하고, 누군가는 사무실 환경이 중요할 겁니다. 누군가는 그 회사의 비전이 어떤지 그래서 가서 일할만 한지를 고려할 겁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채용공고를 올릴 때 회사의 비전, 담당업무, 복리후생, 근무여건 등을 설명합니다. 그래서 채용 공고는 사업계획서만큼 중요해진 겁니다. 투자자에게 설명해야 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은 좀 무리인 것 같지만)으로 지원자에게도 회사를 소개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은 사람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니까요. 누구를 채용하느냐에 따라서 회사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요!


지원자였으면 하는 사람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내용들이 정리가 되었다면 근사하게, 적절한 방법을 통해서, 합리적인 비용을 들여 다양한 채널로 메시지(채용공고)를 전합니다. 그래서 어떤 기업은 채용 캐릭터를 만들기도 합니다. 어떤 회사는 잡포털 이외의 다른 방법을 사용을 보려는 피나는 노력으로 노션을 이용해 잡포털 사이트로 이어지게 하기도 합니다. (또 딴소리지만 최근 받은 노션의 업데이트 메일에 노션의 recruiting 글을 보았습니다. 외국도 별 차이 없는 듯합니다. 한국 스타트업이 게시한 글과 별반 차이가 없더라고요!) 개발자를 찾는 공고에는 개발 언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회사의 복리후생, 사무실의 키치함, 우리는 어떻게 일합니다 등에 노력을 쏟기도 하고요. 이 과정은 마케팅과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딩과 마케팅은 어떤 면에서 같이 가야 합니다. 제가 느끼기엔 기획과 실행으로 느껴지거든요.


급하게 결론을 맺어 보려고 합니다. 채용은 스타트업의 사업 기획을 하는 수준으로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그 사업 기획을 실행해 낼 사람들을 찾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업기획서를 쓰듯, 회사를 브랜딩 하는 문서를 만들거나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한 기획서를 쓰듯 써서 소비자(사용자) 대신 지원자에게 전하면 됩니다. 그래서 채용담당자들에게 채용은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현업에서 요구하는 업무 역량을 적어서 포스팅만 해도 지원자들이 넘쳐나는데 스타트업 채용 담당자는 회사의 비전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거든요. 아, 채용 정말 어렵지 않습니까?





삼주만에 글을 업데이트했습니다. 누구와 약속한 건 아니지만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오늘은 꼭 업데이트를 하겠다고 글을 고쳐 쓰고 또 고쳐 써 보지만 이 글은 다시 봐도 이불킥각입니다. 다음 편 글에선 인터뷰에서 해야 할 질문들을 골라와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도 또 작성하다가 아니 이런 질문을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몇 번은 좌절감에 휩싸이겠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다음 주에는 정말 인터뷰에 관련된 글을 업데이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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