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것들 1.
새로운 회사에 입사를 하고서 이메일 작성법에 대한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있으신가요?
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말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거의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나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요즘 가장 도제식으로,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이 메일 작성법이 아닐까? 물론 검색을 통해서 메일 작성법을 접할 수 있다. 조금만 시간을 들이면 메일 작성에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 알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회사만의 메일 문화가 분명히 있을 텐데 아무도 알려 주지 않고 선배들의 오고 가는 메일 사이에서 눈치로, 센스로만 알아야 한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메일을 작성하는 것으로 새로 온 사람의 능력을 테스트 아닌 테스트 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메일이야 말로 사내 브랜딩에도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누구라도 쓰고 누구에게나 쓴다. 간단한 메일부터 내용이 많은 메일까지. 단지 서명을 회사 디자인으로 수정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제목에 말머리를 달 것인가? 그렇다면 회사 내에 정해진 말머리는 있는가?
제목에 날짜를 쓰는 것이 좋은가? 아닌가?
CC는 누구에게까지 해야 하는가?
메일은 어떤 톤으로 쓰는가? 친근하게 쓰는가? 정중하게 쓰는가?
숫자와 표상자는 얼마나 사용하는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 내에서 일 잘하는 사람의 메일을 보고 그 방식을 답습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팀마다 메일 작성 방식이 다르고, 메일 쓰는 사람마다 작성 방식이 다르다.
물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니 메일 작성까지 가이드가 있어야 할까 싶지만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매너 강의를 보면 이메일 작성법에 대한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게다가 코로나가 바꿔 놓은 문화 중에 하나도 메일 문화이지 않을까 싶다. 사무실에서 같이 근무할 때는 "방금 메일 보내 드렸으니 확인해 주세요!"와 같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한 이후에는 메일을 작성하고 채팅으로 다시 한번 알려주는 절차가 예의인 것처럼 되었으나 사실 메일이나 메신저나 확인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메일을 보낸 사람만 답장을 하염없이 기다리게 된다.
일을 하고 있는지 안 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의미가 아니라 보낸 메일에 회신이 있어야 자료 작성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는 정해져 있는가? 자유로운 분위기라 팀마다 다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전체적으로 가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메일을 보내면 메일을 확인했다는 회신을 보낼 것인가 말 것인가?
메일 회신이 없다면 어떤 타이밍에 알람을 다시 할 것인가?
메일에 작성한 기간을 팀원들이 함께 활용하는 일정표에 넣을 것인가 말 것인가?
미팅 공지는 일정표에만 넣고 메일로 다시 한번 공지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다못해 그런 공지 메일은 누가 쓸 것인가?
이 외에도 이메일과 관련해서 가이드가 필요한 부분들이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사내 조직 문화를 고민하는 기업들은 이메일 작성법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며 이어져 있는 여러 가지 커뮤니케이션의 사각지대들도 한번 살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