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은 대통령, 한복 입은 기자
1년 내내 입진 못해도 기념일만큼은 챙겨보자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 자리에 한복을 입고 등장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장관들(국무위원이라고 합니다)도 한복을 입었는데요. 국가 최고기관 회의장이 울긋불긋 꽃 대궐을 연출했습니다.
사연인즉, ‘2021 가을 한복문화주간’(11~17일)을 맞아 한복의 우수성과 한복 문화 확산을 위한 차원이었습니다. ‘가을 한복문화주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복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 2018년부터 매년 10월 셋째 주 지자체와 함께 진행하는 축제입니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모두 한복을 입고 회의를 진행했습니다.잿빛 마고자와 저고리를 입은 문 대통령은 “한복은 우리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의상으로, 세계인으로부터 아름다움과 고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라고 강조했는데요.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우리 전통의상이 사극에서나 보는 시대가 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결혼식도 축소되고, 한복 수요가 줄어들면서 한복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합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우리의 아름다운 한복을 명절뿐 아니라 삼일절, 광복절, 한글날, 개천절 같은 기념일 등에도 적극적으로 입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는데요. 1년 내내 입진 못해도 기념일만큼은 챙겨 입어보는 건 어떨까요?
저도 2019년과 2020년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에 한복을 입고 참석했습니다. 저는 2019년 1월과 2020년 1월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한복을 입고 참석했습니다. 대통령에게 질문권을 얻기 위한 '전략'이었는데요. 그 배경에는 앞서 언급했듯 우리 한복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저도 한복은 결혼식 폐백 이후 처음 입어봤습니다.
새해이기도 하고, 기자회견 장소가 미국 백악관이 아니라 ‘대한민국 청와대’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당시 함께 참석했던 외신 기자들이 저를 신기하게 쳐다보던 기억이 납니다.
두 번 모두 대통령에게 질문권은 얻지 못해 아쉬웠지만, 나름 성과가 있었습니다. 뭐냐고요? 여러 언론에 한복 입은 제 모습이 소개 됐거든요.
적어도 그걸 본 분들은 한복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았을 것이고요. 우리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전해졌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대여료 10만원(두 번 빌렸으니까 20만원)이 ‘전혀 전혀 진짜 진짜’ 아깝지 않았습니다. 지난해는 고무신에 부채까지 서비스로 챙겨주신 충남 천안시 두정동 B 한복점 원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질문권을 얻진 못했지만, 한복 입은 모습이 여러 언론에 소개되면서 전통 의상인 한복을 널리 알렸다는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한복 명인 박술녀 원장은 오늘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어느 나라든지 자기네 민속 옷, 전통 옷이 편하다는 그 표현은 거짓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제가 한복을 얘기하면서 전통 한복을 저처럼 자주 입는 사람은 편하지만 사실 이 녹화가 끝나고 저는 시장을 가야 하거든요. 그러면 치마가 아무래도 치렁거리니까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다칠까 봐 오늘도 간편한 한복을, 나들이옷을 입고 나왔잖아요. 그러니까 편하다는 표현보다 그러나 한복은 약간의 불편함만 감수하면 100가지의 장점이 있다. 나를 드러내고 아름답게 표현해줄 수 있는 게 우리나라 한복입니다.” -2021년 10월 13일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최근 영국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HANBOK’이란 단어가 등재됐다고 하는데요. 하나 여쭤볼게요. 여러분 옷장에는 양복이 몇 벌 있나요? 그럼 한복은요?
영상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IUTI1z3pn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