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라고 홈런만 치는 건 아니지만

훈련과 연습을 통해 내공을 쌓아야 기회가 오는 법

by 류재민

저는 야구 경기를 즐겨보는 편입니다. 한화 이글스 ‘보살 팬’이죠. 어릴 때부터 야구에 꽂혀 살았더니 이제 ‘반(半) 전문가’ 정도는 됩니다.


타석에 들어선 선수들은 방망이를 휘둘렀을 때 타구 방향을 직감한다고 합니다. 담장을 넘어갈 것인지, 아니면 야수의 글러브에 잡힐 것인지 말이죠.


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사를 쓰고 나면 과연 먹힐 기사일지, 아닐지 느낌이 옵니다. 기분이 좀 다르거든요. 타석에 들어선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홈런이나 안타를 치고 싶은 것처럼, 기자들도 특종이나 단독 기사를 쓰고 싶어 합니다. 맘처럼 쉽지 않은 게 문제죠.


4번 타자라고 매번 홈런만 칠 순 없습니다. 삼진을 가장 많이 당하는 게 4번 타자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삼진을 두려워한다면 홈런을 칠 수도 없겠죠. 홈런왕 베이브 루스는 "모든 삼진은 홈런으로 가는 길이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기자도 그렇습니다. 특종이 길바닥에 떨어져 ‘나 여기 있소’하진 않거든요. 기회는 의도하지 않은 순간 ‘갑자기’ 찾아옵니다. ‘갑자기’라고 해도, 그 순간은 아무한테나 오지 않습니다. 낙종을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야 합니다. 기회는, 노력하고 준비하는 사람한테 먼저 찾아오기 마련이니까요.

훈련을 게을리하거나, 상대 투수 장단점을 파악하지 않으면 방망이 한번 휘둘러보지 못하고 삼진을 당할 게 뻔합니다. 기자도 다를 바 없습니다. 평소 신문 읽기나 독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기회가 와도 그게 기회인지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버스가 바로 앞에 와 있는데도 타야 할 버스인지 분간할 줄 모릅니다. 한번 떠난 버스는 다음 정류장에서도 잡기 어렵습니다. 기자도 운동선수처럼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남들이 하는 만큼 하면 그저 그런 선수, 그저 그런 기자는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존재의 이유가 없잖아요. ‘프로의 세계’에서는 더더욱 버틸 수 없지요. 1군 진입도 못해보고 2군 생활만 하다가 은퇴하는 선수도 수두룩합니다.


그런 선수가 있었나, 아니면 그런 기자가 있었나 조차 모른 채 사라지는 겁니다. 선수나 기자나 ‘근성’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시즌 시작 전 충분히 몸을 만들어 놓아야 개막 이후 성적을 낼 수 있는 것처럼, 기자도 차근차근 내공을 쌓아야 합니다. 복습보다 예습이 중요한 것이 언론계입니다. 다른 기자가 이미 보도한 뒤에 뒷북을 쳐봐야 소용없다는 얘기입니다.


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기회는 미리 준비하는 자에게 오는 법이라고 합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하고 땅을 치고 후회하면 뭐합니까. 하느님이 아무리 보우하사 그때로는 돌아갈 수 없는데요.


내일 할 일을 오늘 미리 계획해 보세요. 무엇을, 어떻게 취재할 건지 그림(기사의 방향)을 그려보세요. 그러면 내일이 쉬워지고, 기사도 술술 써질 겁니다. 적어도 ‘루킹 삼진’을 당하진 않을 겁니다. 혹시 모르죠. 연타석 홈런을 칠 수도.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이전 14화한복 입은 대통령, 한복 입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