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안 찍어도 될 놈은 되고, 내 삶은 빈곤해질 수 있다
누군가 말한다. “난 권위도 싫고 권력도 싫고 권좌도 싫고 권세도 싫고 권력욕도 싫고 권력자도 싫어. 나는 그 ‘권’ 자 들어가는 것들은 다 싫어. 사람은 다 평등해. 서로를 사랑해야 해.” 이 얼마나 아름답고 달콤한 말인가. 달콤한 나머지 이빨이 썩을 것 같다. 아마 그는 권능도 싫고 권한도 싫고 권한대행도 싫을 것이다. 그뿐인가. 어쩌면 권익도 싫고 권리도 싫고 권리장전도 싫고 권고도 싫고 권고사직은 당연히 싫고 권투도 싫고 권투선수도 싫고 권불십년(權不十年)도 싫고 권선징악도 싫고 권장 사항도 권역 외상센터도 싫을지 모른다. 권력이 싫다는 말은 아름다운 말이지만 권태로운 말이다. 김영민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