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감사한 사람으로 기억되리
출근길, 길가에 민들레를 보았습니다. 꽃은 지고, 하얀 홀씨를 머금은 채 꼿꼿이 서 있었습니다. 그 민들레는 어제도, 그제도 그 자리에 있었을 텐데, 저는 오늘에야 발견했습니다.
한여름에 민들레라. 괴이하게 여기면서도, 기후변화가 가져온 자연현상이겠거니 무심코 지났습니다. 한동안 가다가 다시 돌아와 핸드폰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사진으로 담아 두고두고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깟 민들레가 뭐라고 두고두고 보려고 하냐고요? 뭐, 그렇게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죠. 하지만, 제 마음입니다.
민들레는 아무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4월에서 5월 사이 노란색 꽃이 피는데요. 볕이 잘 드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나 자라기 때문에 사람들 관심을 크게 끌지는 못하는 편입니다. 오히려 홀씨가 되면 아이들이 장난 삼아 후후, 불면서 놀잇감이 되죠.
아이들이 불지 않아도 민들레 홀씨는 바람이 불면 하늘로 둥둥 떠다니며 씨를 퍼트립니다. 산이며 들이며, 논두렁 밭두렁, 돌 틈이며, 나무 밑과 풀밭 가릴 것 없이 안착해 이듬해 봄을 기다립니다. 그렇게 민들레의 생명력은 강인합니다.
민들레 잎은 민간에서 요긴한 약재로 쓰이고, 한약재로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봄나물로 무쳐 먹기도 합니다. 아삭하고 쌉싸름한 맛에 건강에도 좋다고 즐겨 찾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제 취향은 아니지만.
정호승 시인은 ‘민들레’를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민들레는 왜 보도블록 틈 사이에 끼여 피어날 때가 많을까/ 나는 왜 아파트 뒷길 보도블록에 쭈그리고 앉아 우는 날이 많을까’
요 며칠 마음을 심란하게 했던 고민거리가 있었는데요. 주변 분들 덕분에 잘 해결됐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 순간만큼은 노심초사하며 마음이 무거울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도 떠오르고, 버스나 지하철에 앉아 창밖을 바라볼 때도 생각나고, 밤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도움 준 분들께 고맙습니다. 그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위기를 극복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았을 테니까요. 마치 민들레 홀씨처럼 제 곁에 날아와 감사하게도 행복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민들레 꽃말이 ‘행복’과 ‘감사’라고 합니다.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고마운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가겠지만, 되도록 오래 간직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누군가에 가 닿아 행복과 감사함을 전하려고 노력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민들레 홀씨처럼.
가수 박미경이 부른 ‘민들레 홀씨처럼’ 가사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는 들길에 홀로 핀 이름 모를 꽃을 보면서 외로운 맘을 나누며 손에 손을 잡고 걸었지.”
누군가에는 이름 모를 꽃이라 하찮게 보이고, 누군가에는 사진 속에 담아 보고 싶은 꽃 민들레. 그 홀씨를 기억하겠습니다.
-박미경이 부릅니다. <민들레 홀씨되어>
*영상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fNbtTf9wP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