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투고까지 했다. 쓰리고는 아직입니다

책을 내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by 류재민

브런치에 3년 동안 썼던 글을 그러모았습니다. 책으로 내고 싶어 며칠 전부터 출판사 여기저기 투고하고 있습니다. (원고→투고→쓰리고는 출간!!)


아직 책을 내자고 연락을 온 곳은 없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 ‘크게’ 낙담하진 않습니다. 제 글을 알아보지 못한 출판사가 측은하고 서글플 따름이죠. 내기만 하면 적어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적어도 18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를 텐데 말입니다. 크하하하.


농담이고요. 금쪽같은 원고를 보내면서 왜 연락을 기다리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투고 자체를 하지 않았겠죠. 하지만 블로그와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니 투고를 통해 책을 출간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나, 로또 1등 당첨이나,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정말 ‘재미 삼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회신을 주는 출판사는 드뭅니다.
요즘 받아 보는 회신 이메일입니다. 이런 '옥고'라는 표현으로 메일을 보내는 출판사도 몇 군데 없습니다.

지금까지 100곳 넘게 투고했는데요. 투고라는 게, 출판사에 원고만 달랑 보내는 게 아니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출간 의도와 목적, 대상 독자 등을 정리한 출간 기획서가 필요합니다. 샘플 원고 몇 꼭지는 덤이고요. 맨 마지막에 원고를 첨부하는 형식입니다. 편집자들이 그 긴 글을 다 읽어보겠습니까. 제가 기사 데스킹 하면서 제목과 리드 위주로 보는 것과 별 차이 없을 겁니다.

어찌어찌 출간 기획서와 샘플 원고는 준비했는데요. 문제는 출판사 이메일을 수배하는 일입니다. 인터넷 블로그나 구글에 열심히 찾아보긴 했는데요. 유료이거나, 출판사명과 @ 뒤 도메인만 공개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품을 팔기로 했습니다.


일단 집에 있는 책들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맨 앞장이나 뒷장에 보면 출판사 이메일이 있습니다. 일단은 거기서 일일이 주워 담았고요. 다음은 퇴근길에 용산역 영풍문고에 들러 같은 방식으로 이메일을 확보했습니다. 점원 눈치가 보여 몰래몰래 조금씩 조금씩 적어 왔습니다. 뭐라고 그러면 “제가 나중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 사인 100장 해 드릴게요” 이렇게 말하면 죽이기야 내쫓기야 하겠습니까?


원고를 보낸 몇몇 곳에서는 회신이 간간이 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꽝! 다음 기회에’였습니다. 회신을 보내주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합니다. 혹시나? 하는 맘에 메일을 열어보기 전까진 얼마나 반가운데요. 설령 ‘꽝’이 나오더라도 기분은 나쁘지 않습니다.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는 일이 이렇게 설레는 건지 몰랐습니다. 그동안 2권의 책을 POD 방식으로 자가 출판은 해 봤는데요. 원고 쓰고, 보도자료 쓰고, 판매까지 혼자서 하려니까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무엇보다 제 꿈은 제 이름이 적힌 책이 서점 매대에 놓이는 겁니다. 큰 대자로 누워서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생전 소원입니다.

암튼, 책을 내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기분 좋은 삶을 사는 요즘입니다. 오천 원짜리 로또 사서 일주일을 설렘 속에 보내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간절히 바라고 원하면 언젠가는 되지 않겠어요. 300군데 넣어보고 안되면 또 300군데 넣고. 그까이꺼!

하늘의 별 따기나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는 건 불가능하지만, 로또 1등은 누군가는 하지 않습니까. 어렵다고 해도 출판사와 계약하는 작가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이 될 겁니다. 용기를 잃지 않고 계속 두드려 보렵니다.


간절하게 바라고 원하면 하늘에 계신 하느님, 공자님, 부처님, 맹자님, 테스 형, 아버지까지 다 도와주지 않겠습니까. 그런 바람과 희망과 기대로 200군데 정도 더 투고할 생각입니다. 눈이 좀 빠질락 말락 하겠지만, 그 정도 수고로움이야.


책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다. 독자보다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기 위함도 아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무언가를 통해 자기를 극복했다는 일종의 증거다.
<니체>

까짓 거, 안 되면 또다시 POD 출판하면 되죠. 그래서 저 혼자 인세 다 받아먹고 천년만년 배 터지게 살 겁니다. 흐흐흐. (물론, POD라도 인세가 100% 작가에게 가진 않습니다. 끙)


추신: 혹시 이 글을 보고 땡기는 출판사 관계자가 계시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낮이든 밤이든 새벽이든 상관없습니다. 연중무휴입니다. 대신 올 연말까지 응답이 없으면,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서두르세요.


*상단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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