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뭐든지 쓰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

by 류재민

이틀 전부터 네이버 웹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필명은 ‘글 사냥꾼’입니다. 브런치나 잘 쓸 것이지 뜬금없이 웬 웹소설이냐고요? 그러게요. 하나도 제대로 못 하면서 또 일을 벌였네요.


써보니 이것도 꽤 재밌더군요. 그동안 웹소설은 저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쓰다 보니 그럭저럭 쓸 만합니다. 연재하고 있는 소설의 제목은 ‘안녕, 도깨비’입니다.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도깨비’가 인간 ‘이무기’를 만나 사랑과 우정을 배운다는 내용입니다. 네? 뭐라고요? 재미없는 3류 소설 같다고요? 뭐,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제가 좋아 쓰는 거니까요.


3류라고 하면 흔하고 식상한 소재에 내용도 별 볼 일 없는 작품을 말하는데요. 소설이나 뭐나 다 내용은 거기서 거기 아닌가요? 얼마나 열심히 쓰느냐, 얼마나 꾸준히 쓰느냐가 중요한 거죠. 글은 바라보는 관점과 시각에 따라 3류도 될 수 있고, 1류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틀 전, 1회와 2회를 올렸고, 오늘 새벽 3회와 4회를 올렸습니다. 반응은 괜찮은 편입니다. 현판(현대판타지) 장르에 올렸는데요. 단숨에 챌린지리그 신작 6위까지 올라갔습니다. 네이버 웹소설에서 챌린지리그는 가장 초보 단계입니다. 2부리그 격이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서 인기를 얻고, 랭킹이 올라가면 1부리그 격인 베스트리그로 승격합니다.


제 위에 있는 다섯 작품이 베스트리그 승격 후보이니까 제 글이 썩 나쁘진 않다는 거겠죠? 물론 갈 길은 멀지만 말입니다. 하루 걸러 2회씩 연재할 예정입니다. 미리 8회까지는 써 두고 시작했는데요. 8회까지 미리 읽은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은 재밌다고 합니다. 벌써 열혈 독자가 됐습니다. 매회마다 “야, 재밌는데”라는 감탄사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째집니다. 든든한 서포터스가 생긴 셈이죠.


기자가 기사를 처음 배울 때 자주 듣는 얘기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짜리가 봐도 알아들을 수 있게 쓰라는. 저는 이미 초3 후원자 한 명을 확보했습니다. 일반적으로 A4용지(글자 크기 10) 60쪽 정도를 써야 책 한 권 분량이 나옵니다. 8회까지 쓴 지금 20페이지까지 왔습니다. 3분의 1을 채운 겁니다. 나머지 3분의 2를 채우면 책 한 권이 나오는 겁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나 김훈 작가처럼 매일 쓰려고 노력합니다. 하루에 A4 한 장 반만 쓰자는 마음으로 노트북 앞에 앉아 꾸역꾸역 씁니다. 생각이 나지 않아도 그냥 앉아서 아무 글이나 씁니다. 그럼 또 어찌어찌 써집니다. 한 줄, 두 줄 쓰다 보면 어느새 1페이지가 넘어가 있습니다. 그럴 땐 참 신기합니다. ㅋ


현판 챌린지리그 전체 7위, 신작 6위에 랭크됐습니다. 재벌가 막내아들이 바로 위에 있습니다. 저 아들을 따라잡을 수 있게 제 아들과 열심히 쫓아갈 겁니다. 도와주십쇼!

요즘 송중기인가 뭐시긴가 하는 배우가 나온 <재벌집 막내아들>이 인기였다죠? <재벌가 막내아들> 웹소설이 원작이었다고 하더군요. 그걸 보고 웹소설을 쓴 거 아니냐고요? 무슨 말씀. 저는 그 드라마가 웹소설 원작인 줄 어제서야 알았습니다.


희대의 명작이 될 <안녕, 도깨비> 4회까지 마친 후였습니다. 에세이를 쓰고 보니 소설이 쓰고 싶어졌다고 할까요? 그런 마음으로 뭐라도 써보자고 한 게 웹소설입니다. 뭐든지 쓰다 보면 뭐라도 되지 않겠습니까. <재벌집 막내아들>만큼은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글 쓰는 시간이 재밌고 즐거울 뿐입니다. 그나마 이런 재주라도 있어서 다행입니다.


나는 독자 대중들이 내 초기 소설들에 내보인 무관심에 독설을 퍼붓고 욕을 하지도 않았고 또 독자들이 후기의 내 소설을 끌어안기 시작했을 때에도 크게 좋아하는 기색을 내보이지 않았다. “나는 글을 쓰는 것이고, 그 글이 수준에 걸맞은 반응을 원할 뿐입니다.
제임스 A. 미치너 <소설 상(上)> 66쪽

3류 소설이라고 욕을 먹을지언정, 꺾이지 않고 쓸 겁니다. 무소의 뿔처럼 갈 겁니다. 또 압니까. <재벌집 막내아들> 후속작으로 <안녕, 도깨비>가 뜰지. 네이버웹소설 <안녕, 도깨비> 5회와 6회는 이틀 뒤 업로드합니다. 브런치에도 올립니다. ‘좋아요’와 ‘구독’ 대신, 하트와 별점에 ‘관심’ 버튼을 눌러 주시면 새해 복 많이 받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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