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기자 생활
3년의 브런치 글쓰기가 한 권의 책으로
다음 주 제 이름을 건 책이 서점 매대에 선을 보일 예정입니다. 저에게도 이런 날이 오네요. 틈날 때마다 끄적이던 글이 모이고 모여 한 권의 책으로 나온다니,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제목은 ‘국회와 대통령실 출입 기자가 들려주는- 슬기로운 기자생활’입니다. 오전에 출판사 대표님께서 표지 시안 3개를 보내주셨습니다. 에세이에 걸맞지 않게 ‘진지한’ 시안에 다소 놀랐습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나름대로 매력이 있었습니다. 왜 사람도 그렇잖아요.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으면 잘 생겼든 못생겼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예뻐 보이는 것 같은.
옆 문구는 너무 길어 '기자로 살아가는 이야기'는 빼기로. 하단에 제 사진이 들어간 띠지를 두를 예정입니다. 페이스북에 시안 3개를 올려놓고 지인들로부터 무엇이 가장 좋을지 물었습니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하나를 선택해 출판사에 보냈는데요. 아직 실감이 나진 않습니다. 다음 주 종이옷을 입고 나온 모습을 보면 비로소 실감이 날까요?
다음 주 월요일 파주 출판단지에서 인쇄 작업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회사에 하루 연차를 냈습니다. 그래도 제 이름이 새겨진 책이 나오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요. 구경하러 갑니다. 책이 어떻게 인쇄되는지도 살펴보고, 막 태어난 아이도 현장에서 받아볼 생각입니다.
최종 본문 교정을 확인한 뒤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지난 3년의 글쓰기가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하고, 한 번에 합격하고, 처음 글을 썼던 날.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저더러 브런치에 글을 쓰라고 권유한 아내에게 무척 고마운 마음입니다. 3년만 써보라는 아내의 제안이 이렇게 큰 선물이 될 줄이야.
책이 얼마나 팔릴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졸필을 ‘옥고’처럼 바라보고 출간을 제안해 주신 푸른 영토 김왕기 대표님께 이 글로나마 고마움을 전합니다. 대표님과 출판사 식구들을 생각하면 100쇄는 찍어야 할 텐데 말이죠. ㅎㅎ
모쪼록 부족한 글이 여러분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했으면 좋겠습니다. 현직 기자들에게는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다시금 일깨우고, 기자 지망생들에게는 지침서 역할을 해 주길 바랍니다. 그런 것이 통했을 때, 지난 3년의 글쓰기를 한 저도 보람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돈 벌자고 쓴 책은 아닙니다. 물론 기자도 먹고는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돈 보다 가오 명예를 먹고사는 직업이 기자입니다. 제 기자 커리어에 긍정적인 한 줄로 올라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브런치를 씁니다.
저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3번 도전했다가 실패했는데요. 상금을 받고, 광화문 교보문고에 작가 사진과 책이 전시되지 못하면 어떻습니까.
브런치에 쓴 글로 출판사와 계약하고, 선급금도 받고, 조만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책이 팔릴 텐데요. 하나도 부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 글을 보는 브런치 작가님들 모두 힘내세요. 무엇이든 쓰면 됩니다.
노트북 앞에 앉기가 어렵지, 한 번 앉으면 뭐라도 쓸 게 떠오릅니다. 대신 꾸준함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매일은 아니어도, 이삼일에 하루쯤은 짧게라도 써 보세요. 시작이 반이고,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이고, 티끌 모아 태산입니다.
태산이 아무리 높아도, 오르고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착한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파이팅 하세요. ‘슬기로운 기자 생활’도 파이팅! 자매품 웹소설 <안녕, 도깨비>도 많은 구독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