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을 뛰게 만드는 마라톤

올해 첫 마라톤 대회를 신청했다

by 류재민

지난해 8월이었다.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운동장을 뛰기 시작했다. 그해 10월 열린 ‘제21회 대청호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이 대회는 내가 다니는 언론사가 공동 주최자로 개최하는 연례행사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렸는데, 그 의미 있는 대회에서 뛰겠다고 마음먹었다. 뛰는 걸 싫어하는 나였지만, 회사에서 여는 상징적인 대회였기에 용기를 냈다. 석 달 동안 틈틈이 준비한 덕에 10km를 완주했다. 뛰는 도중 부상이 있긴 했지만, 무사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걸 뛰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그해 11월 충남 천안에서 열린 ‘제1회 이봉주 마라톤대회’에도 참가했다. 내 고향에서 열리기도 했고, 이봉주 선수가 초·중학교 선배라는 배경이 대회 참가를 이끌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를 뛰게 만든 원동력은 ‘뭐든 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10월 대청호 마라톤, 11월 이봉주 마라톤 대회 10km 완주 기념 메달.

나는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 때마다 달리기 꼴찌를 했다. 그런 연유로 나는 달리기는 젬병이라고 단정했다. 전문 선수들만 하는 것으로 치부했다. “몸이 아파 시작한 운동인데, 그 덕분에 건강도 찾고 좋은 성적도 거뒀다”라는 마라톤 대회 입상자들의 수상 소감도 나와는 거리가 멀다도 여겼다.


하지만 두 번의 대회를 뛰고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더불어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라톤은 혈당을 낮춰주면서 내 지병인 당뇨 관리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11월 10km 완주 이후 한동안 뛰질 못했다. 날씨가 춥다는 핑계로 운동장에 나가지 않았다. 가끔 헬스클럽에서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했지만, 거기서도 러닝머신은 타지 않았다.


그렇게 석 달이 흘렀다. 몇 달 마라톤에 무심했던 나 자신에게 회의감이 들었다. 일주일 전, 큰맘 먹고 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 갔다. 날씨가 풀려서 그런가 뛰는 사람, 걷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나도 그 속에서 천천히 뛰었다. 5km만 달려보자고 시작한 뜀뛰기가 7km, 8km를 넘어섰다. 내심 오기가 발동했다. 결국 10km를 뛰고 말았다. 올해 첫 10km 완주였다. ‘아직 감이 죽지 않았군’ 속으로 기특했다.

하지만 기특함에서 끝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는 4월 30일 충남 아산에서 열리는 ‘제1회 아트벨리 아산 이순신 백의종군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했다.


마음 흔들리기 전에 홈페이지에 접속해 10km 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내친김에 참가비 4만 5천 원도 무통장으로 쐈다. 기념품은 손목시계와 고글(선글라스) 중 하나를 골라야 했는데, 고글은 첫 대회 때 산지라 시계를 선택했다.


올해 첫 마라톤 대회는 4월 30일 아산에서 열리는 이순신 백의종군로 마라톤 대회로 정했다.

대회까지 두 달 남짓. 시간 날 때마다 운동장을 달릴 계획이다. 난 올해도 달릴 것이고 해낼 것이다. 기필코 완주 메달을 목에 걸 것이다. 그리고 올해 가을에는 하프 코스에 도전해 볼 참이다. 그때까지 내 두 다리와 무릎이 잘 버텨주길 바란다.


그러고 보니 지난 대회와 이번 대회 모두 '1회' 대회다. 무엇이든 ‘처음’이라는 건 새롭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뛰려고 한다. 내 인생의 한구석에 마라톤이 들어와 있다는 기분이다. 이제 마라톤이 내 심장을 뛰게 만들고 있다. 나를 슈퍼맨으로 만들게 하고 있다.


오늘도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살리고, 살리고, 살리고, 살리고, 돌아라! 지구 열두 바퀴. 요이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