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 판단으로 기사 쓰기 어려울 땐

기자 지망생이 현직 기자에게 묻다-12

by 류재민

기자라는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들과 나눴던 대화. 오늘은 마지막 답변을 소개합니다.

기자는 상황에 대한 객관적 판단으로 기사를 쓰는 것이 어려운데, 이러한 경우에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지, 아니면 자신의 가치관으로 설명하는지 궁금합니다.


상황에 따른 판단 역시 기자가 하는데요. 기자 경력이 짧거나 상황 판단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선임기자나 데스크와 상의합니다. 선배한테 물어보거나 차장, 부장, 편집국장 같은 상사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지요.


그들은 저 같은 상황을 먼저 경험했기 때문에 정답은 아니어도, 판단과 결정에 도움을 줄 겁니다. 여기서도 결국 최종 결정은 기자 몫입니다. 지시를 내린다면 대개 따르는 것이 좋지만, 무조건적인 건 아닙니다. 윗분들은 제 판단에 조언과 도움을 주는 조력자이고 참고서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객관적 판단을 할지, 주관을 개입해야 할지 고민은 기자가 하는 겁니다. 스트레이트 기사를 쓴다면 주로 객관적 판단을 해야 하고, 기자의 가치관이나 주관이 담긴 글을 쓰겠다면 일단 객관적 사실과 내용을 담은 기사를 쓴 다음, 기자수첩이나, 칼럼으로 씁니다.


지금까지 기자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의 질문에 답한 내용을 재구성해 소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 당부로 마무리합니다.


#손석희 사장이나 남형도 기자가 되자! 손석희 JTBC 사장의 나이는 65세, 남형도 머니투데이 기자는 38세입니다. 여러분은 대략 17, 18세 정도일 테니, 남형도 기자와 스무 살 정도 차이 나겠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두 분을 직접 만난 적도 없고, 전화 통화를 해 본 적도 없고, 페친도 아닙니다. 손석희 사장이 진행한 뉴스룸의 ‘앵커 브리핑’을 감동적으로 봤고, 남형도 기자의 ‘체헐리즘’을 신선한 충격으로 보면서 좋아했습니다.


두 분을 통해 언론은 이제 이렇게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방향성을 배웠습니다. 과거에는 ‘기자’라는 것이 기사만 잘 써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또 앞으로는, 그런 생각을 바꿔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좋아하는 가수나 배우 이름을 2명만 말해보라고 하면 금방 대답할 수 있습니까? 식은죽 먹기라고요? 그럼 지금 떠오르는 기자 이름 2명만 대라고 하면 어떤가요? 어렵다고요? 당연합니다. 뉴스를 볼 때 기사는 봐도, 기자를 보는 독자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기자보다 언론사 이름을 보고 볼 신문을 고르니까요.

이제는 기자들이 전면에 나서야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알려야 합니다. 그것이 체험이든, 브리핑이든지요. 저는 매주 금요일마다 기자칼럼을 씁니다. 3년째 쓰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시킨 게 아닙니다. 제 이름을 걸고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 용기를 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무척 어려운 작업입니다. 금요일은 생각보다 일찍 돌아오거든요. 제 이름을 달고 나가는 칼럼인데 허투루 쓸 수도 없지요.


매주 화요일부터 무슨 소재로 칼럼을 써야 하나 고민이 시작됩니다. 수요일과 목요일 정점을 찍고, 목요일 저녁부터 금요일 오전까지 최소한 서른 번 넘는 퇴고를 합니다. 주변에서는 "매주 쓰기 어려우면 격주든, 매달 한 번을 쓰든 여유를 가져라"라고 조언합니다.


솔직히 저도 유혹이 많습니다. 그런데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일주일마다 제 칼럼을 기다리는 독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3년 동안 부친상을 치른 1주일을 빼고 매주 썼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제 글쓰기 근육을 길렀고, 독자들로부터 신뢰와 박수를 받았습니다.


또 정신이 느슨해지지 않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도 됐습니다. 기자는 공인이라는 영역에서-무리한 기사나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자신을 알리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뿐만 아니라 몸 담고 있는 언론사의 가치와 신뢰를 높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준비된 사람은 어딜 가도 성공합니다. 꼭 기자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여러분의 시대는 자기만의 콘텐츠를 가진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파이팅하세요. 끝.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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