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나에게 술보다 좋은 걸 줬다
책 17권이 선물한 앎과 배움의 즐거움
매월 초 습관적으로 서점에 갑니다. 책을 보고, 고르고, 사기 위함입니다. 회사에서 제공한 법인카드로 책을 사는 건, 저나 회사 모두 효과적이고 기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기 계발의 기회를 가져 좋고, 독서로 얻은 지식을 글(기사)로 발휘할 수 있으니 궁극적으로는 회사에 도움이 되는 거니까요. 정여울 작가가 쓰고, 이승원 작가가 사진을 찍어 낸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저녁 내내 붙잡고 있다 잠시 내려놨습니다.
핸드폰 바탕화면에 있는 페이스북 앱을 눌러 제 계정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올해 몇 권의 책을 읽었나 세어 봤는데요. 저는 신간을 살 때마다 표지를 찍어 올려놓는 버릇이 있습니다. 페친들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타임라인을 통해 1년 동안 몇 권이나 읽었는지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새해 첫날 이해인 수녀의 《그 사랑 놓치지 마라》와 법정 스님의 《인생 응원가》를 동시에 집어 들었습니다. 당시 페북에는 제 덕이 부족해 정신 수양부터 해야겠다는 글을 남겼네요. 두 분은 종교는 다르지만, 글 안에서는 종교를 떠나 제게 인생의 깨달음과 삶의 방향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마음의 안식과 위로로 시작한 정월을 지나 2월에는 이야기꾼 성석제 작가의 에세이를 택했습니다. 코로나와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하기 어려운 날, 마스크를 쓰고 겨우겨우 서점만 다녀온 기억이 납니다.
3월에는 총선을 앞두고 박연옥 작가의 《영혼과 정치와 윤리와 좋은 삶》을 샀습니다. 제가 매주 금요일마다 쓰는 정치 칼럼이 있는데, 칼럼에 인용할 만한 문장이 있으려나 정독했습니다.
4월은 총선을 끝내 놓고 마강래 중앙대 교수의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를 읽었습니다. 지방분권에 관심이 많아 공부도 할 겸 고른 책인데, 중간쯤 읽다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2018년 1월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방분권에 대해 질문한 내용과 대통령의 답변을 담은 기사를 인용했기 때문입니다. 맨 뒷장에 제 이름과 기사 출처를 밝힌 주(註)를 보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6월에는 청와대를 출입하는 동료가 쓴 책을 사인과 함께 선물로 받았습니다. 대구신문 최대억 부장이 쓴 《무인 최대억 기자의 4786일 중국기행》입니다.
책에서는 타국에서 겪은 일과 경험을 진솔하게 써 내려갔는데요. 국위 선양을 하고 돌아온 그에게 멋짐과 더불어 저도 책 한 권 쓰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책상 위에 자랑스럽게 펼쳐놓고 찍어봤습니다. 한권을 못찾고 끙끙대고 있는데 아내가 딸 방 안에서 꺼내 왔습니다. 자기가 찾았다는 걸 꼭! 써 달라고 해서 씁니다.문단 계 거인, 김훈 선생의 신간《달 너머로 달리는 말》도 부지런히 읽었습니다. 두 마리의 ‘말’을 주인공으로 삼아 쓴 김훈 선생의 사상 첫 판타지 소설인데요. 한 문장, 한 문장마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읽은 책입니다. 같은 달《정치학: 인간과 사회 그리고 정치》(김영재 외)도 섭렵했습니다.
7월에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제이슨 솅커)와 《오늘부터의 세계》(안희경)를 탐독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전망했습니다. 이밖에 《나를 살리는 글쓰기》(장석주), 《나는 말하듯이 쓴다》(강원국), 《책쓰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양원근)를 읽으며 글쓰기 근육을 키웠습니다.
이밖에 표지가 비닐로 감싸 있어 충동구매한 《일곱 해의 마지막》(김연수)을 비롯해 김탁환 전 카이스트 교수가 쓴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를 최근까지 읽었습니다. 그리고 아마 올해 마지막 책이 될 정여울 작가의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읽는 중입니다.
열여섯 권의 책을 읽고, 열일곱 번째 책을 읽고 있습니다. 다독(多讀)이라고 내세울 수 없고, 내용이 흐릿한 책도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도 책을 멀리하지 않았으며, 앎의 지식을 얻으려 부단히 노력했고, 소중한 간접 경험을 했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독서를 해보니 ‘술보다 책’입니다. 새해 계획이 벌써 생겼습니다. 매달 2권씩 읽기입니다. 같이 읽으실래요?
*오늘은 안치환이 부릅니다.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