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관을 ‘잠깐 들렀다’ 왔습니다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앞두고 다녀온 출입처

by 류재민

두 달여 만에 춘추관을 다녀왔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춘추관 정문 앞까지였습니다. 안으로 들어갈 순 없었고, 밖에서 용무를 봐야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23일 이후 청와대 출입에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 청와대 차원에서 출입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인데요. 저처럼 청와대 외에 두 곳 이상 중복 출입하는 기자들은 한 곳으로 ‘고정’해야 합니다.


저는 국회를 고정 출입처로 정했기 때문에, 수도권 거리두기가 완화되기 전까지 청와대 출입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청와대 출입기자가 춘추관을 ‘들렀다’ 온 이유입니다. 오늘은 어쩐 일로 다녀왔냐고요?


두 달여 만에 출입처에 다녀왔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18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때문입니다. 해마다 1월이면 대통령과 출입기자들이 영빈관에 모여 기자회견을 해 왔는데요.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장소도 영빈관이 아닌, 춘추관 브리핑실로 바뀌었습니다.


브리핑실은 내외신 합쳐 20명, 온라인 화상 참여는 100명으로 한정했습니다. 청와대 등록 기자가 대략 200명 남짓이라는 점에서 절반 가량만 참여가 가능한 셈이지요. 저 역시 제비뽑기로 온라인 참석의 영광(?)을 얻었습니다.


청와대는 오늘 참여자들에게 번호가 매겨진 팻말을 나눠줬습니다. 1번부터 120번까지 가운데 저는 ‘86’ 번을 받았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방송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니까요. 시청 가능한 분들은 모니터 창에서 잘 찾아보기 바랍니다.


청와대는 온·오프라인 모두 참석하지 못하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채팅 질문’을 할 기회를 주기로 했습니다.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은 1년에 한 번뿐인 행사로, 기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대통령의 지목을 받아 질문하려는 기자들의 경쟁도 해마다 치열합니다. 오죽하면 제가 한복까지 입었을까요. 평소 기자들과 자주 소통하는 대통령이라면 그렇게까지 ‘과열’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벌써부터 듭니다.


청와대 페이스북.

내년 신년 기자회견은 대통령 임기를 불과 몇 달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어 보입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신년 기자회견은 올해가 마지막입니다. 그런 만큼 의미 있는 장소에서, 의미 있는 질문으로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매일같이 타고 다니던 종로 11번 버스가 생경했던, 다녀오는 동안 날씨는 내내 흐렸던, 결국 돌아오는 길에 비가 쏟아져 헉헉거리며 뛰어야 했던, 잠깐 들러 더 애틋했던, 춘추관. 제 출입처였습니다.


박재정이 부르는 <4년> 들으면서 편안한 밤 보내세요.

*영상출처: 박재정_ (4년) (Live Ver.)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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