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베스트셀러 기자가 되고 싶다
품격 있는 언론의 3요소 ‘겸손·신뢰·실력’
강준만 전북대 신방과 교수는 <신문과 방송> 1월호 기고에서 품격 있는 언론의 3요소를 ‘겸손’ ‘신뢰’ ‘실력’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중 무엇하나 갖췄다고 자신할 수 없어 아프고, 부끄럽습니다. 아직 품격 있는 기자는 아닌가 봅니다.
언론은 입법과 사법, 행정에 이어 권력 4부라고 합니다. 현실은 누구에게도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법부와 행정부는 선거에서 표로 심판받고, 대법관 임명(동의)권으로 사법부를 견제할 수 있습니다.
언론은 누가 견제하고 통제할까요? 권력 4부라고 하지만, 3개 권부 위에서 군림하는 권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든, 정부 부처든, 검찰과 법원이든 언론 앞에선 ‘을’입니다.
오죽하면 한 기사에 이런 조소어린 댓글이 달렸을까요. 사명감 가진 '반딧불이'는 천연기념물이 되었고, 돈과 힘이 흐르는 불빛을 좇아 '불나방' 기자들만 들끓는다.
물론 비리를 저지르거나 사회적 물의를 끼친 기자들은 법적 처벌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건 권력을 지니지 않은 일반 국민도 마찬가집니다.
월간 신문과 방송 블로그.일부에서는 ‘가짜뉴스’와 언론의 ‘갑질’을 막기 위한 제도적 방안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대안으로 내놓고 있는데요. 제도적 실현은 이제나 저제나입니다.
강 교수는 언론이 ‘권력 모델’에서 벗어나 ‘봉사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쉽게 말해 ‘어깨에 힘을 빼고 일하라’는 주문입니다. 어디 가나 고개 숙이고 굽신거려 주니까 무슨 대단한 사람인 양 거들먹거리는 게 기자들의 태생적인 습성입니다.
기자는 대단한 권력이 아닙니다. 국회의원처럼 시민이 선출한 권력도 아니고, 정부 부처 공무원이나 판검사처럼 학벌이나 스펙이 높지도 않습니다. 겸손은 눈곱만치도 없습니다. 공부해서 실력을 키울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밤이나 낮이나 출입처에 뭘 빼먹을까, 고민만 합니다. 출입처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기자를 ‘신뢰’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저는 강 교수가 지적한 언론의 3가지 품격인 겸손과 신뢰, 실력 모두 갖추지 못한 ‘불완전한 기자’입니다. 그래도 ‘기레기’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책도 많이 읽고, 브런치도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은 늘 절감하겠지만, 국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번역서의 저자 중엔 기자들이 많다. 반면 국내 필자들이 쓴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기자들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즉, 기자들이 출판 시장에서 이렇다 할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찾다 보면 한국에서 기자의 경쟁력이 무엇으로 결정되며, 그것이 저널리즘의 질과 품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신문과 방송 1월호/[품격의 재구성] '권력 모델'에서 '봉사 모델'로의 전환/ 강준만 교수
저도 베스트셀러 써서 겸손, 신뢰, 실력을 갖춘 품격있는 기자 소리 좀 듣고 싶습니다.
주말 저녁입니다. 가족과 함께 편안한 휴일 보내세요. 2019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엔딩 곡 그루베틱 크루의 <괜찮아>입니다.
*상단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