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애플 dca
"테슬라는 거짓투성이고, 애플의 시대는 끝났다."
언론이나 유튜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목과 썸네일이다. 이 두 기업의 주식은 몇 년째 횡보 또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는 팔아먹어도 엔비디아는 안 판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챗GPT가 등장하며 openAI에 투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어느새 세계 1등 주식은 마이크로소프트로 바뀌었고, 최근에는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세계 1등이 되기도 했다.
이런 시대에 나는 하필이면 횡보와 하락을 거듭하는 세계 최고의 노잼 주식 테슬라와 애플에 투자하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주도 팔지 않았고 오히려 더 사고 있다. 그런데 진짜 노잼이긴 하다.ㅋㅋ
테슬라를 투자하며 코로나 폭락, 2번의 주식분할, 폭등은 물론이며 전고점 대비 75% 하락도 경험했고, 장기간의 횡보도 지켜보고 있다. 뭐 애플도 비슷하다. 다른 테크기업들의 신고가를 넘나드는 상황을 멀뚱히 보고 있으면서 애플 주식을 던지지 않는 것도 쉬운 선택은 아니다.
지난 10년간 나온 뉴스들을 보면 일론 머스크는 벌써 구속되었어야 하고, 기업은 파산했을 것이며, 혁신이 없다는 애플은 이미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일론은 건재하고 테슬라는 여전히 가야 할 길을 잘 가고 있고, 애플은 얄미울 정도로 야금야금 돈을 벌고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방어를 잘하고 있다.
나는 테크에 대한 깊은 지식은 없지만, 새로운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사용자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되며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갈지를 계속 예측한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교집합을 찾고, 여러 각도로 보면서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누가 편향되어 있는지, 왜 왜곡하여 말하는지를 생각해 본다.
여기까지는 6월에 써둔 글이다.
테슬라가 월요일부터 급반등을 했다.
Q2 생산량과 인도량 발표가 뜨고 무엇보다 ESS에서 2배 넘는 성과가 나오며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이제 더 이상 자동차 기업으로만 (왜곡되어) 평가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아직 FSD와 옵티머스는 반영되지 않았다.)
테슬라에 투자한 지 5년이다.
전고점 이후 무려 2.5년을 하락했다. 대략 5년 간의 증권사 문자내역을 보니 긴 하락 중에도 꾸준히 샀다. 그냥 정해진 날짜에 지속적으로 샀다.
애플도 그렇다.
분기 배당금이 나오면 그날 바로 주식을 샀다. 애플 주가도 최근에 상승세로 바뀌기도 했지만 여전히 애플은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가능한 것은 내가 투자를 잘해서가 아니다.
남의 말을 잘 안 듣기 때문이다.
ㅋㅋㅋ 아니 마누라 말도 잘 안 듣고, 부모 말도 쉽게 거역하는 내가 무슨 남의 말을 듣는가?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그런데 내가 조직생활을 했다면 또 사회생활이 원만해서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면 내 일관된 기조를 분명 흔드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훈계질하고 조롱하고, 조금 오르면 '익절은 언제나 옳다'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나 들었을 것이다.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기 때문에 이런 솔깃한 남의 이야기를 무시하기 참 어려웠을 것 같다. 하지만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내 성향과 상황이 투자 기조를 지키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긴 하다.
앞으로 또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단기적으로는 사실을 왜곡해 돈을 버는 숏쟁이들, 기존 자동차기업의 광고비를 먹고사는 언론장사치들의 화려한 입질로 사람들을 또 현혹시킬 것이다. 단기 예측은 신의 영역이지만 장기 예측은 비교적 인간의 영역이다.
요즘은 투자로 돈이 벌리는 걸 보면 양가적 감정이 올라온다. 돈이 되게 우습기도 하고, 또 돈이 무척 아깝다는 상반된 관점이 혼재되어 있다.
지금의 1,000원이 내년에 1,100원이나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이 돈을 낭비해 버렸다면 그 차이는 2,100원이고 해가 거듭할수록 그 갭은 복리로 점점 더 크게 벌어진다.
아마 그동안 소득을 아껴서 꾸준히 오래 투자해 왔다면 이미 수년 전에 은퇴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더 악착같이 벌어야겠다는 유한한 생각보다 검소하게 생활하며 단기 투자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만 있으면 (이걸 이겨내기가 정말 힘들어서 그렇지) 그렇게 많이 벌지 않아도 괜찮았다. 복리는 무한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