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쪽 소설
“형님, 아이 어쩌자고 이 추운 날에 여기 서있는 거요?”
“여어 이게 얼마만이야.”
“어휴, 흠뻑 젖으셨네.“
“따뜻한 사무실에서만 일하던 양반이 나이도 있는데 이렇게 추운데 계시네.“
“생활비 갖다 줄라믄 이거라도 해야지 어쩌겄냐.”
“그래도 불러주는 데 있어서 다행이지. 하하“
“아직은 할 만 해.”
“하신 지는 얼마나 되신 거예요?”
“2~3년 되니 이제 몸에 좀 익었지. 할 만해”
“회사는 언제 나오신 거에요?“
“언젠가부터 위아래로 눈치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나올라니 준비된 게 없더라구. 그래서 버티는데 까지 버텨본다고 맘고생은 좀 했지.”
“그런데 스펙 좋은 젊은 친구들이 들어오는데 구식인 내가 뭐 별수 있나? 나와야지. 허허”
“......”
“회사 나오고 월급 좀 덜 받아도 하던 일 찾았는데 그게 또 잘 안되더라구.”
“아직 대출도 좀 남았고, 생활비는 그대로 들어가는데 마냥 또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
“이제는 뭐 이것저것 가리는 처지가 안 되는 거지 뭐.”
“그러셨군요.”
“형님, 점심은 드신 거예요?”
“응, 좀 이따 교대하면 먹어야지.”
“너는 잘 지내지?”
“네, 저야 뭐...”
“그래, 오랜만에 보니 반갑다.”
“애들은 많이 컸지?”
“네, 큰 애는 대학 졸업반이고, 작은 애는 내년에 고등학교 들어갑니다.”
“세월이 벌써 그렇게 되었네.”
“한창 돈 들어갈 때다. 너도 힘내라.“
“이렇게라도 다시 만나서 반가웠고, 제수씨에게도 안부 전해주고.”
“네, 형님도요.”
“형수님께도 안부 전해주세요.”
“건강 잘 챙기시구요.”
“그려, 또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