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랑가에 가면 꼭 둘러보는 산.
아침에 눈을 떠보니 이 방은 아론 부부의 침실, 그러니까 안방이야. 안방을 내게 내주고 아론과 가영씨는 아이들과 거실에서 잔 거야. 배려라는 말 정도로는 표현이 안돼. 정말, 이렇게 계속 머물러도 되나?
날씨가 흐리다. 간간히 빗방울도 떨어지고. 그럼 어쩐다? 그래도 우리는 마운트 망가누이로 향했어. 마운트 망가누이 트레킹을 안하고 타우랑가를 여행했다고 할 수 없잖아. 그 만큼 마운트 망가누이는 타아랑가의 상징이야. 230m로 그리 높지 않지만 해변에 솟은 도드라진 화산이라 완만한 등산로를 오르며 보는 바다,해변,도시가 어우러진 360도 서라운드 뷰가 일품이지. 특히 동쪽으로 길게 뻗은 해변이 멋져. 마운트 망가누이를 검색하면 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해변 사진이 먼저 나올 정도로.
연두색 이끼가 뒤덮인 나무 군락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나를 보더니 아론이 "저도 전에는 몰랐는데 이제야 자연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했다. 꽃이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면 남자가 비로소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라고 했던가. 나이대 마다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달라지는 것 같애. 이런 면에서 뉴질랜드는 청년보다 중년 남성에게 잘 맞는 여행지란 생각이 들어. 타우랑가의 공기는 촉촉하고 달다. 풍경도 자극적이지 않고 달다.
글을 올리고 며칠 후 아론에게서 메시지를 받고 깜짝 놀랐다. 최근 마운트 망가누이에서 6명이나 목숨을 잃는 큰 산사태가 났다고 했다. 등산로는 이제 폐쇄되었다면서 내가 마운트 망가누이에 올라간 것은 기적과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