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맘마미아!> 관람 후기
뮤지컬 <맘마미아!>는 스웨덴의 팝 그룹 ABBA의 음악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그리스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도나'의 딸 '소피'가 자신의 결혼식에 초대할 아빠 후보 세 명을 초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23년 뮤지컬 <맘마미아!> 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3월 24일부터 6월 25일까지 상연했고 현재는 종연했다. 다만 6월 30일 대전부터 시작하여 전국 23개 도시에서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본인은 2023년 6월 15일 밤 공연을 관람했다.
※ 본 후기는 극의 줄거리와 주요 장면에 대한 가감 없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립니다.
또한 본 후기는 작가 본인의 개인적 감상이며, 다른 관객들의 모든 주관적 감상을 존중합니다.
솔직히 본인은 ABBA의 음악에 향수를 느낄 나이는 아니지만, 아버지 차를 타고 가족끼리 어디론가 놀러 다닐 때면 어머니가 즐겨 듣던 노래의 추억 정도는 있다. 극 내내 재생되는 귀에 익은 멜로디는 반가운 기분으로 가득 찬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아마 같은 시대를 공유한 중장년층에게는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큰 기승전결이 있는 극은 아니다. 음악성에 중점을 둔 작품인 만큼 극 구성은 가볍고 소박하다. 메인 시놉시스는 아빠를 찾는 소피의 이야기지만 소피의 친아버지는 맥거핀으로만 기능하고 끝내 이어진 도나의 연인, 도나 타냐 로지 세 친구의 우정, 그리고 도나 소피 모녀의 사랑 등 보편적인 감정에 더 호소한 직관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층의 관객들에게 더 의미 있게 다가올 이야깃거리들이었다.
매 시즌 기복 없이 흥행하는 <맘마미아!>는 어렴풋한 누군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담백한 뮤지컬이다. 중년 관객들의 행복한 목소리 가득 찬 극장은 <맘마미아!>가 상연할 때만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광경이기도 하다. 한 시대의 음악은 언제나 그 시대를 공유한 모든 이들의 추억을 싣고 가슴 한편에 살며시 묻어두었다가 언젠가 돌아올 때면 거짓말처럼 그 시절의 자신에게로 돌려보내주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