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클럽 기름붓기 모임 후기
글을 쓰고 싶어졌다
내가 경험한 것들과, 나의 소신에 대해 솔직하고 꾸밈없게
- 크리에이터클 기름붓기 모임
나는 한 번 삘 받으면 바로 실행에 옮겨 버리는 실행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호기롭게 시도한 일을 끝까지 잘 마무리 하는 일은 적었다. 그래서 하나를 꾸준히 해오기 보다는, 다양한 여러가지를 단타성으로 많이 시도해온 삶을 살았다. 타고난 내 성향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짧은 인생 최대한 다양한 것을 시도하면서 살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런 내가 간절히 꾸준히 지속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바로 글 쓰기이다. 몇년 전부터 계속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차올랐지만, 창대하게 시작했다가 언제나 그렇듯이 흐지부지한 마무리를 지을까봐 차마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었다.
돈과 사람은 엄청난 동기 부여제
마음은 가득한데 실행에는 못 옮기는 목표들이 있다면, 결실을 맺는 효과적인 방법은 돈을 내고 지르는 것이다. 그리고 목표 달성 과정을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다.
나는 목표를 이루는 수단으로 2020년 1-3월 시즌 크리에이터클럽 기름붓기 모임에 가입했다. “3개월 동안 꾸준히 글 쓰기"를 목표로 세웠다. 목표가 작심삼일을 넘기기 힘들었던 내가, 과연 이번에는 얼마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크리에이터클럽(크클)이란?
크클은 각 종 지식 및 영감을 주는 인사이트를 카드뉴스 형식으로 제작해 배포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로 유명한 열정에 기름붓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고, 요즘 주변에 많아진 소셜 살롱 형태의 커뮤니티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다. 글 쓰기, 목표 달성, 나 다시보기 등 다양한 주제의 모임이 있고, 3개월 동안 지속된다. 자세한 내용은 크리에이터클럽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https://passionoil.kr/
3개월 동안의 나의 목표
- What : 글 쓰기를
- Who : 내가
- When : 일주일에 최소 3회 이상
- Where: 브런치(에세이)와 인스타그램(시)
- Why: 나의 존재를 글로 남기기
- How : 챌린저스*어플을 통해 실제 목표를 달성할 수 밖에 없는 촘촘한 일상 설계하기
얼마 전 문득 '사람은 죽어서 무엇을 남길 까' 생각하게 되었다. 글로써 선한 영향력을 주변에 전달하고, 나라는 사람이 존재했다는 흔적을 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입한 기름붓기 모임은 3개월 동안 각자 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공유한다.
사실 나의 목표는 글 쓰기인만큼 크클 내에 글 쓰기에 특화된 모임도 있어서 거기에 가입해야 하나 잠깐 고민했었다. 그러나 글 쓰기 모임에서는 모임별로 미리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글을 써야하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고,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글 솜씨와 비루한 나의 것을 비교하면서 속으로 괴로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의 퀄리티보다는 꾸준히 글 쓰는 습관을 다지고 싶었던 만큼, 기름붓기 모임은 정말 열정 가득한 사람들이 모일 것 같아서 넘치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느끼면서 정말 목표를 이뤄보고 싶었다.
*챌린저스란?
목표 달성 어플. 목표마다 일정 금액의 돈을 걸고, 사진으로 목표 달성을 인증하는 앱.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UI를 가지고 있다. 인증을 하지 않으면 내가 건 돈을 잃을 수 있는 문제라 정말 진지하게 인증에 임하게 된다. '상실'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인간의 본능을 잘 활용한 서비스이다. https://www.chlngers.com/
불과 한 달전 2019년을 떠나보내야 할 때가 왔음을 실감하고, 성큼 앞으로 다가온 2020을 떠올리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안했다. 다가오는 한 해에는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고, 올해보다는 그래도 더 나은 내년을 살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막상 어떻게 실천 해나가야 할 지 막막하게 느껴져서 였을 것이다. 밤에 쉽게 잠에 들지 못해 인스타그램을 뒤적이는데, 크클 광고가 보였다. 사실 크클 광고(실제 경험자 인터뷰를 통해 크클을 엄청 추천하는 내용의 컨텐츠)는 사실 내 피드에서 자주 접했지만, 그동안은 그냥 무심하게 지나쳤는데, 이날 밤은 쉽게 지나치지 못했다. 크클을 하면 새해부터 3개월동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나의 인간관계를 확장하고,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영감 및 자극을 받고, 일상을 더욱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활력이 될 경험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2019년을 불과 3일 남겨두던 그 밤 나는 크리에이터클럽 멤버십에 신청했다. (우리 모임 사람들이랑 크클 오게 된 계기 이야기하는데 페이스북, 인스타에서 광고보고 왔다는 사람이 은근 있었다. 크클의 마케터 누군지 몰라도 일 참 잘하는 것 같다 :-))
나는 작년 2차례 트레바리(한 번은 안국, 나머지는 압구정 아지트에서) 활동을 했었으나 올해는 잠시 쉬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결심에도 불구하고 충동적으로 크클을 신청한 것을 보면 그때의 나는 참 절실했나보다.
각 모임이 태어난 배경이 다르고 운영하는 업체가 다르기에 진행 방식에 다른 점이 있는 것이 당연하고, 각자 장/단점이 있겠지만 그래도 소셜 살롱 카테고리에서 가장 주류에 속하는 트레바리와 크클을 둘 다 경험한 사람으로서 굳이 비교를 하자면 다음과 같다.
크클에는 있지만 트레바리에는 없는 것 (=트레바리에는 없지만 크클에는 있는 것)
- 크클 전용 모바일 어플
크클 앱이 있다. 같은 모임 멤버와의 채팅, 사전 미션 제출, 다른 모임 사람들과의 대화, 모임 참여 신청 등 크클의 모든 것들이 이 앱 안에서 이루어진다. 트레바리는 따로 모바일 앱이 없어서 멤버쉽 신청 및 독후감 제출할 때 빼고는 거의 홈페이지를 방문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트레바리 아지트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모임에 대한 소식을 놓치게 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대신트레바리는 카톡 플러스친구가 각종 모임에 대한 안내를 해준다.)
- 멤버들의 나이와 직업을 밝히지 않는 것
모임이 끝날 때까지 서로의 나이와 직업을 밝히지 않는 룰이 있다. 모임 사람들과의 대화도 To much 개인정보로 넘쳐나는 카톡이 아니라 크클 앱 내에서 이루어지니 정말로 이름 빼고는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채로 3개월을 같이 보내게 된다. 오히려 자유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장이 펼쳐지는 것 같아 왠지 더 짜릿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변태 아님)
- 크클링, 더모임, 사이드프로젝트
크클에는 커뮤니티 기반 다양한 모임들이 존재하고, 원한다면 언제든지 모임에 참여하고, 내가 모임을 개설할 수 있게 되어있다. (모바일 앱이 있기에 조금 더 실시간 기반의 밀착 소통이 가능) 트레바리는 Top down 식으로 이미 짜여진 틀 안에서 참가자가 소비하는 것이라면 크클은 조금 더 bottom up 성격이 강한 커뮤니티 같다.
크클에도 있고 트레바리에도 있는 것
- 각 모임을 이끌어가는 리더의 존재
각 모임에는 참여자로 모임에 참가하면서, 모임을 이끌어주는 리더가 한 명씩 있다. 크클/트레바리 활동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주로 한다. 차이점은 크클에서는 '메이트'라고 불리는 것이고, 트레바리에서는 '파트너'라고 불린다.
- 꽤 비싸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멤버십 비용
크클의 경우 3개월에 225,00원(월 75,000원)이고, 트레바리의 경우 4개월에 19만원* (월 47,500원)이다.
* 파트너가 이끄는 일반 모임 비용이고, 클럽장이 있는 모임은 29만원이다.
이렇게 보면 한 달 적게 하면서 비용은 더 비싼 크클이 양아치 같아 보일 수도 있는데, 크클은 한 달에 2회 모임을 한다.
- 사전 미션
트레바리에서는 400자 독후감이 있었는데, 크클에서도 주차별로 다르지만 특정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출해야 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
역시나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목표가 있었다.
영어 공부, 물리학 공부, 곡 쓰기, 규칙적인 생활습관 만들기,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집필하기, 스마트스토어 개설하기, 다이어트, 유튜브 채널 키우기,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 따기, 많이 생각하지 말고 일단 시도해보기 등
몇 가지 첫 모임에서 느꼈던 단상을 늘어놓자면 아래와 같다.
- 메이트의 역할이 역시나 중요하다. 우리 모임 메이트님은 정말 세상 쾌활하고 쿨하신 분이셔서 첫 모임의 어색함을 제대로 풀어주셨다.
- (새해라 그런지) 다이어트 계획 가진 사람이 정말 많았다. (왠지 나도 다이어트를 해야만 할 것 같다)
- 크클에 참여하게 된 주요 동기는 '틀에 박힌 일상, 만나는 사람만 자꾸 만나는 일상에서 오는 정체에서 탈피'
- 크클에서 준비한 진행 방식이 좋았다. 다양한 랜덤 질문에 답하기& 본인에 대한 진실/거짓 맞추기 게임을 통해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해주고, 아이스브레이킹도 되어서 좋았다.
트레바리는 다 평일 저녁 모임이었는데, 크클은 일요일 오후 1시 모임이다. 좋은 점은 평일에 비해 일단 덜 피곤하여 컨디션이 좋다는 것, 그리고 한 주를 시작하기 전 제대로 에너지 충전하고, 열심히 살아가야 할 의지를 다지게 된다는 점이다.
모임방에서는 각자 목표한 바를 실천하고 있는 후기들이 종종 올라온다. 모임은 한 달에 2회 진행되지만, 이 온라인 공간에서 매일 다른 사람들이 공유한 글이 올라오고, 때로는 나도 내 목표 달성을 공유하면서 잔잔한 열정이 모임이 없는 날에도 지속될 수 있어 너무 좋은 것 같다.
3개월 동안 크클 목표 챌린지 달성에 임하는 나의 다짐으로 이 글을 끝마쳐본다.
- 더모임, 크클링 참석, 다른 모임 놀러가기 적어도 1회 이상 시도하기
특히 연기 클래스는 꼭 시도해보고 싶다. (숨겨왔던 나의 자아 발견)
- 글 쓰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자
글 쓰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간단한 짧은 글이라 할지라도 주제를 잡아 내려가면서 쓰고, 퇴고하고 그리고 발행까지 다 하려면 짧은 글이더라도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글을 쓰기 전에는 부담감을 많이 느낀다. 이런 글 쓰기의 특성 때문에 여태까지 글 쓰기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것 같다. 글을 쓰고 싶은 욕구는 있었으나, 그 결실을 보기 위해 나의 시간과 노력을 제대로 쏟아 붓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간 좀 덜 들이고 글을 쓰는 야매스러운 방법을 찾아 방황했던 것 같은데 그런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글쓰기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 맞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은 한정적이다. 3개월동안 글 쓰기에 집중하려면 그만큼 다른 곳에 쓰던 나의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3개월 동안 만큼은 눈 딱 감고 글 쓰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온 힘을 다해 쏟아보자.
우리 모임 멤버 분들 중에는 커피를 못드시는 몇 분이 계셨는데, 우리 사회에서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들이 일종의 마이너리티 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모임을 가거나 어디를 가더라도 선택권 없이 커피를 마셔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나는 커피를 좋아하기에 여태까지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이 일상에서 이렇게 많은 불편함을 느끼고있는 줄 꿈에도 몰랐다. 앞으로 단체 그룹을 위한 음료를 준비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을 배려하여 커피&차를 반반 주문하는 태도 및 습관을 지니면 좋을 것 같다. (차를 못 마시는 사람은 없을테니 (?) 모두 차 종류로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